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가꼬 온나아~” 독서의 해 발벗고 나선 부산 | news | 2012-06-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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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이 5시에 있는데 생각보다 일찍 도착해버려 카페에서 기다릴까 하다가 지하철 도서관을 보고 책이나 읽으면서 기다리려고 들어왔어요. 규모가 작아서 볼만한 책이 있을까 했는데 신작도 많고 유명한 베스트셀러도 있고 책도 깨끗하고 좋네요.”
주말을 앞둔 지난 22일. 부산 시청역 안에 마련돼 있는 도시철도 북카페 주변에는 사람들이 두런두런 앉아 저마다 책을 하나씩 들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약속이 있어 시청역을 방문한 이연정(26) 씨 또한 한 쪽에 자리를 잡고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도시철도 북카페의 높은 인기를 반영하듯 올해 들어서는 온청장역과 수정역에 2개의 도시철도 북카페를 추가로 설치되기도 했다. 부산 도시철도 북카페는 정부가 지정한 ‘2012년 독서의 해’를 맞아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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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청역에 설치돼 있는 도시철도 북카페에서 시민들이 책을 고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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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철도 북카페에는 시민들이 지하철을 이용하면서 남는 시간을 활용해 짬짬이 독서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
실제로 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한 국민독서실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성인 독서율은 66.8%로 조사됐다. 성인 3명중 1명은 1년에 단 한권의 책도 읽지 않는다는 셈이다. 부산지역 성인의 연평균 독서량은 14.6권으로 우리나라 성인의 연평균 독서량 10.9권에 비해서는 높은 편이지만 여전히 ‘문화도시 부산’을 구현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따라 부산시는 ‘책 읽는 도시 부산’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정책들을 추진 중이다. 지역서점 활성화 등을 통한 ‘생활속 책 읽기’를 비롯해 노인·장애인·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하는 ‘독서나눔’, 작은도서관 설치·지원 확대, 도시철도 북카페 설치를 통한 ‘독서인프라 확충’ 등 6개 분야 23개 사업들을 추진 중이다.
부산시는 시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커피전문점 카페베네과 지역 대표서점인 영광도서, 남포문고, 문우당서점, 보수동책방골목 등과 연계해 ‘책 나눔’행사를 전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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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의 ‘나눔 도서정책’에 따라 다 읽은 책을 갖고 오면 책값의 50%를 환불해주고 있다. 현재 40권의 책이 선정돼 50%의 가격만큼 문화상품권으로 교환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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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나눔 정책에 선정된 40권의 책 중 하나인 김난도의 ‘아프니까 청춘이다’. 선정도서는 인기 서적과 추천도서 등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
부산 서면에 있는 ‘영광도서’에서 만난 이희정(24)씨는 “책을 도서상품권으로 교환하기 위해 왔다.”며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을 다 읽고 들고 왔는데 서점을 둘러보고 사고 싶은 책이 있으면 상품권을 받아서 구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그러면서 “책이야 많이 읽으면 좋지만 보고 싶은 걸 다 구매하기에는 경제적으로 부담인데 상품권으로 교환을 해주는 행사를 하니 책 사는 것이 조금 수월한 것 같다.”며 다만, “교환할 수 있는 책을 조금 더 확대하면 좋겠어요. 한 100권 정도 선정해도 괜찮을 것 같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렇게 수집된 도서는 작은도서관, 소외지역 복지관과 아동센터 등에 기증된다. 부산시는 이 사업은 올해 시범 실시 후 결과에 따라 매년 시행할 예정이다. 시는 이 같은 ‘책의 행복한 순환’을 통해 기증문화와 지식자원 재활용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고 부산지역의 독서문화 진흥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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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베네’에 책을 가지고 오는 경우 도서상품권 외에도 50%에 해당하는 음료로 교환할 수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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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 도시철도에서도 도서 나눔정책에 참여해 매달 셋째주 수요일에 헌책을 다른 책으로 교환해주는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
그런가 하면 부산도시철도인 휴메트로에서는 ‘책 가꼬 온나아~’라는 행사를 통해 매주 셋째 주 수요일 2시부터 5시까지 시민소장 도서를 일대일로 교환하는 행사를 펼치고 있다. 다읽은 책을 제출하고 새로운 책으로 바꾸어 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시민들이 폭넓은 독서활동을 돕고 있는 것.
한편, 부산시민들 스스로도 새로운 책 읽기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부산시민 모두가 한 권의 책을 정해 함께 읽고 공감하는 ‘원 북 원 부산’ 독서운동에 이어 책 기증·교환 운동도 활발하다.
현재 9회째 진행 중인 ‘원 북 원 부산(One Book One Busan)’은 부산시 20여개의 공공도서관이 주관해 범시민 독서 생활화 운동으로 실시 중이다. 부산시민 72,395명이 참여한 온·오프라인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할머니 의사 청진기를 놓다’가 올해의 ‘원 북’으로 선정됐다. ‘원 북’으로 선정된 이 책은 6만여 명의 입양아들의 주치의였던 홀트아동병원 조병국 원장의 50년 의료일기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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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 ‘원 북 원 부산’ 정책의 9번째 책인 ‘할머니 청진기를 놓다’가 부산 곳곳의 서점에서 시민들이 보기 좋게 배치돼 있다. |
실제로 부산 서면에 있는 영광도서에 가보니 ‘할머니 의사 청진기를 놓다’가 잘 보이는 곳에 배치해 시민들의 ‘원 북 원 부산’ 참여를 독려하고 있었다. 부산시는 ‘원 북 원 부산’ 정책의 활성화를 위해 원북 독서릴레이와 부산시민독후감 공모, 원북독서토론동아리 및 원북 카페 운영, 작가와의 대화, 연합독서토론회, 장애인을 위한 점자 형태의 도서 배부 등 다양한 행사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부산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생활 속 독서 정책들은 부산시가 시민들의 독서증진을 위해 얼마나 노력을 하고 있는 지를 짐작케 해줬다. 시민들이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도 쉽게 책을 접하고 읽을 수 있도록 하는 부산시의 23개 독서사업으로 부산시는 독서문화도시로 한 뼘 더 성장해가고 있었다.
공감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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