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지하철역에 `24시 보육시설` | news | 2009-03-24 |
저출산 현상의 가장 직접적 원인은 자녀들을 저렴한 비용에 믿고 맡길 수 있는 시스템이 우리 사회에 갖춰져 있지 않는 데서 찾을 수 있다. 획기적인 보육대책 마련 없이는 저출산, 더 나아가 고령화 문제 해법이 없는 셈이다.
서울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 노사가 맞벌이 가정의 보육문제 해결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시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지하철 역사 내에 맞벌이 부부 또는 직장여성인을 위한 유아ㆍ어린이 보육시설을 대거 건립하기로 한 것이다.
서울메트로 노사(사장 김상돈ㆍ노조위원장 정연수)는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공기업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올 한 해를 '나눔경영'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이런 내용의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서울메트로 노사가 보육시설을 설치하기로 한 곳은 직장이 밀집한 도심과 대단위 주거지역 인근 역사 안이다.
정연수 서울메트로 노조위원장은 "사측과 협의해 상계ㆍ노원동과 강남 지역 등에 시범적으로 10여 개 보육시설을 건설한 뒤 향후 이를 최대 20여 개까지 확대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지하철 역사 내 보육시설은 24시간 운영하게 된다. 민간 보육시설의 경우 대부분 주간에만 아이를 받고 있어 퇴근시간이 늦은 이용자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용료를 민간 보육시설의 절반 수준 이하로 낮춰 시민 부담도 최소화하기로 했다.
보육시설은 시설당 200명의 유아ㆍ어린이를 돌보는 규모로 20개역에 걸쳐 모두 4000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노사는 지하 공간에 보육시설을 설치할 때 공기 질과 화재 시 대피 등의 문제가 있을 것으로 판단돼 지상역에 보육시설을 설치하되 역사가 지하에 있는 곳은 역사에 근접한 건물을 임차해 보육공간을 확보하기로 했다.
정 위원장은 "노원구 창동기지와 성동구 용답동 차량기지에 이미 어린이집을 운영 중인데 이용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며 "이곳의 노하우를 다른 역사 보육시설에도 적극 활용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보육시설은 여성 등 취약계층의 고용창출에도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메트로 노사는 시설당 총 20명의 보육교사를 채용한다고 가정할 때 20개 역에서 총 400명을 고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 위원장은 "지하철 역사는 시민 일상생활과 가장 근접해 있어 보육시설을 건립할 수 있는 적지"라며 "출산장려, 여성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보육시설 확충을 위해 회사 측은 물론 노조 예산도 보탤 것이며 앞으로 추진과정에서 서울시와 여성부 등 정부에 도움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메트로 노사는 이날 매월 둘째주를 '나눔과 봉사의 주간'으로, 공사 창립일(9월 1일)을 '자원봉사의 날'로 지정하고 복지, 농어촌, 저소득층 등 8개 분야로 나눠 봉사활동을 하기로 하는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도 벌이기로 했다.
부서별로 162개 복지시설과 1대1로 결연해 맞춤형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농어촌 자매결연 마을도 현재 1곳에서 10개 마을로 확대하기로 했다.
메트로 노사는 전기ㆍ건축ㆍ통신 분야 인력 600여 명이 참여하는 '서울메트로 전문기술봉사단'을 구성해 저소득층에 대한 봉사활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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