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봉사활동, 우리가 직접 기획해볼까” | news | 2011-03-16 |
 #1 : |
22.jpg |
“봉사라는 것은 어떠한 도움을 줄까를 고민하는 것이 아니에요. 모든 봉사활동은 우리 사회 문제를 찾아내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것을 배웠어요.”
지난 1월 16일, 부산 상수도사업본부 10층에 위치한 부산광역시 자원봉사센터 회의실에서 만난 이호준(부산대 4년)학생은‘봉사활동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그의 말에 주위에 있던 다른 학생들도 모두 같은 생각인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호준 학생은 ‘세상을 바꾸는 젊은이들(이하 세바)’ 33기 자봉 만들기 프로젝트 팀장으로 활동 중이다. 이들은 자원봉사 활동을 직접기획하고, 수행하는 모임이다.
약 5주간의 수많은 아이디어 회의와 시행착오 끝에 탄생한 봉사활동 기획물 ‘내가 그린(Green) 노트’가 지역아동센터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소식을 막 전해 들어서일까. 어제 늦은 시간까지 회의를 했다는 이들의 표정은 모두 밝은 모습이었다.
.jpg) |
| ‘세상을 바꾸는 젊은이들(이하 세바)’ 33기 팀원들이 노트 견본을 제작하고 있다. |
‘세상을 바꾸는 젊은이들‘은 1996년부터 부산광역시 자원봉사센터 주관으로 시행된 대학생 자원봉사 프로그램으로, 대학생들이 좀 더 자발적으로 사회 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시작됐다.
여름과 겨울 방학 기간에 정기적으로 ‘세바’ 단원들을 모집해 활동을 진행하고, 부산에서 있는 크고 작은 행사 때마다 비정기적으로 학생들을 모집한다. 33기는 ‘장수하세요’, ‘새출발 아카데미’등 총 8개의 프로그램으로 이뤄져 있으며, 2011년 1월~ 2월 겨울방학 기간 동안 진행된다.
오늘 만난 팀은 세바 33기 중에서도 특별한 팀이었다. 대학생 8명의 소수 인원으로 구성된 ‘자봉 만들기 project’ 팀. 이름 그대로 대학생으로 구성된 팀원들이 직접 봉사활동 아이디어를 제시, 기획, 진행, 실행 및 반응조사까지 자발적으로 하는 ’프로젝트 팀‘이다.
이호준 팀장을 비롯해 김성현(부산대4), 장혜진(동아대3) 및 이수인(연세대4), 김소정(경희대2) 학생 등 방학을 맞아 고향을 방문한 학생들로 꾸려졌다. 이 팀은 특히 기존에 봉사활동 경험이 있고 봉사에 관해 관심도가 높은 학생들을 우선적으로 선발했다. 그래서인지 각자의 봉사철학도 뚜렸다.
 |
| 완성된 ‘내가 그린(Green) 노트’ 견본 |
지난 5주간 봉사활동을 기획하면서 ATM안내 도우미, 이불 빨래 등 다양하고도 참신한 아이디어도 많이 나왔다. 그러나 5주라는 한정된 시간 내에 실현 가능하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기란 쉽지 않았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단순히 만들어진 무언가를 주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일방향적이고 일회성에 그치기 쉬웠던 기존의 봉사활동의 틀을 과감히 깨는 것이 이들에게 주어진 과제였다. 그렇게 한 달 여를 보내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탄생한 ‘내가 Green(그린) 노트’는그래서 이들에겐 더 특별하다.
이는 초등학생들이 직접 이면지와 달력, 종이가방 등을 활용해 연습장과 노트를 만들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참여형 프로그램이다. 아이들이 노트를 만드는 동안에 자연스럽게 자연보호의식을 가질 수 있게 하자는 취지이다.
이수인 학생은 “말로만 듣던 ‘자연보호’ 활동에 아이들이 직접 참여함으로써 자연보호와 봉사 활동에 대한 능동적 참여를 유도하고, 그 노트를 스스로 사용 하는 동안 지속적인 자연보호의식을 갖게 할 수있을 것”이라며 기획의도를 전했다.
팀원들이 샘플로 직접 만든 각양각색의 노트를 본 아동지원센터 관계자 역시 노트 만들기가 가져올 긍정적인 효과에 매우 큰 점수를 줬다.
“실제로 이면지를 활용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지만 이렇게 책으로 만들 생각은 하지 못했었어요. 대학생 다운 신선하면서도 실용적인 아이디어입니다.”(부산시 아동지원센터 관계자)
 |
| 기세바 팀원들과 고미영간사 |
김성현 학생은 “어린 시절 맹목적이고 의무적으로 봉사활동을 했던 경험을 떠올려, 아이들이 좀더 일찍 자발적인 봉사활동에 눈을 뜨기 바라는 마음도 담겨있다.”고 말했다.
‘내가 Green(그린) 노트’ 아이들 뿐 아니라 부모님, 선생님도 함께 장소를 불문하고 참여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도나 파급 효과도 높다고 했다.
‘자봉 프로젝트 만들기’ 팀을 계획한 고 미영 간사는 “학생들이 봉사를 개인 간의 일차적인 행위가 아니라 사회 문제를 파악하고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다차원적인 활동이라는 것을 스스로 인식하게 됐다는 점에 매우 놀랐다.”며 “기획 과정에서 대학생 특유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던 것 역시 이번 프로젝트 팀의 큰 성과”라고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고 씨는 “학생들이 내놓은 아이디어 중 우수한 것들은 가능하면 최대한실행으로 옮길 계획”이라며 좀더 많은 학생들이 참여해줄 것을 당부했다.
현재 대학생들이 하는 봉사활동은 사실 멘토링 활동, 연탄 나르기 등 대부분 한정 되어 있지만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얼마든지 다양하고 참신한 봉사의 기회를 찾을 수 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수인(연세대 4)학생은 “봉사하고픈 마음은 있지만 성격이나 개인 사정 상 봉사활동에 참여하지 못했던 학생들에게 좀더 많은 참여기회를 주고, 활동의 폭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어느새 만들어진 ‘내가 Green 노트’ 견본을 바라보는 학생들의 표정에 자신감이 베어났다. 모앙도 크기도 제각각이었지만 노트 속에선 이들의 애정이 듬뿍 묻어나고 있었다.
공감코리아
 |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