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김장훈 후원으로 NYT에 ‘독도 전면광고’ 서경덕씨

9일 뉴욕타임스에 전면광고가 실렸다. 검은 바탕에 ‘DO YOU KNOW?(당신은 알고 계십니까)’라는 흰색 글씨로 시작하는 광고에는 “지난 2000년 동안 한국과 일본 사이의 바다는 ‘동해’로 불려 왔고, 동해에 위치한 ‘독도’는 한국의 영토이다. 일본 정부는 이 사실을 인정해야만 한다”는 글과 함께 동해와 독도가 표기된 지도가 실렸다.

광고를 낸 사람은 고려대 환경생태공학과 대학원에 재학 중인 서경덕씨(34·사진). 그는 “일본이 교과서에 독도표기 문제를 싣겠다는 최근 움직임에 경종을 울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번 광고는 가수 김장훈씨가 전액 후원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서씨가 ‘한국 홍보 전문가’로 나서기 시작한 것은 13년 전. 성균관대 조경학과에 다니던 시절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간 그는 외국인들이 한국을 잘 모른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이에 그는 파리에 체류하던 중 거리에서 만난 한국인들을 붙들고 “8월15일 에펠탑에 모여 행사를 열자”는 입소문을 냈다. 당시 300명이 넘는 한인들이 에펠탑 아래에 모였다고 한다. 용기를 얻은 그는 방학 때마다 해외로 나가 자비를 들여 현지 대학도서관에 한국 관련 서적과 최신 교재를 기증하는 활동을 했다. 그렇게 다녀간 도시가 200여개에 달한다. 홍보나 마케팅을 정식으로 배운 적 없는 그는 오로지 ‘독학’과 ‘경험’에 의존해 한국 알림이로 나섰다.

서씨는 2005년 11월 월스트리트저널에 동해 표기 문제에 관한 의견광고를 처음 실었다. 이후 3년간 네 차례에 걸쳐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같은 권위지에 종군위안부·독도·동북공정 문제를 제기하는 광고를 잇따라 게재했다. 그에 따르면 광고가 나간 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각종 기업과 자선사업가들의 후원이 이어지고 수천 통의 격려 e메일을 받았다. 중국과 일본의 반발도 있었다. 그는 “일본 우익단체로부터 협박 e메일도 받고 중국 네티즌의 공격으로 운영하던 홈페이지가 다운될 정도였다”고 말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과 같은 세계적인 미술관에 최초로 한국어 서비스를 시작하게 만든 사람도 서씨다. 올 가을엔 하버드대 동아시아센터에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강익중 선생의 한글 작품을 기증할 예정이다. 내년 8월15일엔 전 세계 한인회가 각국 유력지에 동시광고를 내는 ‘광고 퍼포먼스’를 벌이기로 했다. 방송광고도 계획하고 있다. 그는 “국가 방송광고를 정부가 아닌 민간에서 하는 건 처음으로 알고 있다”며 “광고 프로듀서(PD) 등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가 이미 구성돼 내년 말이나 내후년 초쯤에 BBC와 CNN에 광고를 내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씨는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일본 문부성의 사회교과서 독도표기 문제에 대해 “앞에서는 한·일 우호를 강조하면서 뒤통수치는 격”이라며 “일일이 대응하기보다 국제 여론을 우리 편으로 돌릴 수 있는 지속적인 홍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