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딸과 며느리를 바라보는 시아버지들의 시선 | news | 2008-03-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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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든 며느리든 자주 안부 묻고 얼굴 비치는 사람이 좋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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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버지는 좀처럼 큰소리를 내는 일이 없다. 고부갈등은 언제나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몫이었을 뿐. 딸과 며느리를 바라보는 시아버지들의 시선은 어떨까. 집안의 어른으로서 묵묵히 중재자 역할을 해오시던 시아버지들이 그동안 숨겨왔던 속마음을 털어놨다. ‘이럴 땐 딸 혹은 며느리가 더 예쁘다’ 멀리 있는 딸보다 가까이 있는 며느리가 나아
며느리랑 딸이랑 똑같아. 그래도 점수를 주자면 며느리한테 더 줘야지. 내가 죽어서 밥을 얻어먹을 사람이잖아. 집안을 꾸려 나가는 건 며느리니까. 며느리를 더 위해줘야지. 집안 행사나 몸 아플 때는 가까이 있는 며느리가 멀리 있는 딸보다 훨씬 나은 것 같아. 딸은 친정이라고 와서 쉬었다만 가지. 올 때마다 뭐 하나라도 더 얻어갈 궁리만 하고. 그럴 땐 정말 며느리가 더 낫다는 생각이 들어. 이상주 (70·경기도 안양시·며느리 15년 차) “부모 공경 할 줄 아는 며느리가 기특해” 며느리가 더 귀엽고 예쁘죠. 명절 때는 물론이고 시댁 행사 있을 때 잊지 않고 챙기고. 같이 살진 않지만 집이 가까이 있다 보니 못해도 일주일에 두어 번씩은 꼭 시어머니 밥도 챙기고 그래요. 반찬도 싸가지고 오고. 맡은 바 의무를 다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아. 부모 공경하고. 자기가 해야 할 일이다 생각해서 잘하는 것 같아. (최재근·62·청량리·며느리 11년 차) “딸은 출가외인이야” 난 며느리가 더 예뻐. 같이 살지는 않지만 돈을 떠나서 평소에 부모 섬기는 정성이 놀라워. 자주 오고 어려운 일 있으면 반찬도 만들어와. 딸들은 출가외인이라고 친정에 반찬 같은 거 안 해오거든. 살기는 서울 살지만 명절 때나 생일 때 와서 얼굴만 비치고 가지. 며느리같이 작은 것 하나하나 챙기고 그런 건 없어. (김기모·65·중랑구·며느리 20년 차) “자주 보는 게 내 자식이지” 딸이든 며느리든 자주 안부 묻고 얼굴 비치는 사람이 좋아. 며느리는 전화도 자주 하고 왔다 갔다 하지만 딸은 시댁에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으니까. 자주 보는 게 내 자식이지. 딸네 부부가 맞벌이다 보니 외손자들을 우리가 봐줘. 아침 일찍 애들 데리고 왔다가 저녁 때 데려가는데 그렇게 매일 봐도 신경 쓰는 건 며느리가 더 낫더라고. (이재천·70·용답동·며느리 9년 차) 그래도 내 핏줄인데, 딸이 최고! “마음에서 우러나와서 해야지” 시댁 행사 억지로 챙기는 거 티 낼 때, 그럴 때 며느리가 밉지. 마음에서 우러나와서 해야지, 일가친척들 눈치 봐서 적당히 인사치레하는 거 눈에 뻔히 다 보여. 명절이나 생일 때 억지로 와서 인상 쓰고 있고, 자기만 일한다고 불평하니까 일 시키기가 겁나. 그러면서 이건 얼마다, 이번에 장보는 데 얼마가 들었다 생색은 다 낸다니까. 그래도 딸은 며느리보다는 더 마음을 쓰니까 당연히 딸이 더 예뻐. 이경원(70·불광동·며느리 17년 차) “애교 많은 딸, 뭘 해도 예뻐 보여” 딸이 다정하게 이것저것 챙겨주고 가끔 애교도 떨고 그럴 때 너무 예뻐. 우리 딸이 늦둥이거든. 한참 사춘기라 예민해서 말도 잘 안 듣고 말썽도 부리고 그러는데 내 자식이라 그런지 뭘 해도 예뻐 보이더라구. 며느리야 명절 때나 오지. 일 년에 한두 번밖에 못 보는 며느리보다 매일 보고 같이 밥 먹는 딸이 더 예쁘지. 변걸 (66·미아동·며느리 10년 차) “먹고 싶은 건 딸한테 먼저 얘기해” 며느리랑 같이 사는데 나를 하숙생 취급할 때, 그때 서운하지. 하루 세 끼 밥만 딱 챙겨놓고 얼굴은 볼 수가 없어. 그러면서 시아버지 모신다고 갖은 생색은 다 내고, 먹고 싶은 게 있어도 해달라고 말 못해. 그런 건 딸한테 얘기하면 만들어오지는 못해도 사서라도 보내. 얼마 전에도 한라봉이 너무 먹고 싶은 거야. 며느리한테는 얘기 못하고 딸한테 얘기했어. 역시 딸이 더 편해. 박철상(67·홍제동·며느리 19년 차) “아픈 데는 없는지 자주 안부 묻는 딸이 더 예뻐” 딸을 시집보내고 나니까 더 애잔하더라고. 같이 있을 때는 잘 몰랐는데 시집보내서 떨어져 있다 보니 딸도 친정집 생각을 더 하나 봐. 아들들은 생각은 있겠지마는 용돈이나 20~30만원 주고 마는데 딸은 돈을 떠나서 이것저것 더 다정하게 챙겨주고, 집이 춥지는 않은지, 아픈 데는 없는지 자주 안부 묻고 시댁보다 더 잘 챙겨. 시댁에 눈치 보인다고 그러지 말라고 해도 자기밖에 챙길 사람이 없다는 생각이 드나 봐. 안 예쁠 수가 없지. 이정기(60·분당) “딸들이 더 아기자기 한 게 있어” 내가 딸이 다섯인데 생일 때마다 자기들끼리 모여서 준비를 해. 가까운 데 여행을 간다거나 그게 안 되면 외식이라도 꼭 시켜줘. 올해도 얼마 안 있으면 내 생일인데 둘째 딸이 “`아버지 그날 좋은 데 가셔야죠” 하더라구. 딸들이 알아서 챙기니까 며느리는 내 생일이라고 따로 준비할 게 없지. 역시 아들보다는 딸들이 아기자기한 게 있어. 이럴 땐 딸 낳기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들어. (신구부·66·성남시·며느리 14년 차) [기타 의견] 1 그래도 용돈 많이 주는 쪽이 더 좋다. 2 시어머니 하는 말 일일이 대꾸하고 따지고 드는 며느리, 예쁘게 봐줄 수가 없다. 3 며느리가 예쁘다가도 아들이 너무 며느리만 위하면 짜증난다. 4 친정엄마면 무조건 아이 봐줘야 된다고 생각하는 딸들, 그러면서 아이가 조금만 아프기라도 하면 친정엄마 탓할 때 정말 밉다. 5 딸들이 친정에만 너무 잘해도 걱정이다. 시댁에서 구박받을까 봐. |
레이디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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