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교생이 오케스트라 단원…‘학교폭력’이라곤 없을 듯 | news | 2012-05-31 |
 #1 : |
11.jpg |
학생 오케스트라 우수학교 ‘녹명 초등학교’ 찾아가보니
부산시 강서구 녹산동에 위치한 녹명초등학교. 학교 정문에 들어서자마자 아름다운 오케스트라 선율을 들을 수 있는 이 학교에서 음악실을 찾는 건 식은 죽 먹기다. 음악실에 들어서자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연령대가 다른 아이들 대여섯 명이 서로 다른 악기를 하나씩 손에 든 채 연습에 한창이었다.
자기 몸집 만한 크기의 악기들을 자연스럽게 다루는 아이들부터 아직 입학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악기 다루는 것이 서툰 아이들까지, 다양한 학생들이 고사리 같은 손으로 이리저리 손가락을 움직여가며 열심히 연주하는 모습이 퍽 인상적이었다. 아직은 어린 나이지만 악기를 다루는 열정만큼은 어른 못지 않아 보였다.
 |
| 녹명초등학교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자기 몸집 만한 악기들을 들고 저마다 연주에 몰두하고 있다. |
녹명초등학교는 전교생 39명이 모두 학생오케스트라 단원으로 참여해 화제가 된 학교이다. 이른바 ‘녹명윈드 오케스트라’라고 불리는 이 학교의 오케스트라는 그 성과를 인정 받아 최근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학생 오케스트라 사업의 우수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전 학년이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만큼 고학년 학생들이 저학년 학생들을 이끌어주고 같은 악기를 다루는 선배들은 아직 악기 다루는 것이 서툰 후배들에게 연주방법을 가르쳐주고 있었다.
그런가 하면 서로 다른 악기를 연주하는 친구들과 악보를 보면서 화음을 뽐내는 모습은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요즘 아이들에게선 찾아 보기 드문 모습이었다.
 |
| 전 학년이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녹명초등학교 아이들의 연주 모습. |
오케스트라 창단 때부터 지금까지 ‘녹명윈드오케스트라’의 단원으로 활약하고 있는 고학년 학생들은 특히 학교 오케스트라에 대한 깊은 애정을 나타냈다.
녹명윈드오케스트라에서 트럼본을 맡고 있는 최민서(녹명초 6년)군은 “오케스트라를 하기 전에는 악보도 볼 줄 몰랐는데 오케스트라를 하면서 음악에 대해 많이 알게 됐고, 트럼본 연주도 이젠 수준급”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호른을 맡고 있는 박치언(녹명초 5년)군은 “여러 연주회도 다니면서 많은 경험도 하면서 별로 친하지 않던 언니들과도 많이 친해지게 됐다.”며 “원래 꿈은 그냥 좋은 대학에 가서 좋은 직장을 얻는 거였는데 오케스트라 활동을 하면서 음대로 꿈을 바꿨다.”고 말했다.
 |
| 서로 다른 학년이지만 같은 악기(타악기)를 연주하는 동안 선후배 간의 우정도 더욱 돈독해진다. |
녹명초등학교의 ‘녹명윈드학생오케스트라’는 지역 문화 활성화와 청소년들의 문화함양을 위해 교육과학기술부의 지원을 받아 지난해 4월 창단식을 가졌고 지금껏 활동을 계속해오고 있다.
학생오케스트라를 시작하고 학생들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묻자 녹산초등학교 박은승 교사는 “일단 학부모님들의 고마워하신다.”며 말문을 열었다.
박 교사는 “평소 클래식 음악에는 관심도 없던 아이들이 자기가 연주하는 곡은 물론 작곡가의 다른 곡들까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틈틈이 연주하는 곡들을 친구들끼리 흥얼거리는 달라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때면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 교사는 이어 “문화적으로 소외돼 있었던 우리 학교 학생들이 오케스트라 활동을 시작하면서 정서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며 “특히 아이들이 서로 화음을 맞추고, 연주를 위해 도와과는 과정에서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더욱 커졌다.”고 힘주어 말했다.
 |
| 창단 7개월 만에 합동연주회를 갖게 된 ‘녹명윈드오케스트라’. 학교 오케스트라 사업은 아이들의 문화 함양뿐 아니라 꿈의 크기까지 바꿔놓았다. |
한편, 교육과학기술부는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학교폭력 예방과 청소년의 창의인성 교육 강화를 위해 ‘학생오케스트라 운영학교’를 지난해 65개교에서 올해 150개교로 확대 지정했다.
문화 소외 지역을 중심으로 올해 신규 운영학교를 지정하는 한편, 인천 혜광학교, 강원 명진학교 등 특수학교도 포함시켰다. 국악학생오케스트라도 지난해 5곳에서 올해 17곳으로 대폭 늘렸다. 아울러 올해 4월부터는 ‘학생오케스트라’를 전국 단위 규모로 시행하고 있다.
 |
| 2011년 4월 16일 부산 지역의 신생 ‘학생오케스트라’ 5곳(상리,두송,녹명,엄궁,녹산 초등학교)이 공동 창단식을 가졌다. |
교육과학기술부 학교폭력근절과 관계자는 “학생오케스트라에 참가한 학생들이 자신감과 사회성을 향상시킨 것은 물론, 학교와 지역사회에 활기를 주는 등 많은 모범사례를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이처럼 ‘학생오케스트라’는 학생들의 정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학교폭력이나 청소년 범죄 같은 각종 정서적 불안에서 오는 이탈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특히, 아이들이 음악을 배우고 악기를 다루는 동안 창의력 증진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가능한 한 많은 학교에서, 되도록 이른 나이에 학생오케스트라 같은 활동을 접하게 한다면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학교폭력 근절에도 일정 부분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도 무리는 아닐 듯싶다.
공감코리아
 |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