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기능인의 미래가 되겠습니다!" | news | 2013-08-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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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회 국제기능올림픽’ 금메달·MVP 동시 석권한 원현우 씨
“이제 도전의 의미를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목표를 세우고 최선을 다하면 뭐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지난 7월 2∼7일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제42회 라이프치히 국제기능올림픽’에서 철골구조물 종목을 석권한 원현우(22·현대중공업) 선수의 얼굴에 자신감이 묻어나왔다.
“지금까지의 꿈은 국제기능올림픽 금메달이었지만 이제 꿈이 한 단계 더 높아졌습니다.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인정받는 명장이 돼 세계적인 엔지니어가 되겠습니다!”
원현우 선수는 제42회 국제기능올림픽 대회 철골구조 종목에서 100점 만점에서 98.94점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여기에 더해서 46개 종목에 참가한 53개국 1,027명의 출전선수 중 최고 점수를 받아 대회 MVP로 선정돼 ‘알버트 비달상(Albert Vidal Award)’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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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42회 국제기능올림픽’ 철골구조물 종목 금메달리스트인 원현우 선수가 대회 MVP에게 수여하는 앨버트비달 상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철골구조물 분야의 대회 MVP는 사상 최초의 기록이다.
그만큼 철골구조물은 심사위원들의 점수가 박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 분야 참가선수들의 평균 점수가 70점대인 것만 봐도 원 선수의 기량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원 선수의 본래 종목은 철골구조물이 아닌 판금 종목이었다.
지난 대회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한 뒤 철골구조물로 바꿔 새롭게 도전해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다.
이런 보기 드문 우승은 마치 레슬링에서 체급을 바꿔 우승한 기록과 비견된다.
원 우승자는 이처럼 종목을 바꿔가며 기능올림픽 도전을 즐긴 선수이다.
거기에는 그만한 쓰라린 실패가 있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원 선수의 다부진 노력이 뒷받침됐다.
아직도 우승의 감격이 가시지 않은 채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원 선수를 지난 7월 29일 만났다.
원 선수는 중학교를 졸업할 때쯤 진로를 두고 한때 고민했지만 아버지 원종훈(45) 씨가 조언하는 대로 인천기계공고에 진학했다.
어릴 때부터 손재주가 남달랐던 원 선수를 눈여겨 본 것이다.
인천기계공고는 아버지에 이어 원 선수와 동생까지 2대 가족이 다닌 모교이기도 하다.
학교 기능반 출신인 아버지 원종훈 씨는 원 선수에게 판금 기능반을 적극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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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기능올림픽 대회를 앞두고 원현우 선수가 최종 연습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산업인력공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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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기능올림픽을 앞두고 직종을 바꿔 출전하는 선수는 거의 드물다. 원현우 선수는 판금 직종에서 철골구조물 분야로 바꿔 출전해 우승했다. (사진=한국산업인력공단) |
원 선수의 기능올림픽 도전사는 고교 1학년 때 3학년 선배들이 출전하는 전국대회를 견학하면서 시작된다.
2학년 때 첫 출전한 대회에서는 노력에 비해 성적은 초라해 참가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3학년 때는 달랐다.
두 번째 출전한 전국대회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다만, 이어 열린 국가대표 평가전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하며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이처럼 원 선수는 최선을 다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탈락하는 징크스가 있었다.
원 선수는 3학년 졸업을 앞두고 2010년 말 현대중공업에 입사했다.
1년여간 조선 현장에서 경험을 쌓았다.
기능올림픽과는 거리가 멀어지는 듯했다.
그러던 중 현대중공업에서 철골구조물 직종으로 기능경기대회 참가자를 선발하는 평가전을 열면서 원 선수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됐다.
사실 자신의 전공인 판금을 포기하고 철골구조물에 도전하는 것 자체가 무모한 도전이었다.
두 분야는 전혀 다른 직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 씨는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하루 16시간 이상 고된 훈련을 이겨내며 훈련에 몰두했고, 드디어 국가대표 선수로 선발되는 기쁨을 누렸다.
그러나 무리한 훈련과 국가대표 선발에 이은 슬럼프가 한참동안 그를 괴롭혔다.
원 선수는 “당시 힘들었지만 회사의 전담훈련교사와 기능대회 심사위원들이 저의 자질과 노력을 칭찬하며 격려해준 덕분에 국제대회 준비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며 감사를 표했다.
철골구조물 직종은 건축물이나 중장비 등을 축소시켜 도면화된 것을 보고 실제 모형을 만드는 작업이다.
철골구조물 분야는 정확성이 관건이다.
대회에서는 130개의 철골 치수가 주어지는데 여기서 조금이라도 실수가 있으면 구조물 전체에 문제가 생긴다.
원 선수는 이런 어려움을 극복해가며 나흘간 진행된 대회에서 마킹, 절단, 굽힘, 조립 등 여러 작업을 계획된 시간에 완벽하게 완수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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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현우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한 뒤 동료선수들과 환호하고 있다. (사진=한국산업인력공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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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기능올림픽 금메달, 이것은 단순한 메달이 아니라 기능인의 꿈이자 미래이다. |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순간 그는 또 한 번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출전선수 중 최고점을 기록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대회 MVP에 자신의 이름이 당당히 올라있었던 것. 원 선수는 당시의 기억이 떠올랐는지 흥분한 어조로 말했다.
“전광판에 제 이름이 또 오르면서 최고 점수에게 주는 대회 MVP가 저라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기뻤습니다!”
원 선수가 기능올림픽에 왜 그렇게 몰입하고 도전했는지 궁금했다.
그는 “국제기능올림픽은 스포츠 올림픽과는 달리 평생 한 번 도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며, 또 그만큼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점이 매력적”이라며 도전을 거듭해온 이유를 말했다.
원 선수는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목표 달성을 위해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심지어 자신의 전공을 바꿔서라도 목표를 달성했다.
그는 “저는 한 번에 성공한 적이 거의 없습니다.
언제나 실수와 실패를 하면서 새로운 도전을 해왔고, 이런 경험이 성장의 밑거름이 됐습니다.
”라며 자못 어른스러운 어투로 말했다.
원 선수는 고교 졸업 후 대학 대신 취업을 택했지만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다니는 직장에서 우선 최선을 다하며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뒤 야간대학에 진학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요즘 학력보다 능력과 실력을 강조하는 추세에 대해 그는 “이런 변화는 젊은 사람들에게 또 다른 꿈과 희망을 줄 수 있어 환영한다.
”며 자신도 이번 우승을 계기로 기술장인인 마이스터가 되도록 더욱 열심히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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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현우 선수가 국제기능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자, 원 선수가 나고 자란 인천 옹진군 영흥면은 축하 현수막이 내걸렸다. (사진=원현우) |
이와 함께 원 선수는 기능올림픽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더 커지길 기대했다.
그는 “귀국 환영식에서 국무총리님의 환영을 받으며 예전에 비해 달라진 위상을 피부로 실감했지만, 아직도 기능올림픽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 같다.
”며 “기능올림픽은 스포츠 올림픽처럼 고되고 힘든 훈련을 통해 출전하는 국제대회인 만큼 많은 젊은이들이 도전하고 이를 통해 자신의 꿈과 능력을 키우고 발전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한편, 지난 7일 폐막한 ‘제42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서 대한민국은 12개 금메달, 5개 은메달, 6개 동메달을 따 52개국 참가국중 종합우승을 차지하며 2007년 이후 4연패 위업을 달성했다.
이를 계기로 숙련 기술장인들이 제대로 대접받는 사회가 되길 기대한다.
무엇보다 원현우 같은 우수한 기능인이 있는 한 기술한국의 미래는 매우 밝아 보인다.
헤어지면서 악수를 하며 내미는 원 선수의 묵직한 손은 고된 훈련과 연습을 증명이라도 하듯 투박했지만 힘있고 믿음직해 보였다.
공감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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