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말 중증장애인들이 만들었다고요?” | news | 2011-03-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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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이 도자기들이 몸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이 만든 제품이라고요? 장애인들이 만든 제품이라고 하기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섬세하고 정교하게 만들어졌네요. 왠만한 일반 도자기와 비교를 해봐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품질도 괜찮네요.”
중증장애인 생산품 특별 전시회에서 전시된 도자기 그릇을 구경하고 있던 김지은(여, 주부)씨의 이야기다. 이날 김 씨는 도자기 그릇두 세트를 구입하며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지난 2월 15일~18일까지 나흘간 부산 연제구에 위치한 홈플러스 아시아드점 1층에서는 중증장애인 생산품 특별 전시회가 열렸다.
이 전시회는 부산시와 부산 장애인생산품 판매시설센터가 부산지역 중증장애인들이 제작한 생산품을 홍보·판매하고 장애인생산품의 편견과 이미지 개선을 위한 목적으로 연 행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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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중증장애인 생산품 특별 전시회 모습 |
부산 장애인생산품 판매시설센터는 부산 지역 총 13곳에서 장애인들이 만든 제품들을 모두 모아 홍보하고 판매하는 목적으로 2001년 문을 열었다.
센터는 대형 화물차에 다양한 중증장애인 생산물품을 담아서 공공기관이나 지자체에 물건을 납품한다. 지난해까지는 ‘중증장애인 생산품 우선구매제도’가 국가 권고 사항으로 지정돼 있어 강제성이 없다보니 중증장애인 생산품의 매출액이 낮았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올해 1월 1일부터 모든 국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 공공단체의 부서는 총 구매액의 1% 이상을 중증장애인 생산품으로 구매해야 된다는 사항이 특별법으로 지정되면서 사정은 바뀌었다. 각 지자체나 공공단체에서 현재까지 구입한 중증장애인 생산품은 총 207개에 달한다.
종류도 비교적 다양한 편인다. 이번 특별 전시회에서는 복사용지류, (신애직업재활원), 화장지류(동원직업재활원), 면장갑(영광·양지·천성직업재활원), 도자기(천마도예의숲·태양의집·하나공방), 향초류(로뎀직업재활센터), 제과(두배일터) 등 총 10곳의 장애인 생산시설에서 만든 중증장애인 생산품이 전시·판매했다.
전시회를 총괄한 부산광역시 사회복지과 노준관 담당자는 “현재 부산시에는 총 13곳의 중증장애인 생산시설과 1곳의 판매시설이 있지만 아직 홍보가 부족해 수익이 적고, 시민들이 장애인들 만든 생산품이라 품질이 떨어진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그런 편견을 깨고자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는 부산시가 좀더 많은 시민들이 전시회를 볼 수 있도록 이번 행사를 대형마트에서 개최한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대형마트 측에서 행사 기간 중 장소를 무료로 대여해주고, 판매금액에 대한 수수료 역시 전혀 받지 않으면서 이번 행사는 더욱 빛을 발하게 됐다. 전시회가 대형마트에서 열린 덕분에장을 보러나온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전시회를 구경하게 돼 판매실적도 꾸준히 오름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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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형 예비사회적기업 1호 로뎀나무센터의 향초들 |
전시에 참여한 생산시설 관계자들도 예상치 못한 홍보효과에 매우 고무된 분위기였다. 향초를 생산하며 부산시 예비사회적기업 1호로 지정되기도 한 로뎀나무 정신모 센터장은 “현재 기업체나 지자체의 단체주문을 받아 한 달에 약 700개~1000개 정도의 향초를 제작하고 있지만 판매량이 매달 일정하지 않다보니 장애인들이 생활하는데 어려움이 많다.”며 “많은 시민들과 만날 수 있는 이런 전시회가 우리 같은 기업에겐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전시회 한쪽에서는 하나공방센터에서 성인지적장애인(20세~35세미만)이 제작한 도자기 그릇을 다양한 가격대로 팔고 있었다. 하나공방센터 최유리 담당자는 “장애인들이 도자기의 완제품을 만드는 것엔 한계가 있는 만큼 한 공정이라도 장애인들이 참여하면 장애인 생산품이라고 부른다.”고 설명했다.
최 씨는 “지적장애인들이 인지적수준이 일반인들보다 조금 부족할 뿐이지, 신체는 자유롭기 때문에 도자기를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 있다.”며 “ 앞으로 자주 이런 기회를 마련해서 성인지적장애인들이 만든 도자기가 일반 공방의 도자기와 비교해도 품질이 떨어지지 않는 다는 것을 직접 보여드리고 편견을 없애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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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공방센터의 도자기 제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모습 |
이 날 전시회장을 찾아 도자기 그릇 두 세트를 구입한 한 이미영(여, 주부)씨는 “장애인들이 만든 물건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곳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며 “보통사람도 이렇게 정교하게 만들기 힘든데, 중증장애인들이 이런 제품들을 만들어 낸다는 사실에 감명 받았다.”고 말했다.
부산 장애인생산품 판매시설센터 이수영 센터장은 “중증장애인들은 생산자의 입장에서 책임감을 가지고 고품질의 제품들을 생산하고 있다.”며 “ 비슷한 가격대라면 가급적 장애인들이 생산한 제품을 우선적으로 구매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광역시 사회복지과 노준관 담당자는 “앞으로 대형마트 측과 협의를 통해 가능하면 중증장애인 생산품들도 일반 제품들처럼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도록 하겠다.”며 “작년에는 총 31번의 전시회를가졌는데 올해는 31번 이상의 전시회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장애인들은 혼자서 완제품을 생산하는데 한계가 있다. 그래서 중증장애인 생산시설에서 각자의 역할이 주어지고, 각 개개인이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후 일반인의 손을 거쳐야 비로소 하나의 완제품이 생산된다.
그런 과정을 통해 생산된 제품들이 장애인이 만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고, 판매 실적도 부진한 게 현실이다. 앞으로 이런 편견들을 극복해 중증장애인 생산품이 그야말로 ‘날개 돋친 듯’ 판매되기를 기대해본다.
공감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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