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편지쓰기' 대회서 대상 영예 이강선 교사

"문득 나는 '시어머니께 과연 좋은 며느리였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시어머니께 편지를 썼는데, 중병(重病)을 앓고 계신 데다가 귀까지 안 좋으신 시어머니께 아직 읽어드리지도 못 해 가슴이 아픕니다."

부산 하남중학교 교사인 이강선(49·왼쪽)씨가 5년째 파킨슨병으로 투병 중인 시어머니(82)에게 감사와 사과의 마음을 담아 보낸 편지가 '2012 대한민국 편지쓰기 대회'에서 대상인 지식경제부 장관상을 받았다. 그는 지난 5월 말 학생들과 수련회를 갔다가 '그동안 시어머니에게 제대로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없었다'는 생각이 떠올라 편지를 썼다고 했다.

이씨는 이 편지에서 "요즘 '어머니께 잘해 드리고 싶은 나'와 '어머니께 무심히 하고 싶은 나'가 끊임없이 싸우고 있다"고 썼다. 1990년 결혼 직후 신혼집을 찾아온 시댁 식구들에게 불어터진 국수를 대접할 정도로 철없던 자신을 친자식처럼 감싸주던 시어머니가 5년째 누워만 있어 마음이 아프지만 가끔 미움의 감정도 올라와 죄송하다는 것이다.

이씨는 "그토록 지혜로우셨던 시어머니께서 파킨슨병 때문에 겨우 화장실 걸음만 하시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면서 "이제는 눈물조차 흘리지 못할 정도로 감정 표현이 무디어진 당신의 눈동자를 바라보는 일이 너무 힘겹다"고 썼다.

이씨는 "2002년 친정 언니에게 신장을 이식해 주고 현관문을 들어설 때 시어머니가 '잘 이겨내 줘 고맙다'는 말을 처음 하셨다"면서 "'나는 항상 잘났고 항상 열심히 산다는 생각'이 강해 그동안 시어머니의 배려에 제대로 감사함을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옛날처럼 퇴근 후 시어머니의 눈을 마주 보며 다시 재잘거릴 날을 하루라도 빨리 당겨보도록 노력하겠다"고 편지를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