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들 생활습관 바꾼 ‘건강체험관’ | news | 2010-08-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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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여러분 건강해지려면 운동도 열심히 해야 하고 음식도 골고루 먹어야 해요. 한 가지 영양분에만 치우치지 말고 골고루 먹어야 해요. 그리고 양치질이랑 손씻기는 수시로 자주 해야 해요. 선생님이 방법부터 차근차근 가르쳐 줄게요.”
서울 구로구 개봉1동에 있는 어린이 건강체험관. 어린이 건강체험관 담당자인 강사 구애선씨가 체험교실에 온 홍익교육센터 유치원의 학생 23명에게 테마별 건강교육을 하고 있었다.
직접 체험하는 건강교육
서울 구로구보건소에서 올해 4월 문을 연 이곳은 아이들이 직접 보고 만지는 체험으로 건강교육을 하는 곳으로 주민들 사이에 인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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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험식 놀이교육을 통해 건강한 습관을 기르기 위해 어린이 건강체험관에 온 아이들. |
건강체험관의 운영을 맡고 있는 구로구보건소 보건행정과 건강도시팀 황명옥씨는 “원래 이곳은 개봉1동 주민센터였는데 주민센터 통폐합 이후 빈 공간으로 남아있었다”며 “시에서 아이들에게 교육적인 공간을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내 만든 공간”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이곳은 주입식 교육 대신 설명을 들은 아이들인 직접 체험식 놀이를 하며 건강한 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은 전문보육강사 두 명이 담당하고 있다. 강사 최성임씨는 “평일에 세 번 토요일은 격주로 건강체험교실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이용대상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3학년 이하의 학생들로 단체 예약을 받아 건강체험교육을 하지만, 개별관람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골고루 먹는 게 왜 중요할까요?”
강사 구애선씨는 아이들과 함께 돌아다니면서 건강체험관에 있는 체험물을 가지고 체험식 놀이교육을 진행했다.
우선 그녀는 다섯 층의 식품구성탑을 보면서 올바른 식품과 골고루 먹는 습관이 얼마나 중요한지 설명했다.
“우리는 좋아하는 음식만 먹는 게 아니라 다양하게 골고루 음식을 먹어야 해요. 그래야 몸이 튼튼해져요. 특히 편식하는 친구들 있죠? 간식도 햄버거나 피자만 먹지 말고 샐러드나 떡, 과일 같이 골고루 먹는 습관을 가져보세요.”
그녀는 식품구성탑 맞은편에 있는 홀쭉이와 뚱뚱이 거울을 가리키면서 아이들에게 어떤 모습일 때 자신들이 더 멋져 보이는지 물었다.
아이들은 각각 한 번씩 홀쭉이와 뚱뚱이 거울 앞에 서보면서 거울에 비치는 자신들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송승우군(7)은 “뚱뚱이 거울에 비치는 내 모습이 되지 않으려면 편식하지 말고 골고루 다양한 음식을 먹어야겠다”면서 “앞으로는 햄버거나 피자만 사달라고 엄마에게 조르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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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동 체험물에서는 아이들이 암벽등반을 체험하면서 운동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
“제 손에 이렇게 세균이 많았네요!”
거울을 살펴본 아이들은 운동체험물인 미니 암벽등반체험을 했다. 강사 구애선씨는 “운동을 하면 키도 크고 몸도 튼튼해진다”고 설명했다.
미니 암벽등반체험이 끝나자 아이들은 척추모형물을 직접 보면서 자세교정을 받았다. 아이들은 벽에 달린 의자에 앉아보면서 올바르게 의자에 앉는 자세방법을 배웠다.
강사 구씨는 “여기에는 의자 뒤에 벽이 있지만 실제로 앉을 때에도 반드시 벽에 기댄 것처럼 등을 바르게 펴고 어깨도 구부리지 말고 펴서 앉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자세 교정을 배운 아이들은 일상생활에서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간편하고 손쉬운 습관인 손씻기를 배웠다. 대표 어린이가 나와 손 씻기 전에 손에다가 형광크림을 바르고 자외선 기계에 손을 넣으니, 눈에 보이지 않던 세균들이 나타났다.
평소 미처 보지 못했던 세균을 직접 본 아이들은 강사 구씨가 손 씻는 것의 중요성과 올바른 손 씻는 법을 알려줄 때 진지하게 들었다.
그녀는 “밥 먹기 전, 밖에서 집에 돌아온 뒤에는 꼭 손을 씻어야 한다”면서 “특히 손톱부분이나 손가락 사이도 비누칠을 하면서 반복적으로 문질러야 깨끗하게 손을 씻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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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사 구씨가 어릴 적부터 올바르게 앉는 습관을 길러야 몸이 균형 있게 성장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
건강에 대한 체험식 놀이교육을 받아서 좋았다는 임수영양(7)은 “엄마나 선생님에게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모형물을 보면서 설명을 들으니 이해가 훨씬 쉬웠다”면서 “건강체험관에서 배운 건강한 습관들을 실천하겠다”고 다짐하였다.
“아빠가 담배 끊도록 해야겠어요”
다음으로 향한 곳은 금연에 대한 체험물이었다. 그녀는 담배에 담긴 성분 모형물을 보여주면서 담배의 안 좋은 성분들을 설명했다.
“여러분 담배에는 해로운 물질들이 많이 들어있어요. 니코틴부터 일산화탄소, 라이터의 원료인 부탄, 매운 맛이 나는 가스인 포름알데히드 등 이밖에도 4천 가지가 넘는 유해물질이 있어요.”
그녀는 “담배를 피우면 결국 담배에 들어있는 나쁜 성분들이 폐에 쌓이고 폐가 시커멓게 되면서 암 같은 병에 걸릴 수 있다”며 “간접흡연 또한 담배를 피우는 것만큼 몸에 해로우니깐 주위사람들의 금연의 중요성을 알려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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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애선 강사는 담배를 통해 시커멓게 변한 폐를 가지고 아이들에게 금연의 중요성을 설명하였다. |
그녀는 마지막으로 건강한 사람의 폐모형물과 흡연자의 시커멓게 변한 폐모형물을 보여줬다.
박동민군(7)은 “평소 아빠가 담배를 자주 피우시는데 오늘 집에 가서 담배의 나쁜 성분들을 꼭 설명해줘야겠다”면서 “특히 건강한 폐와 건강하지 않은 폐모형물을 비교하면서 보니 금연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음주 안경 쓰니 세상이 어지럽네요”
금연교육 끝나자 모두 절주 체험물로 이동했다. 강사 구선애씨는 모형물을 보여주며 술을 많이 마시면 심장이 빨리 뛰거나, 뇌세포가 손상을 입거나, 간에 지방이 생기는 부작용을 설명했다.
또 아이들에게 음주 뒤 하는 행동들이 얼마나 위험한지, 얼마나 자신의 몸을 조절하기 힘든지를 체험으로 알려줬다. 절주체험놀이는 아이들이 음주체험 안경을 쓰고 운전 게임을 하는 것이다. 음주체험 안경을 쓰지 않은 상태에선 운전게임을 제법 잘하던 아이들도 음주체험 안경을 쓰고 게임을 하니, 오래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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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주체험 안경을 씌우니 아이들은 운전게임을 잘 못하거나 답답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
음주체험 안경을 쓰니 몸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어 답답했다던 정지민양(7)은 “음주체험을 안경을 통해 간접적으로 체험을 해보니 술을 먹고 난 뒤에는 몸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술은 적당히 먹어야 하고 술을 먹은 뒤에는 술이 깨기 전에는 어떠한 행동도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배웠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아이들은 임신과정 모형물이 있는 자궁 방에 들어가 관련동영상을 보면서 성교육을 받거나, 구강 체험물에서는 올바른 이 닦는 법을 배우기도 했다.
아이들을 담당하는 홍익교육센터 유치원 선생님인 윤민하씨는 “평소 말로 가르칠 때와 달리 직접 체험하면서 교육을 들으니 효과가 좋은 것 같다”며 “아이들이 건강한 습관을 가질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아이들 생활습관이 변했어요”
이번 체험교실을 이용한 유치원아이들뿐만이 아니라 인근에 위치한 주민들의 반응 또한 긍정적이었다.
센터의 체험식 놀이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건강한 습관을 가지게 되었다는 이나해씨(36·여)는 “평소 말로 다그쳐도 듣지 않던 아이들이 체험 놀이교육를 하며 배운 건강 습관들을 실생활에서도 하나씩 실천하고 있다”면서 “유익한 건강교육을 무료로 건강습관을 교육 받을 수 있는 곳이라 좋다”고 말했다.
구로구에 사는 주부 김주미씨(38)는 “집 근처에 시설이 있어 아이들과 참여해보았는데 매우 만족스럽다”면서 “다만 한번 가면 교육이 끝나는 곳이 아닌 새로운 프로그램을 구성해 일회성 공간이 아닌 여러 번 찾을 수 있는 건강교육센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세 살 적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옛말처럼 어릴 때부터 좋은 생활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사소한 손 씻기부터 금연, 절주, 성교육까지 어린이 건강체험관은 그야말로 아이들의 건강선생님이었다. 특히 보건교육의 효과가 큰 유아나 어린이들이 앞으로도 즐거운 건강체험의 장을 통해 올바른 건강습관을 가지길 기대해 본다.
공감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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