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몽골 출신 돌람한드 씨의 신나는 한국생활 | news | 2012-11-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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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성공스토리’] 여성가족부 장관상 수상 돌람한드 씨
‘다문화’에 대한 대한민국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다문화 가정의 한 구성원으로서 참으로 반길 일이다. 사실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성장해온 두 남녀가 만나 하나의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낳아 키운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다문화가정의 1세대를 이루는 결혼이주여성들은 이 쉽지만은 않을 길을 묵묵히 헤쳐나가야하는 큰 과제를 안고 한국땅을 밟는다.
때문에 한국사회에서 모범적인 가정을 이루며, 성공적인 사회생활을 영위해나가는 결혼이주여성들을 만나면 일단 존경스러운 마음부터 든다. 의사소통의 한계 문화적 차이라는 보이지 않는 벽과 싸워가며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를 거둔 ‘여신’들이기 때문이다. 몽골 출신으로 2003년 4월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한국생활을 시작한 결혼이주여성 돌람한드 씨 역시 그런 케이스이다.
돌람한드 씨는 현재 구로화원사회복지관에서 다문화 이해 수업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두 아들의 엄마이기도 한다. 그녀의 행복한 한국 가족생활은 주변 결혼이민자들 사이에서도 아주 유명하다. 그녀는 행복한 가정생활을 하면서도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사회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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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월 여성가족부 주최로 열린 ‘2012 전국다문화가족지원네트워크대회’에서 돌람한드 씨가 여성가족부 장관상을 수상하고 있다.(사진=화원종합사회복지관) |
덕분에 그녀는 지난 9월 여성가족부 주최로 열린 ‘2012 전국다문화가족지원네트워크대회’에서 모범적인 다문화 가정으로 인정받아 영예의 여성가족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 역시 한국생활이 그리 녹록지만은 않았다고 술회한다. 지금부터 돌람한드 씨가 들려준 다문화 가정의 성공적인 한국생활 비법 4가지를 소개한다.
“저라고 낮선 한국생활이 왜 낯설지 않았겠어요. 하지만 한국에서의 제 미래의 삶에 대한 동경과 기대, 설렘 또한 가득했지요. 처음 인천공항에 도착했을 때 시댁 식구들이 마중을 나왔는데, 저를 친절하게 대해주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어요. 이 분들을 보면서 웃으면서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과 믿음이 생겼지요.”
자연스럽게 대화를 풀어나가기 시작하는 돌람한드 씨의 한국어 수준은 가히 수준급이었다. 결혼이주여성인 기자 역시 한국어 공부를 꽤 열심히 한 편이지만 대화를 하다보면 가끔씩 어휘에서 막히고, 발음에서 곤란을 격을 때가 많다. 그런데 돌람한드 씨는 발음부터 문법까지 어느 것 하나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한 한국사람이었다.
몽골에서 온 돌람한드 씨도 처음부터 한국어를 잘 한 것이 아니었다. 처음에 한국에 도착했을 때는 정말 한 마디도 못 하는 수준이었다. 그녀는 “행복한 한국생활을 하려고 하면 먼저 한국어를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성공적인 한국생활의 첫 번째 비법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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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골에선 없는 ‘으’ 발음 때문에 한동안 한국어 발음에 애를 먹었다는 돌람한드 씨의 한국어 수준은 가히 수준급이었다. |
“사실 몽골에는 ‘으’ 발음이나, ‘ㅇ’ 받침이 없다. 그래서 한국어를 발음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예를 들어 ‘코브라, 의자, 강낭콩’ 같은 단어들은 정말 발음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반복적으로 연습하고, TV드라마와 어린이 프로그램으로 독학하면서 한국어 말하기 실력을 점점 늘려나갔다.”
돌람한드 씨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주위에 한국어를 가르쳐주는 곳이 없어 3년 동안 혼자 공부하게 된 것이 독학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독학을 하는 동안 새로운 문제점도 생겨났다. “혼자서 독학하면서 한국어 말하기 실력을 어느 정도 키웠지만 읽기, 쓰기는 거의 하지 못했어요. 바로 그 때 친구에게 사회복지관에서 무료 한국어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는 정보를 듣고 무료로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지요.”
그녀는 “무료인 데다 수업의 질도 좋아 1년 동안 정말 밤낮 없이 한국어를 공부했던 기억이 난다.”며 “타지 생활을 빨리 적응하려면 그 나라의 언어부터 먼저 잘 배워두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몇 년 전만 해도 무료 한국어 교실이 거의 없었는데, 지금은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외국인글로벌센터, 사회복지관 등 다양한 기관에서 무료로 한국어 수업을 쉽게 듣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한국어 공부가 어렵다고 쉽게 포기해버리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녀에게 한국어는 한국에서 살아가는 힘이었다. “결혼이민자들은 발음이 좋지 않아서 오해가 생길 때가 종종 있어요. 그렇게 자주 오해가 쌓이다보면 사실 결혼이민자 본인도 점점 자신감을 잃게 되고, 사람 만나는 것도 싫어지고, 우울증에 빠져요.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한국사회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려면 한국어는 필수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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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람한드 씨는 “한국에서 모두 할 수 있는 모든 경험을 다 해봐라!”라고 강조했다. 사진은 ‘2012 구로구 다문화가족 수기공모대회’ 시상식에서 수상한 모습. 왼쪽에서 4번째가 돌람한드 씨 (사진=화원종합사회복지관) |
돌람한드 씨는 성공적인 한국생활을 위한 두 번째 비법으로 ‘행복한 가정생활’을 꼽았다. 사실 이는 다문화 가정에만 해당되는 말은 아니다. 행복한 가정이 꾸려지지 않으면 그 가족의 구성원들 모두 불안해지고 우울해지는 건 인지상정. 하지만 낯선 땅에서 도착한 결혼이민자들은 행복을 받는 것으로만 ‘착각’하기 쉽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결혼이민자들이 먼저 앞장서서 사랑을 베푸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사랑을 주는 사람이 있어야 사랑을 받는 사람도 존재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기 위해선 가족과 대화를 많이 해야 합니다. 저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한국어를 못하는데도 불구하고 남편과 하루 3~4시간씩은 꼭 대화를 했습니다.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았을 때에는 그림을 그려서라도 대화를 이어나갔지요. 서로 대화를 많이 할수록 이해의 폭도 커지고 사랑도 깊어지더라고요.”
그녀의 남편도 역시 “결혼 초기에 대화를 많이 한 것이 살아가는 동안 큰 도움이 됐다.”며 이에 동의한다. 돌람한드 씨는 “서로간의 이해와 사랑이라는 기초공사가 튼튼하지 못하면 가정이라는 큰 틀이 흔들릴 수 있다.”며 대화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녀의 활발한 사회활동 역시 대화를 통한 가족의 이해가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고 한다.
성공적인 한국생활, 그녀가 꼽은 세 번째 비법은 ‘친구를 많이 사귀는 것’이다. 머나 먼 타국으로 시집온 결혼이주여성들은 누구나 외로움을 느끼게 마련이다. 하지만 돌람한드 씨는 항상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고 반문하다. 스스로 긍정적이고 활발한 성격의 소유자라는 그녀는 “처음 만나는 사람이라도 먼저 다가가 말을 거는 방식으로 수많은 친구를 사귈 수 있었다.”며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친구들에게서 아이디어나 조언을 얻으면 쉽게 풀리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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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원종합사회복지관 정혜선 사회복지사는 “우리 사회가 지속적으로 다문화가족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해나가 제2, 제3의 돌람한드 씨를 키워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그녀가 추천하는 행복한 한국생활의 네 번째 비법은 ‘가능한 한 다양한 일을 경험해 보라’는 것. 요즘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정부의 지원책도 부쩍 많아졌다. 단지 몰라서 혜택을 못 받고 있을 뿐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자신의 파란만장한 경험담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그녀는 지난 2011년 ‘다문화여성연합(http://cafe.daum.net/mcwom)’이라는 온라인 카페를 개설했다. 카페가 개설된 지 1년만에 회원만 936명에 이르렀다. 그녀가 올린 다문화 관련 정보만 총 1,490개에 이른다. 모두 자신이 한국생활을 하면서 터득한 정보들이다. 노래자랑대회에 참여해 수상한 경우도 있었다. 상을 받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한국인으로서의 소속감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했다.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법률 상담도 그녀의 경력 중 하나이다. 한 법률사무소에서 이주노동자를 위한 통번역사로 활동한 덕분에 수많은 이주노동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지킬 수 있었다. 그런가 하면 2010년 2월부터는 외국인들의 동사무소격인 ‘서울시글로벌센터’에서 외국인 상담 업무를 맡기도 했다. 상담을 더 잘 하기 위해서 그녀는 법률조항을 찾아가며 공부했을 정도이다.
현재는 다문화이해 교육강사로 아들이 다니는 초등학교에 출강하고 있다. 돌람한드 씨는 “언제나 감사한 마을을 갖고 이런 활동을 참여해왔다. 이런 활동이 저를 더 행복하게 만들어줬다.”며 “늘 도움만 받는 입장이었는데, 이제 한국 사회를 위해 무언가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뿌듯하다. 우리 아들도 저를 보며 한국이란 나라가 따뜻하고 살기좋은 나라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의 얼굴에 어느새 미소가 묻어났다.
공감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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