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학교 서형숙 대표에게 듣는 행복한 엄마 되기 | news | 2009-03-11 |
| “아이에겐 사랑만 듬뿍 주세요. 그러면 우리 아이들은 분명 우리보다 더 나은 삶을 살 거예요” | |||||||||
계동 엄마학교에 다니는 엄마들은 방학 중이다. 엄마가 웬 방학이냐고 하겠지만학교를 다니며 열심히 좋은 엄마 되는 법을 배웠으니 방학이 필요할 만도 하다. 자녀 교육 강의 11년 차, 엄마학교 교장 3년 차를 맞은 서형숙 대표는 엄마도 자격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청소 자격증, 설거지 자격증이 아닌 그야말로 ‘제대로 된 엄마’가 되는 자격증이다. 전쟁과 같은 육아, 혼내지 않고 싸우지 않고 우리 아이를 지덕체를 고루 갖춘 인재로 기르는 비법을 들었다.
우리나라 아이들이 외국의 아이들보다 기저귀를 훨씬 빨리 뗀다고 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거기에는 다른 아이보다 늦는 걸 참지 못하는 엄마들의 극성도 한몫을 한다. 그만큼 아이들은 태어나 걸음마를 할 때부터 경쟁에 시달리며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뜻이다. 엄마가 보기에 아이는 마냥 느리고 모자라다. 하지만 정작 느리고 모자란 건 아이가 아니라 엄마다. “저도 아이를 혼내봤죠. 떼를 쓰는 아이를 혼내다가 문득, 내가 왜 화를 낼까 생각해봤어요. 엄마가 화를 내는 이유는 두 가지예요. 두려움과 욕심. 두려움은 ‘내가 아직 부족한 엄만데 아이한테 제대로 하고 있는 게 맞나’ 하는 데서 오는 것이고, 욕심은 ‘혹시나 내가 모자라 아이가 더 잘할 수 있는데 그걸 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조바심에서 와요. 아이는 물에서 왔어요. 물에서 왔으니 뭍이 얼마나 낯설겠어요. 습도, 온도, 기압 다 낯설죠. 그런 아이에게 엄마가 어른의 기준에 맞추게 하는 건 잘못된 거예요. 아이와 엄마가 악연이 아니라면 좋은 인연으로 풀어야죠. 욕심과 두려움을 내려놓으세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화도 내려놓게 돼요.” 아이는 따라쟁이, 놀이로 시작해라 인사성 없는 아이, 장난감 치우지 않는 아이, 책읽기 싫어하는 아이… 아이라서 그래요. 인사가 즐겁지 않고 익숙하지 않아서 안 하는 것뿐이지 문제가 있는 건 아니에요. 다 큰 아이가 그런 거야 문제라 할 수 있지만 어린아이가 그러는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거예요. 아이는 ‘놀이쟁이’고, ‘따라쟁이’고, ‘내기쟁이’에요. 아이는 이 세 가지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아빠가 회사에 가는데도 아이가 인사를 하지 않는다면 아빠가 먼저 “아빠, 회사 다녀오겠습니다”, “아빠, 잘 다녀왔습니다”라고 인사를 해보세요. 차차 아이도 어른을 따라 자연스럽게 인사를 배우게 돼요. 곁에 있는 엄마가 놀이하듯 아빠를 맞는다면 아이 역시 그 놀이를 즐기게 됩니다. 아이는 ‘따라쟁이’에요. 아빠가 출퇴근할 때 엄마가 수선을 떨며 현관으로 쫓아가서 웃으면서 맞아보세요. 금세 아이도 엄마를 따라 하게 돼요. 책읽기 싫어하는 아이와는 가위바위보 놀이를 하면서 한 페이지씩 읽어보세요. 산수 공부를 시키고 싶을 땐 숫자 판 다트를 만들어 다트 놀이를 하면 아이들이 마다하는 법이 없어요. 고집은 들어주고, 짜증은 달래라 고집, 짜증, 떼… 아이에게 자기 생각이 생겼다는 징조입니다. 우리 아이는 어렸을 때 제철이 아닌 옷을 입고 외출하겠다고 유난히 고집을 부렸어요. 아무리 어르고 달래도 고집을 꺾지 않기에 ‘그래, 그게 뭐 어려운 일이라고’ 하며 한여름에 겨울옷을 입고 나가게 했어요. 결국 한여름에 겨울옷을 입으면 어떻게 되는지 아이 스스로 알게 됐죠. 억지로 하지 못하게 하면 아이는 끝까지 궁금해하고 끝까지 하고 싶어 해요. 직접 겪게 하고 직접 느끼게 해주세요. 어느 정도 큰 아이가 짜증을 내면 아이를 꼭 껴안고 작은 소리로 속삭여보세요. 처음에는 몸을 비틀며 저항하는 아이도 점점 엄마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요. 엄마 목소리가 작으니까 짜증을 멈추고 엄마가 무슨 얘기를 하나 들어보려고 조용해지죠. 조금 더 자라서 이유 없이 짜증을 내면 얼굴을 들여다보며 “우리 예쁜 왕자님, 예쁘게 말해야지”라고 하세요. 짜증을 짜증으로 대하면 아무것도 나아지지 않아요. 두 사람 모두 그저 속으로 화를 키울 뿐이죠.
지나고 보면 별일도 아닌데 아이를 다그치고 나무라고 매로 기른 게 아닌지 후회하는 엄마들이 참 많아요. 어떤 엄마는 대답하지 않는 아이에게 “숙제 했니?”를 집요하게 묻다가 매를 들고 말았대요. 대답을 안 하면 왜 그런지 아이를 들여다봐야 해요. 어디가 아픈 건지, 숙제가 어려운지, 대답할 기분이 아닌지 말이에요. 식당에서 소란스럽다고 아이를 때리면 아이는 더 날뛰어요. 매로는 아이를 가르칠 수 없어요. 식당에서 어른들끼리 이야기를 하기 보다는 아이에게도 관심을 보여야 해요. 어른들의 대화에서 소외당한 아이들이 소란을 떨죠. 매가 아이 행동을 변화시키는 가장 강력하고 즉각적인 방법일 수 있지만 그보다 더 나쁜 것은 아이가 눈치를 보며 정서적으로 위축된다는 거예요. 가지고 있는 걸 마음껏 발산해도 모자랄 세상에 자꾸 안으로 숨으려는 아이를 만들고 싶지 않다면 매는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처음의 약속을 잊지 마세요 많은 사람들이 서형숙 대표의 ‘행복한 육아법’에 대해 갖고 있는 선입견이 있다. 바로 그녀의 두 자녀가 결국엔 좋은 대학에 갔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라는 거다. 하지만 그녀는 “아이들이 좋은 대학에 가지 않았어도 행복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성적에 연연하고 아이들 ‘스펙’에 집중했다면 오늘의 엄마학교는 없었을 거다. “‘물에 빠진 사람 구해줬더니 보따리 내놓으라고 한다’고, 처음 아이를 낳았을 때 아이와 한 약속을 떠올려보세요. ‘건강하게만 자라다오’였을 거예요. 모두 그 약속 지키고 있나요? 엄마들은 점점 더 바라는 게 많아지죠. 큰아이가 학교 다니며 8년 동안 스카우트 활동을 열심히 했어요. 고3 때 태국에서 열리는 잼버리 대회에 가고 싶다고 하는데 가지 않으면 너무 후회할 것 같다는 거예요. ‘올해 대학 가는 건 힘들겠구나’ 싶었어요. 재수시킬 각오를 하고 2주간 태국에 보냈어요. 재수를 했더라도 아이와 저 모두 행복했을 거예요. 아이에게 진짜 욕심을 가지세요. 아이가 진정으로 스스로의 삶에 행복해할 수 있도록, 엄마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뿐이에요.” 새 학기 준비, 너무 앞서가면 아이가 지친다 작은애를 초등학교에 입학시키고 학교에 보내는 데 보름이 걸렸어요. 유난히 엄마를 타는 아이어서 학교 보내느라 아침마다 숨바꼭질을 했죠. 얌전하고 모범생이었던 누나에 비해 느리고 유별난 둘째를 보며 오히려 둘 중 하나만 신경 쓰면 되니 복 받은 거라 생각했어요. 그렇게 하나씩 마음을 놓고 천천히 기다려주니까 작은애도 곧 적응을 하더라고요. 나중에는 전교회장까지 하고 성적우수자로 대학도 갔어요. 아이가 길을 찾도록 기다려주는 것, 그게 어른들이 할 일이에요.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많은 엄마들이 설렘과 기대보다는 걱정으로 밤잠을 설쳐요. ‘아이가 잘 적응할지’, ‘공부는 어떻게 시킬지’, ‘준비는 제대로 했는지’에 대한 고민이죠. 자꾸 미리 시키면 아이가 지쳐요. ‘새로운 것을 아는 게 공부고 그것을 확인하는 것이 시험이다’고 엄마가 굳건히 믿는다면 교육이 편안합니다. 초등학교는 어린이집, 유치원과 달리 또래만 있는 것이 아니에요. 자기보다 큰 언니, 형들과 어울려 지내야 하는 넓은 사회라 두려울 수도 있어요. 학교에 잘 다니는 아이는 한껏 칭찬해주고 욕심만큼 학업에 못 미쳐도 기다려주세요. 아이의 공부를 위해 엄마가 진짜 해야 할 것은 칭찬과 아이 스스로 하도록 기다려주는 배려입니다. 아이는 저절로 자란다 요즘 세상에 학원은 필수라고 하죠. 초등학교 3학년생 딸을 둔 엄마가 딸을 학원에 보내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만사태평 하다’는 소리를 듣는대요. 대부분의 학교 교사는 정성을 다해 가르쳐요. 그런데 아이가 학원에서 밤새 힘을 다 빼고 와선 시큰둥한 표정으로 앉아 있거나 졸고 있다면 수업할 힘이 날까요? 아이의 에너지는 배터리처럼 한정되어 있는데 학원에서 다 방전되고 나면 학교에선 힘을 쓰지 못해요. 집에서 쉬며 즐겨야 학교생활을 누릴 수 있어요. 엄마는 날마다 여유롭게 놀고, 즐겁게 공부하는 아이를 보는 기쁨을 맛보아야 해요. 아이랑 매일같이 웃고 즐기는 것이 선행학습보다 훨씬 좋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어요. 많은 걸 놓았더니 거꾸로 다 자신에게 선물이 되어 돌아와요. 아이를 아이로 들여다보고 놓아두면 저절로 큽니다. 아이 키우기만큼 남는 장사가 또 없을 거예요. 아이들이 사용할 작은 물건들에 신경 써라 아이가 크기 시작하면 엄마가 아이에게 해주는 것보다 아이 스스로 가지고 사용하게 되는 물건들이 많죠. 작은 생활용품에서부터 학교 준비물까지, 조금 더 신경을 써주는 게 ‘공부 잘해라’는 말보다 효과적일 수 있어요. 아이에게 필요한 물품 가운데 평생 동안 쓸 것은 좀 좋은 것으로 준비하는 게 좋아요. 한 번의 준비로 일생의 품위가 유지되니까요.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도장을 만들어주세요. 은행 통장을 만들더라도 도장은 엄마 것을 쓰는데 그때쯤이면 아이들 각자 자신의 것을 마련해줄 때예요. 주변에서 돌 잔치를 한다면 금반지 대신 좋은 도장을 선물하라고 권하고 싶어요. 학교 준비물 가운데 오래 쓰는 물품을 신경 써서 준비하면 아이의 수업 태도가 좋아져요. 좋은 재료가 수업에 흥미를 유발하거든요. 단소 불기를 하면 문방구에서 파는 플라스틱 단소 말고 대나무 단소를 사주세요. 플라스틱 단소의 음색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소리가 맑고 깊어요. 아이의 음악시간이 즐거워집니다. 스케치북도 고학년이 되면 좀 모양새가 좋은 것으로 준비해보세요. 아이가 미술시간에 임하는 자세가 달라져요. 아이에겐 사랑만 주세요
“우리 엄마는 엄한 엄마셨어요. 손이 야무진 분이셨고 한 번 안 되는 건 절대로 안 되는 분이셨죠. 그래서 전 다정한 엄마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우리 엄마의 좋은 점은 따르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생각으로 남겨 나중에 더 좋은 엄마가 되어야겠다고요. 많은 엄마들이 자신은 엄마에게 사랑을 못 받고 자라 아이를 사랑하기가 힘들다고 말해요. 그렇지 않아요. 엄한 부모 밑에서 자랐기 때문에 더 다정한 엄마가 될 수 있어요. 아이들은 분명 우리보다 더 나은 삶을 살 거예요. 과거에 묶여 있지 말고 걱정하지 말고, 그저 아이에게 사랑만 듬뿍 주세요.” 공부 강요하기 전에 아이가 웃고 있나 살펴라 세상에 100점 맞기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생각해보면 공부 못하는 아이들이 시험을 보려면 더 힘들 거예요. 시험 보러 가는 아이에게는 힘나고 정감 있는 말을 해주세요. 분명 아이의 마음속엔 엄마를 기쁘게 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지금 당장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해도 아이가 즐거운 마음으로 시험을 볼 수 있다면 그게 더 좋은 거 아닐까요? 늦되는 아이들도 있고 이해력이 부족한 아이도 있어요. 거기다가 마음까지 불편한 채 학교를 가게 하는 것은 아이에게 너무 가혹한 일이에요. 물론 저도 아이의 성적표를 보고 화가 났던 때가 있었어요. 숨을 고르고 생각해보니 이미 봐온 시험이고 맞아온 성적인데 화낸다고 달라질 것 같지가 않더라고요. 야단을 치면 아이는 위축되고 하고자 하는 의욕이 사라져요. 올해는 한 개 더 맞고, 내년에 또 한 개 더 맞으면 초등학교 졸업하기 전에 100점짜리 아이가 될 거라는 여유로움으로 아이를 대했어요. 성적은 떨어질 때도 있고 올라갈 때도 있어요. 하지만 아이와 엄마의 관계는 오르막 내리막이 있어서는 안 돼요. 성적보다 중요한 것은 평화로운 가족관계예요. 공부를 강요하기보다 아이가 웃고 있는지 살피세요. 아이와 가족이 건강하고 행복하다면 그것으로 충분해요. 아이는 안정되고 편안한 가운데 의욕이 샘솟게 되지요. 그 다음에 공부를 하면 됩니다. 훈계는 아이를 침묵하게 한다 아이와 엄마의 대화를 단절시키는 게 뭔지 아세요? 바로 훈계예요. ‘이 말 하면 엄마한테 혼날 거야’라고 염려하는 아이들은 엄마에게 숨기는 게 많아지면서 차츰 대화가 줄게 마련이에요. 저는 가능하면 아이 말에 토를 달지 않았어요. 훈계하려 하고, 자꾸 따져 물으면 대화가 되지 않아요. 아이가 말을 걸어오면 그냥 맞장구를 쳐주고 그냥 아이와 노는 시간을 가져요. 그리고 엄마의 일상을 알려주세요. 엄마들이 아이의 교우관계, 취미에 관심을 갖듯이 아이들도 엄마의 일상에 관심을 갖게 된다면 대화가 끊이지 않아요. 요즘 아이들은 연예인들 키는 얼마인지, 어제 무슨 옷을 입었는지, 학교는 어디 나왔는지 다 꿰고 있잖아요. 그러면서 엄마 키는 얼마인지, 고등학교는 어딜 나왔는지는 몰라요. 훈계나 잔소리 없이 아이와 얘기하며 놀 수 있다면 어느새 멀어진 서로의 거리에 가슴 아파하는 일은 없을 거예요. 엄마학교 10계명 1 삶의 목표를 정한다. 2 서두르지 않는다. 3 환한 웃음으로 대한다. 4 아이를 믿는다. 5 아이 스스로 하게 한다. 6 아이가 선택하게 한다. 7 남에게 해가 되지 않는 일이라면 뭐든지 하게 한다. 8 보이지 않은 곳에서 수고하시는 분들이 있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9 내 아이도, 남의 아이도 우리 아이로 여긴다. 10 먹는 것에 신경 써서 아이의 건강을 돌본다. |
레이디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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