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동네 금연구역 잘 지킬까요? | news | 2010-12-27 |
“자신의 건강은 물론 이제는 주변의 비흡연자들의 건강을 위해서도 금연구역을 지키는 문화가 절실하다는 점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간접흡연의 폐해를 막고 금연구역 실태를 점검하고 있는 금연환경 모니터 김영미씨(41·여)가 하는 말이다.
서울 도봉구는 지난 9월 금연환경 모니터링 요원 14명을 선발해 교육을 실시했다. 이들은 10월부터 12월 말까지 2인 1조로 도봉구 관내를 돌아다니며, 국민건강증진법상 대형음식점 등 공중 이용시설의 금연 및 흡연 구역구분 여부, 담뱃가게에서 청소년에게 담배를 파는지 여부, 실외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우는 이들이 있는지 등을 살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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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봉구에선 주민들이 직접 금연구역 실태를 점검하고 홍보하는 ‘금연환경 모니터'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
김씨와 파트너인 신점부씨(40·여)가 모니터링 하는 현장에 동행했다. 이들은 점검활동과 교통비 명목으로 하루 2만원을 받고 있다. 그래도 최선을 다한다고 한다. 김씨는 “자녀의 주변 환경을 개선하는 주부의 마음으로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그들이 점검하는 곳은 지하철 1,4호선 창동역 주변으로, 다양한 상권이 발전한 곳이다. 이들이 이곳을 맡은 것은 주변에 살고 있어 현지 사정에 비교적 밝기 때문이라고 한다.
오후 1시쯤 이들은 먼저 청소년들이 자주 출입하는 PC방에 들어갔다. 김씨는 주인 박명재씨에게 신분증을 제시하며 방문 목적과 취지를 설명하고 금연 준수 실태를 점검했다.
김씨는 금연구역과 흡연구역을 구분하고 그 표시를 눈에 잘 띄는 곳에 붙인 점에 주인 박씨에게 감사를 표하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점검활동을 실시할 계획이니 스스로 관리를 잘 부탁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인근에 있는 대형 음식점에 들렀다. 손님이 없는 오후 시간이라 점검은 빠르게 끝났다. 김씨 일행은 금연, 흡연구역을 구분했는지 여부를 점검했다. 이곳에선 금연구역에 담배연기가 넘어가지 않도록 식당 일부에 별도의 흡연구역을 마련했다.
이어 김씨와 신씨는 인근의 목욕탕으로 이동했다. 목욕탕을 점검하고 나온 이들은 “목욕탕 내부는 물론 탈의실, 화장실은 법정 필수 금연구역”이라며 “화장실에 금연구역 표시를 부착하고 금연 준수 여부를 확인했는데 흡연한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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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연아파트 표지. 금연아파트가 되면 실내에선 담배를 피울 수 없다. |
이번에는 금연아파트를 돌아봤다. 김씨는 “금연아파트를 점검하면서 경비와 아파트 주민들의 반응을 물어보는데, 아파트에서 흡연하는 사람이 줄어 간접흡연의 폐해가 줄고 아파트의 환경이 좋아졌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든 이들이 금연구역을 지키는 것은 아니었다. 교통관련 시설인 지하보도에도 담배를 피울 수 없는 구역이지만 담배꽁초가 여기 저기 떨어져 있었다.
또한 금연 버스정류장 쓰레기통에는 담배꽁초들이 보였다. 버스를 기다리는 한 시민은 “금연정류장에서 아예 쓰레기통을 치우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며 “금연표지가 갖가지인데 금연표지를 통일해 표기하는 것이 효과적일 듯하다”고 말했다.
이날 이들은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12곳을 모니터링했다. 김씨는 “유치원과 초중고교 학교, 의료기관, 보건소 등의 시설은 금연을 잘 유지하고 있다”면서 “문제는 손님을 맞이하는 식당 같은 경우 손님이 담배를 피워도 피우지 말도록 강력하게 요구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요즘 불황으로 장사도 안 되는 판에 담배 피우는 손님마저 내좇는 식의 규정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토로하는 업주가 많다”며 “한 담뱃가게 가게 주인은 자기도 모르게 담배를 팔아 벌금을 낸 적이 있는데 정말 억울하다는 호소를 자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모니터요원들은 점검할 때 민원을 야기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념하고 있다고 한다. 김씨는 “현장을 점검할 때 금연 관련 법규를 강조하기보다는 간접흡연의 피해와 금연구역의 필요성을 홍보하는 데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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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양한 금연표시를 통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
김씨는 또 “금연구역에서 남을 배려하는 문화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김씨는 “보건복지부에선 ‘지방자치단체가 금연구역 흡연자에게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는 법적 근거를 담은 개정 국민건강증진법을 올해 8월부터 시행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서울시에선 간접흡연의 위험이 높은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우면 1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는 내용의 조례를 제정했으니,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도봉구보건소 건강도시팀 김성례 주무관은 “이번 모니터링 시범 결과를 보면 주민건강을 위해 금연구역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많았는데 개선할 여지가 많다는 점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내년에도 금연환경 모니터 작업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담배연기 없는 도봉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금연환경 모니터링 활동은 결국 간접흡연의 피해를 예방하는 것이다. 도봉구처럼 담배연기 없는 세상 만들기에 동참하는 지자체가 늘어 건강한 세상을 기대해 본다.
공감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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