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부터 전국 1,700곳으로 확대…주5일 수업제 맞춰 ‘토요돌봄교실’ 운영 | news | 2012-04-13 |
 #1 : |
22.jpg |
지난 3월, 아들이 초등학교 입학했다. 첫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이라는 기쁨도 잠시, 정규 수업이 끝난 뒤 오후 내내 아들을 맡길 곳이 없어 고민에 빠지고 말았다. 초등학교 예비소집일에 맞춰 정부가 운영하는 ‘온종일 돌봄교실’ 신청을 받았지만, 마침 친정인 중국을 방문하게 돼 기회를 놓쳐버린 터였다.
친정에서 돌아온 나는 곧바로 초등학교에 가서 온종일돌봄교실을 신청하려고 했지만, 이미 마감돼 더 이상 뽑지 않다고 했다. 대기자신청을 할 수 있었지만 거의 자리가 나지 않는다는 소식이 청천벽력과도 같았다. 일단 대기자 신청을 한 뒤 발길을 돌리던 나는 “왜 초등학교 예비소집일에 맞춰 친정을 방문했을까?” 정말 마음 속 깊은 곳에서 후회가 밀려왔다.
다행히 시어머니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아들을 돌봐주실 수 있다고 했다. 한 방송국의 리포터로 활동 중인 나는 다른 일을 모두 접고 금요일마다 하는 촬영에만 몰입했다. 촬영을 하러 가는 날이면 시어머니는 아들을 돌봐주기 위해 인천에서 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타고 4시간이나 되는 먼 길을 달려와야만 했다. 시어머니께는 너무나 죄송스러운 일이었다.
 |
| 돌봄교실에 다니는 아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아들을 온종일 돌봄교실에 보낼 수 있게 된 나는 아들을 안전한 곳에 맡기고 마음 편히 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정말 날아갈 듯이 기뻤다. |
그러던 3월의 마지막주 어느 날 아들의 초등학교에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4월부터 자리가 하나 생겼어 아들이 돌봄교실에 다닐 수 있다는 소식이었다. 나는 이제 아들을 안전한 곳에 맡기고 마음 편히 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정말 날아갈 듯이 기뻤다.
이런 일련의 일을 겪고난 뒤 나는 ‘돌봄교실’이 얼마나 소중한 지 온몸으로 깨닫게 됐다. 만약 돌봄교실이 없으면 전국 수많은 직장맘들이 직장을 포기해야 할 것이다. 직장을 포기하지 않고 다른 해결책을 찾았더라도 마음 편하게 회사에 다닐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돌봄교실을 이용한 이수아 양의 어머니도 “돌봄교실 덕분에 편하게 일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이 양의 어머니는 “학교 정규수업이 끝난 뒤 피아노, 미술 등 각종 학원 순례를 시킨다 하더라도 워낙 험한 세상인 탓에 8살 딸내미를 홀로 순례하게 놔둘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고 오후 내내 집에 홀로 있으라고 할 수도 없고 막막했다.”며 돌봄교실을 누구보다 반겼다.
그는 “사실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직장을 그만두는 엄마들을 주변에서 많이 봤죠. 저 역시 그런 고민을 여러 차례 했다.”고 고백했다. 그녀는 그러면서 “딸이 다니고 있는 초등학교에는 돌봄교실이 설치돼 다행이었다. 부모가 아이를 찾을 때까지 돌봐주는 데다 간식과 저녁식사, 그리고 숙제 및 학습지도까지 챙겨주니 직장맘인 저를 위해 하늘이 내려준 값진 선물 같다.”며 만족해했다.
 |
| 돌봄교실을 이용 중인 이수아(7) 양. 이 양의 어머니는 “돌봄교실이 아니었다면 직장을 포기했을 지도 모를 것”이라며 “돌봄교실은 직장맘들을 위해 하늘이 내려준 선물”이라고 표현했다. |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돌봄교실은 지난 2009년 ‘종일돌봄교실’로 시범 운영된 뒤 2011년에는 전국에서 6,639개의 초등돌봄교실이 운영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운영시간을 22시까지 연장한 ‘엄마품 온종일 돌봄교실’ 1,000곳을 운영 중이다.
교육과학기술부 방과후학교팀 문진철 교육연구사는 “맞벌이를 하는 학부모들의 호응이 매우 높은데, 이는 자녀들이 방과 후부터 부모 귀가 시까지 돌봄과 교육서비스를 받게돼 맞벌이 부부들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문 연구사는 “특히, 돌봄교실을 통해 사교육비도 경감될 뿐만 아니라, 자녀를 돌보아 줄 사람이 없어 출산을 미루는 사람들에게도 저출산 문제를 해소해줄 수 있는 좋은 제도로서 평가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jpg) |
| 서울 구로구 구로동에 위치한 영서초등학교는 2011년부터 3개 반의 돌봄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운영 시간은 정규수업 후 오후 8시까지다. |
실제 돌봄교실에 다녀온 아들도 다행히 그곳에서의 생활이 즐거운 듯했다. “돌봄교실에 가는 건 정말 재미있어요. 지도 선생님도 있어서 모른 것을 물어볼 수 있거, 친구들이랑 같이 숙제도 하고, 공부도 하고, 어울려서 놀기도 해요. 그리고 맛있는 간식도 먹을 수 있어요.”
실제 현장을 확인해보기 위해 아들이 다니는 서울 구로동 영서초등학교를 찾아가봤다. 영서초등학교는 지난해부터 돌봄교실 3개 반을 운영 중이다.
영서초등학교 돌봄교실은 학기 중에는 정규수업 후 오후 8시까지 운영하고 있으며, 방학 중에는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하고 있다.
영서초등학교 돌봄교실 유희수 교사는 “돌봄교실에서는 방과후 수업을 신청한 학생의 스케줄에 맞춰 주로 학교관련 과제물 지도, 숙제 지도, 받아쓰기 및 한자 지도 등을 진행 중”이라며 “요일마다 다양한 독서활동, 전래놀이, 속담풀이, 미술활동, 신체수업 등 테마를 정해 요일별 활동을 하고 있어 아이들에게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
 |
| 영서초등학교 돌봄교실 유희수 선생님이 학생에게 받아쓰기 지도를 하고 있다. |
오후 3시가 되면 간식지도 및 휴식 시간도 갖는다. 또한 저녁 늦게까지 일을 해야하는 맞벌이 자녀는 저녁식사까지 책임지고 있었다. 유 교사는 “우리 돌봄교실에서는 침대도 하나 배치되어 있어 아이들이 아플 때나 힘들 때 누어서 쉴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책 읽기를 좋아한다는 박혜리 양은 “돌봄교실에는 여러가지 재미있는 책이 많아서 정말 좋다. 숙제를 다 마친 후에는 원하는 책을 골라서 읽을 수 있어 대만족”이라며 방긋 웃었다. 실제로 영서초등학교 돌봄교실에는 동화책부터 과학책까지 다양한 종류의 책이 약 300권 정도 배치돼 잇었다. 아이들이 자유활동을 할 때 자기가 원하는 책을 선택해서 편하게 읽을 수 있다.
정환희 학생은 “돌봄교실에서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혼자가 아니 친구들과 함께 활동하는 게 가장 재미있다.”며“"만약 돌봄교실에 다니지 않았다면 혼자 집에서 숙제를 해야 했을 것 ”이라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
| 유희수 선생님이 학생에게 간식을 나누 주고 있다. 저녁 늦게까지 일을 해야하는 맞벌이 자녀는 저녁식사까지 책임져준다. |
학부모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이혜진 양의 어머니는 “돌봄교실에 1년 내내 안심하게 아이를 맡길 수 있어서 가장 좋다. 방학 때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며 “몰랐던 친구들도 많이 사귈 수 있고, 어울려서 놀 수 있어 사회성 함양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수아 양의 어머니는 “맞벌이 부부가 늘고 있는 추세임을 감안할 때 앞으로 전국 각 초등학교에서 돌봄교실이 더욱 활성화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녀는 또 “1~2학년반만 운영할 것이 아니라, 초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돌봄교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확대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 정환희(7)군은 “돌봄교실이 없었다면 집에서 혼자 공부해야 했을 것”이라며 “돌봄교실에서 숙제도 하고 선생님 지도도 받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
한편, 교육과학기술부는 올해에도 지속적으로 돌봄교실을 확대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우선, 초등돌봄교실은 6,868교실로 확대하고, 야간까지 운영하는 엄마품 온종일 돌봄교실은 1,700교실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또 주5일 수업제 전면 자율시행에 따라 나홀로 아동이 방치되지 않도록 수요가 있는 초등학교를 모두 지원해 토요돌봄교실을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문진철 교육연구사는 “소외계층 자녀의 보호 및 교육 지원 확대로 맞벌이 및 저소득층 가정의 사교육비 부담 완화된 뿐만 아니라 종일 돌봄교실 운영에 필요한 인력을 채용함으로써 고학력 경력단절 여성 등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공감코리아
 |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