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인 아이들에게 케이팝 선물하고 왔어요~” | news | 2012-08-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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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 우즈베키스탄 고려인과 함께하는 청소년 해외자원봉사
“처음 보는 우리를 천진난만한 웃음으로 맞아주는 아이들과 손주처럼 따뜻하게 대해주시는 어르신들을 보니 무척이나 친근하게 느껴졌어요. ‘내가 여기 있는 동안은 한국에서 온 고3수험생이 아닌 무한한 사랑을 나누고 헌신하는 봉사자여야 한다.’는 생각을 늘 머릿 속에 갖고 있었습니다.”
우즈베키스탄 고려인 집성촌에서 자원봉사에 나선 ‘드림(Dream) 드림 봉사단’의 단원 김대원(서울디지텍고등학교 3학년)군의 말이다. 18명의 청소년단원과 2명의 지도자로 구성된 ‘드림(Dream) 드림 봉사단’은 지난 7월 23일~8월 1일, 8박 10일 동안 고려인 집성촌인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인근 ‘이크’마을에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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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림(Dream) 드림 봉사단’이 우즈베키스탄 고려인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이는 여성가족부가 지난 2005년부터 자원봉사기관 7곳을 통해 꾸준히 진행중인 청소년해외자원봉사단 프로그램 중 하나로, 이번 프로그램은 한중앙아시아교류진흥회(프렌드아시아)이 주관했다.
이번 해외자원봉사단에 선발된 126명의 청소년들은 우즈베키스탄을 비롯해 캄보디아, 베트남, 라오스, 필리핀 등 총 5개국에 파견돼 봉사활동을 펼쳤다. 필자도 봉사단에 선발돼 우즈베키스탄 봉사활동에 참여하게 됐다.
우즈베키스탄 고려인과 함께한 이번 봉사활동은 이크마을의 IT센터(2011년 삼성에서 지어줬다) 및 마을회관에서 우즈베키스탄 취약아동과, 고려인 아동,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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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어 배우기 정말 재미있어요~!” 우즈베키스탄 고려인 아이들이 한글이 씌어진 글자판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봉사는 미술, 행복치료, 수학, 음악, 보건안전, 체육, 언어, 과학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교육봉사와 화단 가꾸기, 나무의자 제작 등의 노력봉사로 나눠 진행됐다. 모든 수업은 현지인들이 사용하는 러시아어로 진행됐는데 봉사자들은 능숙한 솜씨는 아니었지만 최선을 다해 러시아어를 구사해가며 모두가 집중할 수 있도록 수업을 이끌어갔다.
봉사단원 대표 이종렬(강원대학교 윤리교육과 3학년)씨는 “봉사를 하러오기 전가지는 후진국의 이미지와 문화적 혜택을 받지 못한 어려운 사람들의 모습만을 생각했는데, 그건 그저 편견에 불과했다.”며 “아이들의 열성적이고도 진지한 태도에 적잖이 감동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러시아어를 좀더 공부했더라면 의사소통이 더욱 원활했을 것”이라며 사전준비 부족을 아쉬워했다.
그런가 하면 수업에 참가한 고려인들의 진솔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고려인 윤복순(60세) 할머니는 강제이주 당시 힘들었던 상황을 떠올리며 “몸은 비록 우즈베키스탄에 살고 있지만 손녀에게는 항상 ‘너는 한국인이다’라고 이야기해주곤 한다.”며 가슴아픈 사연을 들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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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크회관의 박 에두아르드 회장은 “고려인들은 아무리 한국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다.한국의 모습을 보고싶으니 비디오 영상을 보내주시면 좋겠다.”며 한국에 대한 아낌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
이크회관의 박 에두아르드(71세) 회장은 “한국에서 저희를 잊지 않고 직접 찾아와서 교육도 해주고,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니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봉사단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박 회장은 이어 “88년도에 올림픽을 하기 전까지 강제 이주해온 우리 고려인들은 한국이 어떻게 생겼는지조차도 모르고 살았다.”며 “88 올림픽을 통해 한국이 널리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곳곳에 널리 퍼져 살고 있는 200개의 민족이 비로소 한국이 어떤 나라이고 한국사람들은 어떻게 생겼는지 알게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한국을 항상 가슴 속에 품고 있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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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인 아이들이 K-POP춤을 따라 하고 있다. |
아이들이 가장 흥겨워한 수업은 K-POP 음악 수업이었다. 무대 앞에서 선생님이 K-POP에 맞춰 춤을 추자 아이들도 열심히 따라 추기 시작했다. 수업이 끝난 뒤 쉬는 시간에도 아이들의 열정은 멈출 줄 몰랐다. 삼삼오오 밖으로 나와 음악을 틀고 춤을 추며 매우 좋아하는 모습이었다.
음악 수업을 담당했던 김유리(충남대학교 3학년)씨는 “언어가 잘 통하지 않았지만 아이들이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동작 하나하나를 보고 따라하며, 가르쳐주지도 않은 노래도 따라불러서 매우 뿌듯했다.“며 “서로 언어와 문화가 다른 사람들끼리 함께 지내는 동안 이질감을 버리고, 한핏줄이라는 생각을 더욱 굳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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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업에 참여한 예르지기 군과 율리야 양 |
한국 걸그룹 미스에이의 수지를 좋아한다는 율리야 양은 “한국 상점에서 K-POP을 주로 접하는데 K-POP춤을 배울 수 있었던 음악수업이 제일 반갑게 느껴졌다.”며 “한국어를 잘 못해서 선생님들과 의사소통을 능숙하게 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앞으로 한국어를 더 열심히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동방신기를 가장 좋다는 예르지기 군은 “한국 선생님들이 이곳에 와줘서 정말 고맙다. 한국어를 더 열심히 배워서 잘 하고 싶다.”며 마찬가지로 처음 접한 한국어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
2~3세대 고려인 할머니들도 음악수업이었던 부채춤을 매우 즐거워 하셨다. 예쁜 부채가 마음에 쏙 들었는지 부채에 이름을 적어넣기도 했다. 마지막 문화교류 날에는 곱게 한복을 차려입고 직접 부채춤 공연을 선보여 함께 한 많은 사람들의 박수 갈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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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인 할머니들께서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부채춤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고려인 전문변호사를 꿈꾸고 있다는 봉사단원 고민석(전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1학년)씨는 “차별 속에 살고 있지만 “살아오면서 차별은 생각지 않고 살았다’는 고려인회관의 회장님 말씀이 가슴 아팠다.”면서 “죽기 전에 고국땅을 밟고 싶다는 할아버님의 눈가에 고인 눈물을 보며 훗날 고려인들을 위한 NGO 단체를 설립해 뼈아픈 역사를 가진 우리 민족의 혼을 어루만지고 싶다”고 전했다.
짧은 만남을 마무리하는 시간에는 환하게 웃으며 수업을 하던 아이들도, 어르신들도 모두 울음바다가 돼버렸다. 아이들과 어르신들은 우즈베키스탄 전통방식으로 모든 봉사단원들에게 꽃을 선물하며 아쉬운 작별의 시간을 보냈다.
봉사를 마친 이송은 간사는 “10대들에게는 해외 봉사활동이 앞으로 미래를 그려나가는 데 있어 크게 영향을 미치리라 생각한다. 청소년들이 좀더 열린 사고를 가질 수 있도록 이런 기회를 자주 마련해줘야 한다.”며 10대 청소년들의 도전에 응원을 더했다.
한편, 여성가족부는 이번 봉사활동이 단원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기록해 책자로 출간한다는 계획이다. 또 오는 12월 26일부터 27일까지 1박 2일간 여가부 연합 폐단식을 열고, 활동을 확장해나가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이번 8박 10일간의 봉사활동이 그저 한 순간에 그치고마는 기억이 아닌 모두의 가슴 속에 평생 기억될 수 있는 소중한 오래도록 남길 바란다.
☞ 여성가족부의 청소년국제교류네트워크http://iye.youth.go.kr/default.jsp
☞ 한·중앙아시아교류진흥회(프렌드아시아)
공감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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