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은 목욕탕이 고창 주민들을 행복에 빠뜨렸다 | news | 2013-05-29 |
고창군 생활밀착형 사업 ‘눈길’…주민센터 부지 활용 ‘작은 목욕탕’ 건립
목욕탕에는 허물들이 하얗게 흘러간다
냄새는 하수구에서 나는 것들을 모두 감싸 안는다
저마다의 껍질들을 벗어버리기가 힘이 들지만
동네 목욕탕에는 시간이 되면 나타나는 죄진 사람들의 발길이 서로에게 민망하지 않게 나타난다
- 양하의 ‘동네목욕탕’
따뜻한 탕에 들어가 고단하게 쌓인 피로를 풀며 삶의 무게를 내려놓는 장소 목욕탕. 이 목욕탕에 가기 위해 전북 고창군 대산면 주민들은 그동안 버스를 두 번이나 갈아타고 읍내로 나가야했다.
전라북도는 이런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대산면 주민자치센터 내 부지에 작은 목욕탕을 마련, 주민들로부터 따뜻한 지지를 받고 있다. 지난 4월 30일 문은 연 작은 목욕탕은 온전히 주민들을 위한 편의시설로서 이곳 주민들의 ‘사랑방’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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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 고창군 대산면 주민자치센터 내 부지에 자리잡은 작은 목욕탕 전경. ‘작은 행복 목욕탕’이라 쓰여진 간판이 온기를 전하는 듯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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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목욕탕은 규모는 작지만 내실있는 시설로 마을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
작은 목욕탕은 문자 그대로 작은 규모의 목욕탕이다. 탕의 크기도 작고, 사우나실의 크기도 작다.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인원도 30명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온탕과 냉탕, 입·좌식 샤워기, 사우나실, 탈의실, 화장실, 보일러실 등으로 이뤄진 작은 목욕탕은 주민들이 이용하는 데 전혀 불편함이 없어 삼삼오오 목욕탕을 찾는 주민들에게 새로운 삶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작은 목욕탕이 문을 연 뒤 일주일에 한 번씩 목욕탕을 찾는다는 이범준 할아버지는 “예전에는 목욕탕에 다녀오려면 5시간이 걸렸어. IMF 이후 시내버스의 운행이 줄어들면서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도 길어지고, 게다가 버스를 두 번이나 갈아타야 하니까 목욕하는 시간보다 이동에 걸리는 시간이 더 많이 걸렸지.”
“하지만 작은 목욕탕이 생긴 뒤에는 목욕탕에도 더 자주 갈 수 있고, 시간도 절약되니 참 좋아. 주민들과 목욕도 함께 하며 이런저런 얘기도 나눌 수 있다는 게 정말 좋아.”라며 작은 목욕탕이 주민들의 새로운 모임장소가 되고 있음에 만족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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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주일에 한 번씩 목욕탕을 찾는다는 이범준 할아버지는 이제 버스를 두 번 갈아타고 목욕탕에 가지 않아도 된다며 만족해 하셨다. |
최근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이 주민자치센터의 남는 공간을 활용해 도서관, 어린이집, 문화시설 등으로 꾸며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작은 목욕탕과 한 부지 내에 있는 대산면 주민자치센터 역시 공간의 일부를 도서관과 문화시설로 꾸몄다. 여기에 목욕탕이 더해진 것. 대산면사무소의 김동원 계장은 “지역 주민들에게 정말 필요한 정책을 찾다보니 작은 목욕탕이 적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군에서 예산을 투자하면서 가장 중점을 두었던 사항은 주민들에게 얼마나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는 것이냐였습니다. 문화시설이나 도서관도 좋지만 어르신들이 많은 고창군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서는 다른 시설을 만드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거기에 가장 부합하는 것이 작은 목욕탕이었습니다.”
그의 판단은 적중했다. 현재 작은 목욕탕의 하루 평균 이용인원은 남자 30여 명, 여자 60여 명 정도로 총 90여 명에 달한다. 처음에는 대산면 주민들만 이용했지만, 입소문이 나면서 지금은 인근 지역의 주민들까지 목욕탕을 이용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주민들의 요구와 예산 활용이 제대로 맞아떨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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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일임에도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작은 목욕탕 |
인근 지역인 고창군 공음면에서 작은 목욕탕을 찾았다는 한 주민은 “전에는 항상 버스를 두번 타고 목욕탕에 갔는데 지금은 자전거를 타고 작은 목욕탕을 찾는다.”며 “자전거를 타고 목욕탕에 오니 농사일을 하다가 동네 경로당에 들리듯 목욕탕에 올 수 있다는 점도 좋고, 이렇게 인근 지역에 사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점도 좋다.”며 작은 목욕탕이 경로당 역할까지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객들은 저렴한 가격에도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고창군과 영광군의 목욕탕 평균 이용가격은 6,000원선. 이에 반해 작은 목욕탕은 65세 이상 노인 및 아동은 1,000원, 일반인은 2,000원, 기초수급자와 장애인은 무료로 이용하는 ‘착한’ 가격을 자랑한다.
이처럼 가격이 저렴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작은 목욕탕은 목욕탕 운영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연료비를 절감하기 위해 공기열 순환펌프 보일러를 사용하고 있다. 공기열 순환펌프 보일러는 경유보일러 대신 전기를 사용해 외부 공기에서 열을 취득, 에너지를 만드는 친환경·에너지절감형 보일러로, 연간 연료비를 1,200만 원대로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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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근 지역 주민들이 찾기 시작하면서 주민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주고 있다. 작은 목욕탕은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까지 겸하고 있다. |
인건비 문제는 자활근로자 및 공익형 노인일자리 인력을 활용해 비용을 절감하고 있으며, 목욕탕의 크기를 키울 수 없는 점을 감안해 남자는 월·수·금, 여자는 화·목·토에 이용할 수 있도록 운영의 묘를 살린 점도 운영비 절감에 한 몫 한다고 한다.
이처럼 작은 목욕탕이라는 주민 밀착형 시설의 건립으로 고창군 대산면에는 작지만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목욕탕에 가기 위해 버스를 두 번이나 갈아타야 했던 주민들은 작지만 큰 행복을 선사해주는 작은 목욕탕의 등장으로 인해 행복을 되찾아가고 있다. 사소한 변화가 가져다준 큰 행복이다.
전라북도는 작은 목욕탕과 같이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5대 생활밀착형 사업을 꾸준히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해 고창군 무장면과 공음면 등 4곳에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작은 목욕탕을 추가로 조성하고, 내년까지 총 9곳(대산, 무장, 공음, 해리, 흥덕, 성송, 고수, 아산, 부안)에 작은목욕탕을 건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감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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