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형 엘 시스테마’ 충주서 싹 튼다 | news | 2011-08-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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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외지역 아이들 대상 ‘아이클래식 오케스트라’ 활기
“바이올린을 배운지 1년도 안 됐지만 연주에 자신감이 생겼고 평소에 확실한 꿈이 없었는데 ‘아이클래식’을 하면서 문화와 관련된 일을 해보고 싶은 꿈이 생겼어요.”
충주종합사회복지관 아이클래식 오케스트라 단원 진아름 양의 입가에 웃음이 번졌다. 진 양은 “평소 문화를 접하기 어려웠는데 새로운 세계를 만난 기분”이라며 “바이올린을 켤 때마다 가슴이 설렌다,”고 말했다.
충주종합사회복지관은 충주시와 보건복지부의 지원을 받아 아동정서발달 지원 서비스의 일환으로 베네수엘라의 ‘엘 시스테마’를 벤치마킹한 아이클래식 오케스트라 사업을 실시중이다.
‘엘 시스테마’는 베네수엘라에서 1975년 거리의 아이들 11명으로 시작해 현재 184개 센터, 단원 36만 명이 활동 중인 음악교육 프로젝트이다. 음악을 통해 마약과 폭력 등의 범죄를 예방하고 빈민가아이들에게 비전과 꿈을 제시하고 협동,책임감 등의 가치를 심어주면서 베네수엘라를 세계 최대 음악 강국으로 만드는 데 일조했다.
‘엘 시스테마’가 배출한 세계적인 음악가만 해도 한두 명이 아니다. LA 필하모닉 상임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Gustavo Adolfo Dudamel Ramirez)을 비롯해 베를린 필하모닉 최연소 더블베이스 연주자 에딕슨 루이즈(Edicson Ruiz) 등도 이곳 출신이며, 해외 공연까지 다닐 정도로 인정을 받고 있는 오케스트라도 있다. 베네수엘라의 이 실험적인 음악교육이 좋은 반응을 불러오자 지금은 세계 각국의 사회 개혁 프로그램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
충주종합사회복지관에서도 한국의 ‘엘 시스테마’를 향한 꿈이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다. 충주복지관은 평소 문화를 접하기 어려웠던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악기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한편, 만8~12세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12개월 동안 2만 원(개인당 정부지원금 18만 원)의 저렴한 비용으로 교육을 해주고 있다.
충주종합사회복지관 이상도 관장은 “어렸을 때 많은 문화적 경험을 한 친구들이 커서 어려움이 닥쳐도 문제 해결력도 크고 다양한 창의성을 발휘해서 환경에 잘 적응해서 살아 갈 수 있는 사람이 된다고 생각해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며 창단 취지를 밝혔다.
이곳에선 현재 총 174명 아이들이 활동 중이다. 아이클래식 아이들은 월 4회의 악기 연주(바이올린, 첼로, 플룻, 피아노, 우쿨렐레)와 매주 한 번의 정서순화교육(음악치료 합주), 정기연주회 관람, 향상음악캠프 등의 활동을 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복지관 행사, 어버이날 행사, 지역주민을 위한 영화상영 음악회 등 각종 행사에 참여하면서 꾸준히 실력을 알려가고 있다.
이 관장은 “사업을 시작한 지 몇 개월밖에 안 됐는데,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아이들의 장래는 물론 지역사회에도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해 앞으로 사업을 더욱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이들도 악기를 접하고 난 뒤 하나둘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이클래식 오케스트라에서 플룻을 배우고 있는 장민석 군은 “플룻을 처음 접해봤는데 소리도 좋고 배우면서 호흡도 좋아졌다.”며 “악기를 배우고 난 뒤로는 화가 나는 일이 있어도 호흡을 조절하며 참게 된다.”고 말했다.
장 군은 이어 “다른 친구들과 합주하는 것도 재미있고 부모님도 제가 직접 연주하는 것을 보시고는 매우 좋아하셔서 앞으로도 계속 배우고 싶다.”고 덧붙였다.
악기를 다루는게 어렵지 않냐는 질문에 조혜진 양은 “솔직히 처음에 정말 어려웠는데 꾸준히 연습하다보니 지금은 계이름도 다 외웠고 악보도 볼 수 있다.”며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것 같아 신기하다.”고 말했다.
조 양은 특히 “예전에는 이런 클래식 음악하면 고급문화로 접하기 힘들었는데 직접 접해보니까 나도 충분히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아이클래식을 이끌고 있는 김정인 단장은 “음악이라는 도구를 통해서 아이들의 꿈과 희망과 미래를 설계할 수 있고 음악과 소통하는 법을 가르치고자 노력중”이라며 “음악을 통해서 소통과 배려를 배우고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다만, 다소 열악한 환경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했다. “아직은 시설이 열악한 편이라 충분한 실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프로그램이 1년 단위 계약으로 이루어지는데, 종료 뒤에도 아이들이 계속해서 음악적으로 성장해갈 수 있도록 추가적인 예산 지원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전국에 확산되는 아동·청소년 오케스트라 교육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전국 오케스트라 현장에서 활동하는 강사 500명에 대한 연수 프로그램 운영과, 교수법 연구, 교보재 개발을 비롯해 기부금 유치 등 현장 운영 매뉴얼 개발도 함께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문화부는 아울러 교육과학기술부, 보건복지부 등 부처 간 협력과 역할 분담을 체계화하는 한편 기업, 지자체, 음악 대학 등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감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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