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심 알아주는 핑크택시 이용해보세요 | news | 2011-02-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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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핑크택시를 이용하는 이유요? 밤에 택시를 타려면 조금 불안한 것도 있는데, 여성 운전자분이 운전하시니깐 안심도 되고, 담배냄새도 나지 않아 쾌적해요. 일반 택시와는 다르게 톡톡 튀는 색깔이라 어디서든 눈에도 잘 띄고요, 앞으로도 자주 이용하려고합니다.”
전북 익산에 사는 대학생 노윤미씨(23·여)는 여성우대 핑크택시를 자주 이용한다고 한다. 핑크택시는 전북 익산시에서 지난해 10월 도입한 브랜드 콜택시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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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 익산시에서 운영하고 있는 여성우대 핑크택시. |
전북 익산시는 지난해 10월 전북에서는 처음으로 브랜드 콜택시 제도를 시작했다. 총 12억원을 투자해 익산시 교통정보센터 내에 개인, 법인택시 통합관제센터를 구축하고 택시 도색 등을 지원해 총 1000대를 유치했다. 이 중 50대는 심야에 귀가하는 여성의 안전을 책임지는 여성우대 택시 ‘핑크택시’다.
브랜드 콜택시는 무선기를 이용해 배차하는 기존 택시와는 달리 위성항법장치(GPS)를 활용하고 있다. 콜센터에서 고객과 가장 가까운 택시를 확인한 뒤, 배차하기 때문에 승객은 7~8분 안에 택시를 탈 수 있다. 특히 승객 휴대폰으로 차량번호 및 이동거리, 운전자의 전화번호를 문자메시지로 보내기 때문에 안전하기도 하다.
익산시청 교통행정과 황희철 담당자는 “택시 운전자의 불친절, 부당요금, 승차거부 등을 개선하기 위해 브랜드 콜택시를 도입했다”며 “이 중 핑크택시는, 심야에 여성이나 청소년, 어린이가 택시를 타면 불안함을 느끼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해소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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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들의 심야안전귀가를 위해 운영되고 있는 핑크택시. 톡톡 튀는 핑크색상으로 멀리서도 눈에 띈다. |
“핑크택시로 밤에 안심귀가하세요”
익산시에선 지난해 10월부터 2개월간 시범운영을 거쳐 올해 1월부터 정식으로 핑크택시를 운행하고 있다. 낮에는 남녀 구분 없이 승객을 태우지만, 밤 10시부터 새벽 4시까지는 여성고객을 중심으로 태운다. 운전자가 모두 비흡연자라 차안이 쾌적해 승객이 좋아한다고 한다.
핑크 택시는 러시아와 영국, 독일 등 해외에서는 오래전부터 여성들의 심야안전귀가를 돕기 위해 운행되고 있는데, 익산시는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핑크택시 제도를 시행하게 됐다고 한다.
익산시청 교통행정과 황희철 담당자는 “저희가 이 제도를 도입하게 된 이유는 익산은 우리나라에는 2009년 처음으로 여성친화도시로 지정되었습니다. 여성들에게 필요한 정책을 시행하던 중에 밤에 택시타는 게 무섭다는 여성분들이 많으셔서, 이런 불편함을 돕기 위해 외국의 사례를 도입하게 됐다”며 “외국의 경우 ‘핑크 택시’가 회원제로 운행하는데, 일하는 주부를 대신해 아이들 등하교를 시켜주거나 여성 노인이나 여성 환자의 외출, 쇼핑을 돕습니다.”
“예를 들어, 미리 예약을 하면 친구들과의 저녁 약속 장소에 데려다 주기도 하고, 지정된 시간에 집으로 다시 데려다 주기 때문에 편안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저희도 여성고객들에게 이런 편의를 제공하려 긍정적인 사례들을 핑크택시에 접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핑크택시를 운영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고 한다. 우선 기존 콜택시 사업자들의 반발이 심하다. 익산시청 교통행정과 황희철 담당자는 “기존 콜택시 사업자들의 반발이 심해 홍보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운전기사를 선발하기도 쉽지 않다고 한다. 선발기준을 엄격하게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3년 이상의 무사고 모범운전자여야 하며 담배를 피워선 안된다. 여성운전자를 우대하고 있지만 정작 여성운전자는 6명에 지나지 않는다. 여성운전자가 아직 많지 않기 때문이다. 남성운전자도 핑크색을 부담스럽게 느껴 지원자가 적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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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핑크택시는 낮에는 남녀모두를 태우지만, 심야시간대인 밤10시~새벽4시에는 여성고객을 우대해서 태워준다고 한다. |
“취지는 좋으나 이용하는 사람 많지 않아”
운전기사에게 승객들의 반응을 들어봤다. 핑크 택시를 운행하는 택시 기사 김모씨는 “핑크 택시를 운전한 지 4개월이 돼 가는데, 생각보다 이용객이 많지 않다”며 “아직은 일부러 알고 타는 사람보다는 색깔이 튀다보니 지나가다가 타는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운전하다가 사람들이 신기한 눈으로 쳐다보면 부담스러워요. 그래도 핑크택시를 이용해본 여성 승객 사이에선 호응이 좋은 편이에요. 운전자들이 담배를 안 피니깐 다른 택시보다 깨끗하다고 하시고요, 중고등학생 중에선 택시 색깔이 예쁘다며 타는 학생도 있어요. 밤늦게까지 일하는 직장 여성들은 여성운전자가 좀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하시는 분들도 많고요.”
핑크택시를 타봤다는 고등학생 김모양(17)은 “친구들과 낮에 택시를 기다리는데 저 멀리서 눈에 띄는 택시가 있어서 처음 핑크택시를 알게 됐다”며 “색깔도 독특하고 신선해서 일부러 기다려서 타봤는데, 담배냄새도 나지 않고 깨끗해서 좋았다”고 말했다.
대학생 박모씨(24)는 먼저 이용해 본 친구에게 핑크택시 이야기를 듣고 타봤다고 한다.
“주말 아르바이트가 새벽 1시에 끝나요. 버스가 없어 택시를 타는데, 그때마다 불안했어요. 그래서 집에 도착할 때까지 친구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거나 전화를 했어요. 어제는 여성분이 운전하는 핑크택시를 했는데, 왠지 마음이 놓여 편하게 집에 올 수 있었어요.”
회사원 최모씨(32)는 시청에서 일하는 친구로부터 익산에서 핑크택시를 운행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회식이 있던 날, 끝날 때쯤 콜센터로 전화해 핑크택시를 보내달라고 했어요. 안심하고 집에 갈 수 있어 좋긴 했지만, 차가 많지 않아서인지 10분 넘게 기다려야 했어요. 며칠 전에 콜센터에 전화했을 때에는 이용할 수 있는 핑크택시가 없다고 하더라고요. 차가 많지 않다보니 이용할 수 있는 데 한계가 있는 것 같아요. 핑크택시를 운행대수가 좀 더 늘어났으면 좋겠어요.”
대학원생 정모군(29)은 “낮에 우연찮게 핑크택시를 이용했는데, 택시색깔이 너무 튀어서 타는 내내 부담스럽긴 했다”면서도 “여자 친구나 여동생에게는 도움이 될 것 같아, 여동생에게 늦게 들어오는 날에는 꼭 핑크택시를 타고 오라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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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 익산시에서 운영하는 핑크택시의 외관. |
“적극적인 홍보와 안심서비스 시스템 구축하겠습니다.”
익산시청 건설교통국 교통행정과 황희철 담당자는 “현재는 시행한지 얼마 되지 않아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며 “지금까지는 관공서 위주로 보도 자료를 통해 홍보했지만 올해는 여성문화회관, 주민 센터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을 위주로 적극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핑크택시를 이용한 여성승객들 중에는 운행대수를 늘렸으면 하는 제안을 하시는 분들도 많으신데요. 아직은 시행 초기라 무조건 운행대수를 늘리기보다는 운행을 안정화한 뒤 차근차근 늘려나갈 계획”이라며 “승객이 미리 지정한 이에게 승객의 탑승정보를 알려주는 ‘회원제’ 안심서비스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는데, 올 상반기 안으로 실시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심야시간대 여성들의 안심귀가서비스를 위해 운영되고 있는 여성우대 핑크택시. 아직은 시민들의 인식부족과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듯하다. 앞으로 적극적인 홍보와 안심서비스가 하루 빨리 구축돼 많은 여성들이 핑크택시를 이용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공감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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