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심이 곧 희망으로" 어느 학대아동의 꿈 | news | 2011-11-15 |
"몸과 마음이 꽁꽁 얼어버린 16살,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는다는 건 너무 먼 이야기였고 사치였습니다."
A대학 사회복지학과에 다니고 있는 은영(가명)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죽음'까지 생각했던 방임 아동이었다.
11살 때 부모가 이혼하면서 은영이는 또래 친구들과 다른 생활을 해야 했다.
학교가 끝나면 어머니가 운영하는 작은 세탁소에서 손빨래, 다림질, 재봉틀 등 어른 몫을 해야 했고 매 끼니는 수제비로 때워야 했다. 가끔은 배를 주린 채 차가운 세탁소 한구석에서 두꺼운 옷에 이불까지 뒤집어쓰고 잠을 자야 할 때도 있었다.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할 때는 힘든 현실을 잠시 잊을 수 있었다. 그러나 어머니는 인문계 진학을 원했던 은영이의 바람과 달리 가까운 실업계 고등학교만을 고집했고 결국 은영이는 2008년 가출해 청소년보호기관인 그룹홈에 입소하게 됐다.
은영이가 집 밖에서 처음으로 느낀 건 사람들의 따뜻한 관심이었다. 야간자율학습을 끝내고 돌아오면 반겨줄 사람이 있었고 좋은 성적을 받아오면 칭찬해줄 누군가가 생겼다는 사실에 은영이는 무척 행복했다.
어엿한 대학생이 된 은영이는 이제 국제NGO(비정부단체)에서 활동하는 자신의 모습을 그린다. 자신이 받은 행복을 누군가에게 꼭 돌려주는 일, 이것이 바로 지금 은영이가 꿈꾸는 미래다.
1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학대 건수는 5천657건으로 2005년(4천633건)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아동학대 행위자의 대다수(83%)는 아동의 부모다. 학대 사례가 늘고 있지만 적발과 사후조치가 쉽지 않은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복지부는 15일 서울 코엑스에서 세계 아동학대예방의 날을 맞아 '스톱&러브(STOP & LOVE)'라는 주제 아래 기념행사를 열고 아동권리 주간 행사도 함께 개최한다.
이번 행사에서는 아동학대 관련 유공자 장관 표창과 함께 학대 아동의 성장기 발표 순서가 마련되며 아동학대 근절을 위한 퍼포먼스도 진행될 예정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행사를 통해 우리 아이들의 권리와 보호책임에 대한 인식을 한층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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