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살 중학생입니다. 며칠 후 여자친구와 성관계를 가지기로 했는데, 몇 가지 궁금한 게 있습니다. 콘돔을 사용하면 정말 안전할까요? 사후 피임약을 먹으면 임신이 안되는 게 맞나요? 답변에서 성관계를 제발 하지 말라는 얘기는 하지 말아주십시오.”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국청소년상담원. 지난 26일 이곳 한 강의실에서 ‘발칙한 자녀, 진땀나는 부모’라는 제목의 자녀 성교육 강의가 열렸다. 강사로 나선 유춘자 상담원은 “위 사례는 인터넷에 올라온 실제 이야기”라며 “예전엔 자녀에 문제가 있다면 이를 부모 잘못으로 돌려 부모가 달라지면 아이가 달라진다는 식으로 얘기하는 이들이 많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부모에게 죄책감을 주기보다는 아이들의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참석 학부모는 “중3 아들이 있어 성 교육이 당면 과제가 됐다”며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팁을 얻고 싶었다”고 교육 신청이유를 밝혔다.

26일 한국청소년상담원에서 ‘발칙한 자녀 진땀나는 부모’라는 제목의 강의가 열리고 있다.

하지만 이날 학부모들의 고민은 비단 성문제에 국한되지 않았다. 고1와 중2인 아들을 뒀다는 한 아버지는 “아이들과 친구처럼 농담도 하고 가벼운 대화도 하고 싶은데 아이들은 아예 나와 말을 하려 하지 않는다”며 자녀 교육의 답답함을 토로했다.

성, 학교폭력, 학업, 진로 탐색 등 상담 주제 다양

여성가족부가 여름방학을 맞아 청소년 및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상담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주제는 성 문제 뿐 아니라 학습 클리닉과 진로탐색, 왕따와 학교폭력, 인터넷 중독과 청소년 우울증 등으로 다양하다.

상담 및 교육이 이뤄지는 장소는 서울 한국청소년상담원 및 전국 85개 지역에 위치한 청소년상담지원센터이다. 신청은 각 센터 홈페이지 등을 통해 온라인으로 이뤄진다.

여성가족부는 “이번 프로그램들이 위기에 취약한 청소년 뿐 아니라 학부모에게 보다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인터넷, 전화로도 언제든지 상담

하지만 자녀교육에 대한 갖가지 고민 상담은 이런 여름방학 프로그램을 이용하지 않고서도 언제나 가능하다. 인터넷(청소년사이버상담센터, www.cyber1388.kr)과 전화(국번없이 1388)을 통해서다.

청소년사이버상담센터 웹사이트 화면

특히 인터넷을 통한 상담은 연중무휴로 24시간 이용할 수 있는 장점 외에도 ‘고민해결백과’ 등의 코너가 있어 자신의 얘기를 남에게 털어놓기가 꺼져지는 이들이 유용하게 고민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고민해결백과란 청소년의 고민을 약 7000여건의 가상 사례로 꾸며 답변을 정리해 놓은 것으로 자신의 고민 유형을 골라 그에 맞는 도움말을 얻을 수 있다.

예컨대 “우리 아이는 학교에 갈 시간만 되면 배가 아프다고 해요” “아들이 가출을 했어요” “대학생이나 된 딸이 집에만 있으려고 해서 걱정되요” “고등학생 딸아이가 좋아하는 오빠 때문에 우울해합니다” 등의 다양한 상황 설정으로 부모들의 고민을 함께 하는 것이다.

메인메뉴에 위치한 ‘부모세상’에서도 학업과 진로, 비행, 성, 성격, 대인관계 등 각 문제 유형별 도움말도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