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장달리한다고 해결되나”또다른 차별 만드는 장애인 명칭 변경 | news | 2008-08-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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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이라는 명칭이 갖는 부정적인 의미를 없애겠다며 보건복지가족부가 대체 용어를 발표했으나 ‘또 다른 차별 만들기’에 ‘실효성도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복지부는 해당작에 상금만 지급한 채 사실상 손을 놓아 ‘일회성 이벤트’에 그쳤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복지부는 지난 6월 홈페이지를 통해 4월 21일부터 한달동안 진행된 ‘장애인 명칭 새로 만들기’ 공모 입상작을 발표했다. 당시 당선된 명칭은 ‘가능인’(할 수 있는 사람), ‘가온인’(사회의 한 일원으로서 세상의 중심이 되라는 의미), ‘늘품인’(‘늘품’은 항상 발전할 가능성을 가슴에 품고 있다는 우리말), ‘새살미’(새로운 삶을 살아야 할 사람) 등 우수작 5편과 장려작 21편이다. 복지부 장애인정책과 관계자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의 계기를 만들어보자는 의미에서 공모를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명칭 변경이 장애인에 대한 ‘또 다른 차별’을 만든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장애인차펼철폐연대 남병준 조직국장은 “처음 명칭변경 공모를 시행한다고 할 때부터 실효성이 있을지 의심스러웠다”며 “‘포장’을 달리 한다고 해서 장애인 차별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는 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는 “이번에 당선된 명칭들은 뒤집어 보면 가능하지 않고, 사회가 보호해주어야 하며, 어울리지 못하고, 어둡게 산다는 것”이라며 “표지만 긍정적이지, 실상은 부정적인 면이 숨어 있는 용어들”이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번에 선정된 명칭들을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기엔 너무 낯설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복지부 국민자유게시판에는 “수상작들을 보면 좀 황당하기도하고 웃기는군요. 가능인, 가온인, 늘품인... 이건 코메디라고밖에 말할 수 없네요”란 글이 올라와있기도 하다.
해당 부서 담당자는 “우리도 적당한 용어를 찾지 못해 유감이다. 장애인 명칭 변경과 관련해 더이상 계획하고 있는 건 없다”고 말해 이번 공모가 일회성 이벤트로 끝났음을 시인했다.
국가인권위원회 장애인차별팀 조형석 팀장은 “이번에 선정된 단어들을 보면 장애인에 대해 ‘지금은 아니지만 앞으로 비장애인처럼 가야 한다’는 인식을 전제하고 있다”며 “그들은 어디까지나 신체적·정신적 손상에 의해 사회참여가 저해된 사람들일 뿐 우리와 근본적으로 다를 게 없다는 인식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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