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흑룡부대, 서북도서 어르신에 붕어빵 구워드려

"따뜻한 붕어빵이 참 맛있네."

뭍에는 흔한 붕어빵을 백령도에만 평생 산 김영래(85) 할머니는 5일 처음 맛 봤다. 서북도서 지역을 방어하는 해병대 흑룡부대(6여단) 장병들 덕분이다. 흑룡부대는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을 앞두고 5~8일 나흘 간 백령도와 대청도, 소청도에 거주하는 지역 어르신들에게 붕어빵을 직접 구워 나눠줬다. 이른바 '사랑의 붕어빵' 행사를 가진 것이다.

서북도서에 붕어빵 제조기를 들여온 것은 해병대가 최초다. 해병대 관계자는 "흑룡부대 간부들이 자비 80여만원을 모아 밀가루 반죽과 단팥을 주문하고 붕어빵 기계를 무상으로 빌렸다"고 밝혔다.

명절을 가족과 함께 보내지 못하는 서북도서의 어르신들에게 해병대원들은 손자나 다름 없다. 행사 기간 동안 흑룡부대 장병들은 사회복지시설과 국가유공자ㆍ독거노인 가구 등을 돌며 붕어빵을 대접한 것은 물론, 말벗이 돼주고 안마도 해주며 외로움을 덜어줬다.

김 할머니는 8일 "육지에 있는 아들ㆍ손주들에겐 미안하지만 명절뿐 아니라 수시로 와 청소도 해주고 함께 얘기도 나누는 해병대 손주들이 더 반가운 게 사실"이라며 웃었다. 행사에 참여한 이 부대의 이상배(37) 중사는 "비록 육지에 있는 가족들과 명절을 함께 보낼 수는 없지만 지역 주민과 함께 따뜻한 명절을 보낼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흑룡부대는 설 연휴엔 부대별 합동 차례를 지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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