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 여 복원 마친 서울역사, ‘문화역서울 284’로 정식 개관 | news | 2012-04-09 |
- 2일부터 개관전 ‘오래된 미래’…7~8일 이틀간 인디밴드 공연도
“문화역서울 284는 많은 문화예술인이 참여하는 공연, 건축, 디자인 전시 등 문화예술 플랫폼이자 광장입니다. 이곳이 한국문화 대중화, 정보화, 국제화 관문이자 시발점이 되고자 관심을 가지고 지원하겠습니다.”
2일, 오전 구 서울역사를 복원한 복합문화공간 ‘문화역서울 284’가 3년여간의 복원 공사와 6개월간의 개관 준비를 마치고 드디어 문을 열었다. 개관식에 참여한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 같은 소회를 밝히며 감회에 젖은 표정이었다.
‘문화역서울 284’는 지난2004년 고속철도 개통과 신 서울역사 준공으로 방치됐던 옛 서울역사를 준공 당시 모습으로 원형 복원한 복합문화공간. 1950년대 한국 전쟁, 1970년대 산업화 등 질곡의 역사를 함께 해온 서울의 중심공간이기에 역사적, 공간적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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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오전 구 서울역이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으로 3년 여간의 복원 공사와 6개월간의 개관 준비를 마치고 ‘문화역서울 284’라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정식 개관식을 열었다. |
이 날 개관식에는 승효상, 안상수 , 강준혁, 김수근 외 건축가, 디자이너, 공연예술가 80인 등 문화예술계 및 언론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개관을 축하했다. 역사 내에서는 행위예술가 신용구 씨가 실타래, 새 등의 상징적 오브제 퍼포먼스를 통해 고난과 역경을 헤치고 희망을 향해 나아가는 메시지를 전했다.
또 역 광장에서는 강준혁 씨 연출로 우리 전통음악인 판소리와 알토색소폰의 프리재즈, 오케스트라와 사운드 공연을 조화롭게 펼쳐 과거, 현재, 미래를 잇는 공간 상징성을 웅장하게 전했다. 이어 한울림 연희단 14인이 관객의 평안과 안녕을 기원하는 길놀이와 사물놀이 판 굿 등 다채로운 축하공연도 이어져 시민들의 흥을 돋았다.
‘문화역서울 284’는 이번 개관식과 함께 오는 6월 15일까지 개관전 ‘오래된 미래’로 시민을 맞는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김성원 서울과학기술대 조형예술학과 교수는 “낡고 오래된 것 속에서 우리의 창조적 미래를 위한 동력을 발견, 그 정신의 지속가능성을 전파시키고자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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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역서울 284’을 둘러보는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
‘오래된 미래’는 기획전, 상설전, 특별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기획전은 ‘공간이 어떻게 문화를 태동시키는가’를 주제로 건축·시각디자인·공연예술을 다뤘다. 상설전은 우리나라 최초 복원전시실로 건축복원과정에서 나온 갖가지 원형 부자재 및 구조체와 영상을 보여준다.
특히 기획전에서는 60~70년대 한국의 정치, 경제,사회적 변화를 반영해 미래지향적 도시를 구상하고 기획했던 한국1세대 대표건축가 김수근과 우리나라 건축·시각디자인·공연을 이끄는 ‘허리세대’인 승효상, 안상수, 강준혁 등 세대를 아우르는 작품 세계를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특별 프로그램은 철도와 서울역의 기억을 담은 시각문화자료와 유물전, 구 서울역사의 부자재를 활용한 재생 프로젝트로 역사적 배경을 흥미롭게 조명했다. 또 영화·공연과 시민참여 프로그램이 더해져 시민들이 함께 문화를 즐기는 장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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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합문화공간 ‘문화역서울 284’ 개관을 기념해 행위예술가 신용구 씨가 퍼포먼스하고 있다. |
‘문화역서울 284’ 1층 중앙홀에서는 만나는 도시공간을 변화시킨 김수근 유작전 ‘모더니티의 숲을 걷다’는 베를린 전시를 주축으로 김수근의 사진, 도면, 모형 등 유작 20여 점과 김수근의 문화 활동, 과거 공간잡지 원본, 김수근 관련 출판물과 영상으로 재구성했다.
이는 건축가 김영준, 염상훈, 오욱연 기획으로 전통한지와 문틀로 제작된 26개의 판넬들과 나무 모형들이 연결과 단절의 콘셉으로 꾸며졌다. 시민들은 마치 골목길과 같은 공간을 옮겨다니며 작품을 감상하는 묘미를 즐겼다.
1, 2등 대합실과 부인실,1층 플랫폼, 2층 복도에서는 안상수 홍익대 교수의 ‘미래로 보내는 기억들’이 펼쳐졌다. 안 교수는 정기용, 이상, 송승환 시인등 전 세대 문화예술인 17인의 추억하는 서울역의 에피소드를 자신의 작업과 연결해했다. 안 교수는 “특히 시인 이상과 작년에 돌아가신 정기용 선생을 모셨다.”며 “정기용 선생의 출판기념회 때 시인 이상이 축하하는 메시지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문화역서울 284’ 스태프 김민경(23)씨는 “개관 첫날이라 많은 시민이 오시지는 못했지만 이곳을 방문한 시민들은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에 진지하게 집중하며 감탄한다.”며 “자신 또한 젊은 세대로서 옛 모습을 복원한 편안하고 멋스러운 공간에서 다양한 작품을 소개해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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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역서울 284’ 내부를 안내하던 김민경 씨는 “젊은 세대로서 옛 모습을 복원한 편안하고 멋스러운 공간에서 다양한 작품을 소개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
2층 복원전시실은 구 서울역사 2층 이발실과 화장실을 개조해 만든 우리나라 최초의 복원전시실이다. 이곳에서는 공사 과정에서 나온 구 서울역사의 부자재들과 원형 복원 과정 영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복원전시실 구성은 오브제 중심의 고전적인 전시 방법에서 벗어나 공간 전체를 전시대상으로 삼아 학습의 장이 될 수 있도록 기획했다. 전시장 벽은 붉은 벽돌 구조체를 노출시켜 과거 설비장치의 흔적을 읽을 수 있게 하거나 목조구조를 노출시켜 그 당시 벽체의 시공 방법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특히, 2층 그릴을 복원한 다목적홀에서는 연일 공연과 좌담이 이어진다. 실제로 앞으로 두 달동안 구 서울역사 2층 그릴에서 주 4회 12시부터 3시까지 ‘문화그릴 강준혁’을 통해 공연예술가 30여 명의 소규모 공연, 차세대 기획자와 함께 미래에 관한 좌담을 전개한다.
또 4월 26일~6월 14일까지 매주 목요일 오후 5시에서 7시까지 ‘미래로 보내는 기억들’이란 주제로 작가와의 대화가 이뤄질 예정이다. 전시 기간 중 수요일과 금요일에 참여 건축가 및 기획자 그리고 문화예술계 저명인사들의 좌담과 토론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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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원전시실 내부. 2층 복원전시실은 구 서울역사 2층 이발실과 화장실을 개조해 만든 우리나라 최초의 복원전시실이다. |
한국 근대 문화와 현대 정신의 산증인인 구 서울역과 관련된 유물을 통해 당시의 일상과 여행 문화, 조선과 경성의 풍광을 조명한 서울역 이야기도 눈길을 끈다.
서울역이 등장한 각종 사진첩, 관광 책자와 엽서 등 80여 점, 구 서울역에서 처음 선보였던 선진 철도 관련 소품들 50여 점, 당시의 일상생활을 엿볼 수 있는 생활 소품 20여 점 등을 구 서울역 복원 이후 남겨진 자재들을 예술 작품으로 재생한 업사이클링 프로젝트와 함께 전시해 한국 근현대 일상의 문화를 여러 각도로 더욱 흥미롭게 선보였다.
한편, ‘문화역서울 284’는 문화예술 저변을 확대하고 공공의 성격에 부합하는 문화예술행사 지원하고자 문화역서울 284 대관사업을 진행한다. 현재 지난달 정기대관 모집을 마친 상태. 수시 대관 일정은 전화(02 3407-3533)로 확인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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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5월 두 달간 매 주말마다 문화역서울 284앞 광장에서는 ‘덩더꿍 문화역서울’이 펼쳐진다. 사진은 한울림연희단의 공연 모습. |
당장 이번 ‘문화역서울 284’ RTO 공연장에서 주말 4월 7일과 8일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구남과 여라이딩스텔라, 몽구스, 얄개들, 김목인.로다운30, 백현진, 오소영, 하헌진이 참여하는 인디밴드 공연 ‘서울컴필레이션 서울, 서울, 서울’이 열린다. 같은 공간에서 내달에는 5일부터 29일까지 프랑스 현대무용 영상전이 열려 70편의 프랑스 현대무용 영상물 상영한다.
공연장뿐 아니라 문화역서울 284앞 광장에는 ‘덩더꿍 문화역서울’이 펼쳐진다. 한국예술종합학교 한누리연희단, 한울림연희단, 시민참여 예술공연단 5개 팀 등이 참여해 길놀이, 농부가, 판놀음, 판굿을 보인다. 공연 일정은 4월~5월 두 달간 매주 토, 일요일 11시 30분부터 60분간이며, 단 7일 공연은 3시에 진행된다.
완연한 봄이 찾아왔다. 추억과 그리움, 희망의 역사가 누적된 문화역서울 284로 아름다운 문화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공감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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