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희귀병 아내 위한 난치병 남편의 절절한 思婦曲 | news | 2013-05-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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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귀병 아내 위한 난치병 남편의 절절한 思婦曲 (서울=연합뉴스) 현경석 나사렛대 객원교수는 자작곡 '그대는 모르오'에서 시력을 잃어가는 한 남자가 난치병을 앓는 아내를 곁에서 바라보며 느끼는 애절한 사랑을 담았다. 사진은 현교수가 아들 진서군을 안고 아내 변영진씨와 함께 찍은 사진. 2013.5.20 << 사회부 기사 참조. 현경석씨 제공 >> photo@yna.co.kr |
현경석 교수,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 '그대는 모르오'
"저 파란 하늘이 내 눈을 만지면 내 서러운 맘 모두 잊을까. 저 하늘의 별이 내 안에 놓이면 내 두려운 맘 모두 버릴까…."
병원 응급실에 누워 노래를 듣던 아내 변영진(39)씨의 눈가에 이슬이 맺혔다. 온몸이 굳어 말 한마디 할 힘조차 없지만, 남편 현경석(42) 나사렛대 교수가 직접 만든 곡을 듣고 또 들었다.
변씨는 크론병에 베체트병, 강직성 척추염까지 앓는다. 이름도 생소한 희귀병이 동시에 변씨를 덮친 건 20년도 훨씬 지난 일이다. 세균과 싸워야 할 자가면역체계는 이미 정상적인 신체 기능을 파괴한 상태다. 크론병과 베체트병은 각각 장(腸)과 혈액에 염증질환을 일으켜 현재 대장을 거의 다 떼어냈다. 서울 강남 세브란스 병원을 오가며 투병 중이다. 10대 때부터 병마와 싸우느라 키는 고작 147㎝밖에 자라지 않은 그녀는 최근 힘든 투병 생활로 체중이 33㎏으로 줄었다.
현 교수는 2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아내를 데리고 수시로 들른 병원이지만 이번은 유독 상태가 좋지 않다"며 울먹였다.
설상가상 그 역시 난치병을 앓고 있다. 망막 기능이 점점 퇴행해 시야가 좁아져 최악에는 실명할 수도 있는 '망막색소변성증'이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 극중 여주인공이 앓은 희귀성 안과 질환이다.
현 교수는 "증상이 심각해지면 한 줌의 빛만 보이는 터널 안에 갇힌 것처럼 된다고 하더라"면서도 "일상생활이 조금 불편할 뿐 아직은 괜찮다"고 했다.
그의 시야 각도는 현재 5∼10도 정도만 남았다. 눈에 들어오는 빛의 양이 적어 밝은 곳에서 어두운 곳으로 이동하면 한참 동안 헤매다가 벽 등과 부딪치기 일쑤다.
자작곡 '그대는 모르오'에서 그는 시력을 잃어가는 자신이 난치병 아내를 곁에서 바라보며 느끼는 애절한 사랑을 구구절절 담았다.
이 노래는 성악가인 고한승 한양대 겸임교수가 불러 작년 12월 음원으로 출시했다.
대학에서 사운드디자인 과목을 가르치는 현 교수는 경희대에서는 포스트모던음악학과 객원교수로 강단에 서기도 했다.
그는 20대 시절 현신우라는 가명으로 두 장의 앨범을 내고 방송 활동을 했던 가수 출신이다. 그러다가 호주 시드니로 음악 공부를 떠나 석사학위를 따고 와선 후학 양성에 스튜디오 엔지니어, 보컬 트레이너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현 교수는 아내를 교회에서 처음 만나 사랑에 빠졌다고 한다.
먼발치에서 지켜보던 그녀가 난치병 환자라는 사실을 알았지만 개의치 않았다. 교제 7개월 만인 2010년 1월 결혼에 골인했고 이듬해 아들을 얻었다.
그는 "아이를 낳으려면 정기적으로 맞던 면역억제주사를 끊어야 해 아내가 임신기간 겪은 고통은 이루 말하기 힘들었다"며 "나는 출산에 반대했지만, 엄마가 되고 싶어하는 아내의 바람을 꺾을 수 없었다"고 사연을 전했다.
지난 19일 대한장연구학회가 서울 호원아트홀에서 연 '힐링토크 콘서트'에는 크론병 환자를 둔 가족들이 한데 모였다.
현 교수의 사연을 담은 영상과 함께 고한승 교수의 '그대는 모르오' 공연이 이어졌고 아트홀은 눈물바다가 됐다.
현 교수는 "아내는 오히려 내 병이 완치될 거라 힘을 주고 있다"며 "평생 사랑하고 의지하며 서로 지켜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 병상에 누운 아내 곁에서 또 다른 노래를 쓰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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