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추의 끝에서 만난 진도는 ‘감동’ 그 자체였다 | news | 2012-11-16 |
[공감코리아 정채기자단 정책탐방] 진도 문화탐방
진도는 듣던대로 정말 볼거리가 많은 섬이었다. 지난 10월 31일~11월 1일, 1박2일간의 일정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공감코리아 정책기자단과 사진기자단 18명이 진도 탐방에 나섰다. 우리의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진도의 문화명소를 둘러보는 일정이었다.
첫째 날은 남도 전통문화의 본류라 일컬어지는 국립남도국악원에서 사물놀이와 진도아리랑, 강강술래를 배우며 우리 전통문화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을 가진 뒤 국악원 숙박동에서 하룻밤을 묵고, 둘째 날은 진도의 문화유적지를 둘러봤다.
국립남도국악원(이하 국악원)이 운영하고 있는 사랑채 숙박동에서 보낸 하룻밤은 도심에서는 느낄 수 없는 맑고 정갈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맑은 날이면 국악원 앞으로 펼쳐진 다도해 너머 제주도까지 볼 수 있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곳이었다. 다양한 국악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국악원은 국악체험을 이용하는 사람들에 한해 사랑채 숙박을 허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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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남도국악원이 운영하고 있는 사랑채 숙박동은 2인1실 20실, 6인실 12실, 8인실 4실 총36실 148명이 이용 가능하다. 맑은 날이면 국악원 앞으로 펼쳐진 다도해 너머 제주도까지 내려다 보인다. |
진도 문화탐방으로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신비의 바닷길이었다. 고려시대 옥주골로 불렸을 만큼 기름진 땅을 자랑하고 있는 진도는 고려시대 삼별초, 조선시대 정유재란의 아픈 역사를 고스란히 가진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에게 진도는 아픈 역사보다는 현대판 모세의 기적이라는 ‘신비의 바닷길’이 먼저 떠오른다.
진도 신비의 바닷길은 1975년 주한 프랑스 대사 피에르 랑디씨가 진돗개를 찾아 여행하던 중 바닷길이 열리는 현상을 목격하고 프랑스 신문에 소개하면서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매년 이 현상을 보기위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인파가 몰려드는 이곳은 전국 10대 축제 중 하나로 선정되어 음력 2월 초 또는 보름을 전후해 바닷길이 열리는 시기에 축제가 개최된다.
신비의 바닷길은 진도군 고군면 회동리와 의신면 모도리 사이 약2.8km 가 조수간만의 차이로 수심이 낮아질 때 바닷길이 드러나는 현상으로 40여m의 폭으로 똑같은 너비의 길이 드러나기에 더욱 신비스럽게 느껴지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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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비의 바닷길에서 만나는 황금어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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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비의 바닷길이 열리지 않는 아쉬움을 사진에 담고 있는 정책기자단 |
바닷길이 열리고 속살이 드러나면 황금어장이 눈앞에 펼쳐지며 바다의 속살을 걸어 볼 수 있다. 하지만 기자단이 신비의 바닷길을 찾았을 때는 물때가 맞지 않아 바닷길이 열리는 현대판 모세의 기적은 볼 수가 없어 아쉬웠다
진도 탐방에 참가한 정혜윤(정책기자) 양은 “신비의 바닷길에 대해 많이 들어봤고 내심 기대를 했던 곳인데 바닷길이 열리지 않아 아쉽다. 하지만 상상만해도 장관일 것 같다. 정책기자 활동을 하면서 다른 정책기자들을 만날 기회가 별로 없는데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즐겁고 마지막 탐방이 진도여서 더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며 소감을 전했다.
진도 문화해설을 담당했던 박정택 씨는 “풍광수토가 아름다울 뿐 아니라 산수가 화려하고 인심도 좋다.”며 진도를 한 마디로 설명했다. 여러 가지 볼거리가 많지만 조선시대 남종화의 대가인 소치선생에 대해 알 수 있는 ‘운림산방’을 진도 최고의 여행지로 추천한 그는 두 번째 탐방장소인 ‘운림산방’으로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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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림산방 기념관에서 문화해설사 박정택 씨의 해설을 열심히 듣고 있는 기자단들 |
운림산방은 조선후기 남종화의 대가로 불리는 소치 허련이 말년에 서울생활을 그만두고 이곳에서 돌아와 거처하며 그림을 그리던 화실의 당호이다. 소치 허련부터 5대에 걸쳐 대가들이 탄생한 곳으로 기념관에는 그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소치 허련 선생은 1808년 진도읍 쌍정리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그림에 재주를 보였으며 28세부터 해남 대둔사 일지암에서 기거하던 초의선사에게서 가르침을 받고, 30대 초반 그의 소개로 서울로 가 추사 김정희에게서 본격적인 서화수업을 받아 남종화의 대가로 성장했다.
왕실의 그림을 그리고 여러 관직을 맡기도 했지만, 김정희가 죽자 서울생활을 청산하고 고향인 진도에 내려와 운림산방을 마련하고 그림에 몰두했다. 소치 선생에게서 시작된 운림산방 특유의 화풍은 그의 제자들에게 전해져 지금까지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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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해설사 박정택 씨. 열심히 설명을 듣고 기록을 하는 기자단의 모습이 열정적으로 느껴졌다고 했다. |
하지만 운림산방은 우리에게 영화 ‘스캔들-조선남녀 상열지사’에서 조원(배용준역)과 숙부인(전도연역)이 뱃놀이를 통해 첫 만남의 장면이 촬영된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아침, 저녁으로 이곳에 위치하고 있는 첨찰산 중턱까지 안개가 구름숲을 이루고 있다고 해서 붙여진 ‘운림산방’이란 이름에 걸맞게 4대 허문 선생이 안개작가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더운 여름 시들지 않는 붉은 백일홍과 수련이 피어 운치를 더했던 운림지는 어느새 코끝으로 전해지는 쌀쌀한 기운이 다른 계절에 와 있음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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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스캔들-조선남녀 상열지사’가 촬영된 운림지 |
마지막 일정으로 진도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진돗개를 보기 위해 진돗개사육장을 방문했다. 천연기념물 53호로 지정돼 있는 진돗개는 신비의 바닷길 그리고 진도홍주와 함께 진도를 대표하는 3대 명물이기도 하다. 타 지역으로 팔려가서도 진도로 다시 되돌아올 만큼 영리하고 충성심이 강한 진돗개와 관련된 일화는 고전이 됐을 만큼 유명한 이야기이다.
마침 진돗개 훈련장에서 진돗개의 멋진 묘기들을 볼 수 있었다. 진돗개 사업소에서 잘 훈련된 진돗개는 훈련사에 구호에 맞춰 일부러 절뚝거리며 걷는 시늉도 하고 점프를 뛰기도 하고, 좌우로 구르기도 하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특히, 훈련사가 애국가를 부르자 태극기를 게양하는 모습이나, 비롯해 냉장고 안에 있는 음료수를 꺼내오기도 하는 등 정말 갖가지 재주를 부리는 모습은 절로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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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문 환영 현수막과 함께 각종 묘기시범을 보이고 난 뒤 포즈를 취해주는 진돗개 ‘강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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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저기서 플래시 세례가 터지며 기자단의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는 진돗개 |
전흥진(정책기자) 씨는 이번 탐방에 대해 “호남의 손꼽히는 관광1번지 진도는 직접 와보니 들었던 것보다 더 생생하고 안 왔으면 정말 후회할 뻔했다.”며 “운림산방에서 소치 허련선생에 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고 무엇보다 진도에서 체험한 우리 전통문화가 의미가 있었고 정말 감동적이었다. 진도의 재발견이라고 하고 싶다.”며 흥분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이 밖에도 낙조로 유명한 셋방낙조전망대를 비롯해 이충무공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는 이충무공 전적비 등도 진도를 대표하는 관광명소이다. 만추가 깊어가는 계절의 끝에서 만났던 진도는 새롭고 흥분된 경험이었다. 우리 문화의 중요성과 소중함을 진도의 수려한 풍광과 함께 가슴깊이 담고 돌아오는 길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다’는 말로 그 감동을 대신하련다.
공감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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