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로의 단점 채워주는 두 친구 이야기 | news | 2008-05-09 |
학습장애 있는 이현희군 "저희처럼 아픈사람 돕는 사회복지사 될래요" 박선환(16·인천가좌고1)군은 근육이 점점 사라지는 희귀병을 앓고 있다. 혼자서는 걸을 수도 일어설 수도 없다. 그러나 선환이의 곁에는 항상 믿음직한 친구가 있어 든든하다. 같은 반 친구 이현희(16)군이 선환이의 손과 발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몸은 불편하지만 똑똑하고 공부를 잘하는 선환이와 밝고 명랑하지만 학습장애를 앓고 있는 현희의 이야기가 UCC 동영상으로 제작돼 네티즌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무뚝뚝하고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선환이는 근육이 점점 퇴화되는 근이양증을 앓고 있다. 열 두 살 때부터 휠체어를 타고 학교에 다니지만 공부에 대한 욕심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다른 친구들처럼 야간자율학습을 하는 게 당장 소원일 정도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할 정도로 힘들 때가 많지만 남들보다 두 배, 세 배의 노력으로 학업성적이 줄곳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선환이의 노력도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친구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휠체어를 타고서도 혼자서는 맘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선환이의 뒤에는 항상 든든한 친구 현희가 붙어 다닌다. 교실을 이동할 때에도, 식당을 갈 때에도, 심지어 화장실에 갈 때에도, 선환이가 움직이는 곳에는 항상 현희가 따라 다닌다. "현희가 없으면 밥도 못 먹고 화장실도 못 가요, 절실한 친구죠."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질 줄 모르는 현희는 친구들 사이에서도 가장 인기가 많고 착하기로 소문난 친구다. 하지만 현희는 공부를 잘 하지 못한다. 초등학교 때 큰 교통사고를 당해 학습장애 후유증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현희의 곁에는 선환이가 있다. 현희의 공부를 도와주고 시험성적이 나쁘면 나무라기도 하고, 선환은 가장 친한 친구이자 선생님이기도 하다. "공부는 하고 싶은데 잘 이해가 안될 때 선환이가 많이 가르쳐줘요, 시험공부도 도와주고, 고마운 친구예요" 둘의 우정을 동영상으로 제작한 서지연(23·싸이PD)씨는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우며 한발한발 나아가는 둘의 모습이 무척 아름다웠다"며 "다른 어떤 영상보다도 보람있게 영상을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휠체어를 미는 현희의 모습은 조심스럽다 못해 답답하게 느껴질 정도다. 현희는 "휠체어를 밀고 빨리 가다가 휠체어가 넘어진 적이 있다"며 "친구가 다칠까봐 항상 조심스럽다"고 말한다. 하지만 선환은 이런 현희가 못마땅하다. "너무 착해서 문제예요, 현희에게 싫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너무 착하고 무르기만 한 현희가 사회에 나가서 남에게 이용만 당할 것 같아 늘 걱정이다. 그래서 선환이는 사회복지사가 되기로 마음을 먹었다. 선환은 "저와 현희처럼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사회와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며 "그 때는 현희를 더 많이 도와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선환은 그 꿈이 과연 이뤄질 수 있을지 두렵기만 하다. 서서히 근육이 퇴화되며 나중에는 숨을 쉬기도 힘들 뿐더러 생명까지 위협하는 병을 바로 자신이 앓고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근이양증은 아직까지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아 현재로서는 불치병에 가깝다. 매주 두 차례씩 받는 물리치료는 치료제가 개발될 때까지 근육퇴화를 지연시켜 시간을 버는 임시처방일 뿐이다. 이런 친구의 모습을 현희는 늘 가슴 아프게 바라본다. 선환은 늘 순진하기만 한 친구 현희를 끝까지 지켜주지 못할 것 같아 더 안타깝다. 자기보다 항상 서로에게 도움이 되려 하고 서로의 걱정이 앞서는 이들은 세상 누구보다도 뜨거운 우정을 나누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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