| "초보도 괜찮아"…호주 운전자들의 '따뜻한 배려' | news | 2008-02-29 |
최근 한국에서 오신 많은 분들에게 호주에서 차를 운전하며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이 무엇인지 질문을 하면, 많은 분들이 호주 운전자들의 '양보 정신과 관대함'을 말하곤 합니다.
한국에서 운전을 할 때는 목적지에 제 시간 안에 도착하기 위해 비교적 눈치껏 법규도 좀 위반하고 거칠게 차를 몰았던 필자 역시 호주에 온 후로는 가급적 도로 교통법을 지키며 운전을 하고 있는데요.
호주 운전자들의 관대함과 양보심을 가장 잘 알 수 있을 때는 차가 막히거나 급하게 차선을 바꿀 때입니다. 대부분의 호주 운전자들은 정말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상대방의 용건을 잘 이해해주며 양보 운전을 자주 해주는 편입니다.
특히, 호주 운전자들이 도로에서 초보 운전자들을 대하는 모습은 참으로 배울 점이 많습니다. 초보 운전자들이 차 앞과 뒤에 초보 운전 표시 (L: Learner, 혹은 P: Probation) 스티커를 붙인 채, 도로에서 서행 운전을 할지라도, 주변에서 이들 초보 운전자들에게 크락션을 울리고 화를 내는 운전자들을 지난 10년 동안 필자는 거의 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초보 운전자들이 도로에서 제 속도를 내지 않은 채, 차선 변경을 자주할지라도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양보 운전을 해주며 때론 이들의 실수에 미소로 응답하기까지 해주는데요.
최근에도 필자는 이곳 운전자들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장면을 직접 목격했습니다. 바로 원형 교차로에서 진입로를 잘못 잡은 한 노인이 마주 오는 차량을 보고 그대로 질주하는 위험한 순간이었는데요.
다행히 차가 서행 중이었고, 호주의 경우 원형 교차로 앞에서는 일단 차를 모두 멈추어야하기에 다행히 사고는 일어나지 안했습니다.
당시 마주 오는 차를 보고 놀란 노인이 차를 멈춘 채, 가만히 있자 주변 운전자들이 차에서 모두 내려 노인이 괜찮은지 일단 확인하며 차를 가까운 곳에 주차까지 해주었는데요.
각자 갈 길이 바쁠 수도 있었지만, 보통 호주에선 이처럼 어려운 일에 처한 사람들을 보면 이곳의 많은 운전자들은 도움의 손길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필자 역시 한 주차장에서 차에 배터리가 나가 차를 움직이지 못했을 때 역시 근처를 지나가던 한 호주 분들이 “자신의 차에 차 배터리를 작동시킬 수 있는 ‘점퍼’가 있다.”며 그 자리에서 자신의 차를 가져와 시동을 켜도록 도움을 준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바쁜 생활에도 많은 호주인 들은 배려의 마음을 항상 운전 중에도 실천하고 있는데요. 저 역시 다른 것은 몰라도 이들의 이런 '남을 위한 배려 정신'과 여유로움은 반드시 배우도록 지금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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