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숲은 아동기의 ‘제2 경제 교과서’ | news | 2008-07-04 |
생태경제교육은 유아·아동 시기 최적의 경제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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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태와 경제’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으면서도 즐겁고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는 교육이 ‘생태경제교육’이다. 사진은 숲에서 펼쳐지는 가족생태환경체험교실의 한 장면. <경향신문> |
우리는 자연이 주는 혜택과 그것의 고마움에 대해 자주 이야기한다. 하지만 늘 말보다 실천이 어려운 법이다. 자연을 지키고 가꾸는 게 미래의 경제적 이득을 확대재생산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실천에 옮기는 이는 많지 않다. 그레친 데일리가 자신의 저서 ‘에코벤처 (The New Economy of Nature : The Quest to Make Conservation Profitable)’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우리는 이제 자연에 대한 시각의 전환이 필요한 마지막 단계에 와 있다.
스스로 사업체를 일으켜 경영자가 되고 싶은 사람들을 일컬어 ‘E세대(Enterprise Generation)’라고 한다. 미래의 E세대는 어떤 마인드를 갖추어야 할까? 그들에게도 경제 성장과 생태 보전의 공생은 풀기 어려운 문제다. 하지만 이 문제에 관심없는 미래의 경영자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교육계에선 ‘세 살 경제관념, 여든까지 간다’는 말을 한다. 그만큼 경제교육의 시작과 바른 습관이 중요하다는 것인데, 여기에 더불어 생태 보전 관념을 같이 길러줄 수 있다면 둘의 공생에 관한 이해는 자연스럽게 습득될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생태와 경제’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으면서도 즐겁고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는 교육이 ‘생태경제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동식물 생활 속에서 ‘최대 효과’ 학습
어린이들의 학습에 대한 흥미를 유발시키는 호기심. 그 호기심의 대상은 대부분 생물이나 자연현상이다. 자연을 알고 탐구하고자 하는 욕망은 자연물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눈빛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따라서 자연이라는 열린 공간 안에서 생물에 대한 이해와 생명의 존엄성뿐 아니라 발견의 기쁨과 상상을 통해 창의력과 사고력을 길러주는 생태교육은 중요하다. 또 생태적 접근을 통한 경제교육은 경제개념을 자연스럽게 익히는 가장 적절한 아이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여러 동식물의 체계적이고 질서정연한 생활은 시공간적인 경제관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뿐 아니라 동물과 동물, 동물과 식물, 식물과 식물, 환경과 동식물 간의 관계를 통해 상생과 경쟁의 현상이 환경을 지키는 자연스러운 순환임을 인식하게 한다. 이러한 관계 이해는 생태와 인간의 관계까지 이어져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바른 자세를 기를 수 있도록 해주며 상생의 경제활동이 결국은 더 많은 경제적 이득과 혜택임을 깨닫게 해준다.
예를 들어 꽃에서 열심히 꿀을 따서 나르는 꿀벌에 관심을 가지면 그들의 집단생활, 각자 역할과 사회성, 과학적인 벌집의 구조, 꽃과 벌의 관계를 알고 이해하게 된다. 꿀벌이 육각형의 방을 만드는 것은 가장 안정적이고 튼튼하며 공간 활용을 최대화한 것으로, 이에 대한 깨달음은 우리 생활에서 필요 없는 공간을 필요한 공간으로 활용하는 경제적 관념을 키워준다. 또 꿀벌의 집단생활을 통해 인간의 조직사회를 엿볼 수 있으며 그들의 생태를 공부하면서 친구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알 수 있다.
국화과 꽃인 민들레는 하나의 낱꽃으로는 초라하기 그지 없다. 그러나 여러 개(약 200송이)의 낱꽃이 모여 피면 그 양상은 달라진다. 한마디로 화려한 변신이다. 민들레의 변신은 벌과 나비 등 곤충을 유인하기 위한 생존전략이다. 아이들은 여기서 최고의 광고와 마케팅 전략을 엿볼 수 있다. 선인장이 뜨거운 사막의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몸통으로 광합성 작용을 한다거나, 줄기에서 물이 빠져 나가는 증산 현상을 막기 위해 잎이 퇴화했다거나 퇴화한 가시가 동물의 공격을 피하는 방편이 된다는 사실에서 어린이들은 생태계의 적응력을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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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겨울, 서울 잠실 롯데월드가 전남 함평군과 함께 운영한 ‘자연생태 체험관’에서 어린이들이 나비를 만져보고 있다. <강윤중 기자> |
이것이 바로 경제활동이다. 만약 새알 같은 딱딱한 껍질이 물 속에 있다면 어떻게 될까. 개구리 알이 나뭇가지 위 둥지에 있으면 어떻게 될까. 어린이들은 생태교육을 통해 처한 여건(환경)에서 최대의 효과를 생산하는 경제활동을 배울 수 있다.
상생교육 통해 공동체 삶 인식도
이 같은 활동을 통해 어린이들은 현재 우리의 삶과 다른 생물의 관계까지 생각한다. 꿀벌의 수가 줄어드는 현상을 알면 그것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인식하여 결과를 예상하거나 적절한 안을 제시한다. 또 단순히 꿀벌의 수를 늘리는 것만이 아닌, 인간의 삶에 작용할 수 있는 경제적인 손실이나 이득까지 생각하게 되므로 자연스럽게 생태와 경제를 함께 살리는 상생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유아나 어린이들은 삶의 기초이자 민감기를 거치고 있기 때문에 실물경제를 알려주기보다 성인으로 살아가는 데 자양분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노동의 대가로 용돈을 받고 그 용돈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도 중요하지만 노동의 대가라는 게 무엇이며 그 소중한 가치를 가르쳐야 하는 것이다.
이런 것은 모든 학문의 ‘통섭’과도 같다. 자연 속 여러 가지 동식물이 서로 협조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나의 삶이 나만의 것이 아님을 가르치고, 공동체 생활에서 적응하는 방법을 유아기부터 ‘자연스럽게’ 알려주어야 한다. 부자가 되는 목적은 나를 위해서만이 아니다. 자기보다 못 사는 사람에 대해 관심을 갖도록 하고 그 관심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어려서부터 익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생태교육은 장소와 시기를 불문하고 자연스럽고 쉽게 시작할 수 있는 교육이다. 더불어 경제 개념은 다른 많은 개념보다 발달이 지연되는 경향이 있다. 유아기부터 자연 속 생태를 통한 경제교육은 경제 개념을 더 친숙하게 습득할 수 있도록 하는 안내자가 되어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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