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문화가정 절반은 경제불안상태-별거중 | news | 2012-05-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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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법률상담소, 지난해 상담통계 분석
절반 가까운 다문화가정이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혼가정 비율은 53.4%에 달하고 전혼 자녀와의 갈등도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문화 가정 전체의 49.7%가 별거 중이기도 했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가 지난해 다문화가정 상담통계를 분석해 발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7일 밝혔다.
상담소 관계자는 "다문화가정 이혼상담 건수는 37.3%나 증가해 다문화가정의 갈등이 심각한 수준에 다다르고 있다"고 말했다.
◇다문화가정 이혼상담 건수…2010년 비교 37.3% 증가
"아내는 베트남 여성으로 나와는 17살 차이가 납니다. 나는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말을 잘하지 못하지만 아내는 이런 사실을 모두 알고 나와 결혼했습니다. 결혼한지 한달 조금 지나 아내가 집을 나갔어요. 경찰에 가출 신고도 했고 출입국 관리사무소에도 신고했지만 아내가 돌아오지 않아 이혼을 원합니다."(40대 한국 남성)
지난해 상담소 본부에서 진행된 아내가 외국인인 다문화가정의 이혼상담 건수는 모두 648건으로 나타났다. 2010년 472건보다 176건 증가했다.
상담소의 다문화가정 이혼상담 건수는 37.3%나 증가했다. 다문화가정의 갈등이 심각한 수준에 다다르고 있다는 증거다.
외국인 아내가 직접 상담소를 방문한 건수는 405건, 한국인 남편이 방문한 건수는 243건이었다.
외국인 아내의 이혼상담 사유 중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배우자의 이혼강요, 성격차이, 경제갈등·생활무능력·폭언 등이 우선 순위임)'가 42.2%(171명)으로 첫손으로 꼽혔다. 2위는 가정폭력 (32.1%·130명), 3위는 남편의 가출(12.4%·50명) 이었다.
한국인 남편의 이혼상담 사유에서는 '아내의 가출'(32.1%·78명)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장기별거, 생활양식 및 가치관차이, 성격차이, 결혼조건속임·신체적 질병 등이 우선 순위임)가 30.0%(73명), '본인이 아내 폭행'은 7.4%(18명)로 집계됐다.
외국인 아내의 본국은 총 648명 중 중국이 342명(52.8%)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베트남 120명(18.5%) ▲우즈베키스탄 30명(4.6%) ▲러시아 28명(4.3%) ▲일본 25명(3.9%) ▲필리핀 22명(3.4%) ▲태국 13명(2.0%) ▲미국 8명(1.2%) 등의 순이었다.
부부의 연령이 같은 경우는 24명(3.7%), 남성이 연상인 경우는 558명(86.1%), 여성이 연상인 경우는 22명(3.4%)으로 분석됐다. 남성이 연상인 경우는 17~30년 차이가 128명(22.9%)으로 가장 많았다. 31년 이상 차이나는 경우도 9명(1.6%) 있었다.
또 다문화 가정 전체의 49.7%가 별거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베트남서 2006년 결혼해 한국에 왔어요. 나는 고졸이나 남편은 초졸이에요. 남편과 나이 차이도 26살이나 납니다. 초기에는 어떻게든 맞추고 살았는데 2년 전부터 남편이 욕을 심하게 해 1년 전 이혼을 결심하고 집을 나왔습니다. 사는 동안 남편이 물건을 부수고 나를 심하게 괴롭혔어요. 이혼 후 딸 키우며 한국에서 살고 싶습니다."(20대 베트남 여성)
결혼 기간을 살펴보면 1년 미만은 10.3%(67명), 1년 이상~2년 미만은 15.8%(102명), 2년 이상~3년 미만은 12.5%(81명), 3년 이상~5년 미만은 9.4%(61명), 5년 이상~10년 미만은 34.4%(223명), 10년 이상은 9.6%(62명)로 나타났다.
전체의 49.7%(322명)가 별거 중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별거 기간은 1년 미만인 경우가 53.4%(172명)로 가장 많았다.
결혼기간이 2년 미만인 사람들은 총 169명이었고, 그들 중 현재 별거 중인 사람들은 총 84명으로 나타나 결혼기간 2년 미만인 사람들의 별거 중이었다. 결혼기간이 2년 이상인 사람도 427명이었으나 이 경우에도 이미 별거 중인 사람이 238명으로 집계됐다.
◇다문화가정 경제적 빈곤 심각…무직 많고 보유재산 없어
"중국에서 왔어요. 남편은 재산도 없고 직업도 없습니다. 남편은 생활비도 월 20만원밖에 주지 않아 내가 벌지 않으면 살 수가 없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편은 내가 밖에 나가서 일을 못하게 해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50대 중국 여성)
"중국에서 와서 결혼을 했습니다. 결혼 초부터 내가 벌어 남편을 부양했어요. 남편은 돈 벌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식당에서 험한 일을 하며 생활해왔어요. 남편이 생활비를 전혀 주지 않아 내가 모든 생활비를 부담했습니다. 내가 몸이 아프고 당뇨가 왔는데도 남편은 일할 생각도 안해 지난 달 견디다 못해 집을 나왔습니다. 이혼하고 싶어요."(40대 중국 여성)
상담소에 따르면 외국인 아내는 주부(247명·38.1%), 한국인 남편은 회사원(117명·18.0%)이 가장 많았다.
한국 남성의 경우 수입이 일정하지 않거나 안정적이지 못한 단순노무와 무직, 미상을 합한 비율이 49.8%로 절반에 가까워 다문화가정이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 놓여 있다.
외국인 아내의 90.1%(584명)와 한국인 남편의 55.2%(358명)가 보유 재산이 전혀 없었다. 외국인 아내의 66.7%(432명), 한국인 남편의 44.6%(289명)가 월수입이 전혀 없는 것으로 조사돼 다문화가정의 경제적 빈곤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혼비율 53.4%…전혼자녀와 갈등도 심각
"남편과 나 모두 재혼으로 만났습니다. 남편은 내가 아이를 임신한 후부터는 계속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웠어요. 전 남편의 딸을 양자로 입양해 데려 왔는데 이 아이가 남편이 다른 여자와 함께 자동차를 타고 가는 것을 본 뒤로 남편과 사이가 나빠져 갈등이 심해졌습니다. 딸은 나에게 왜 그런 꼴을 보고 사느냐고 하더니 중국으로 돌아가 잠적해버렸어요."(40대 중국 여성)
"나도 재혼, 남편도 재혼입니다. 나에게는 전부소생 자녀가 둘 있고 남편에게는 전처소생 자녀가 다섯이나 있습니다. 나와 남편은 큰 갈등이 없었어요. 그런데 남편의 전처소생 자녀들과 나와 사이가 나빠지자 남편은 전처소생 자녀들이 나와 이혼하라고 했다면서 나에게 이혼을 요구해왔습니다."(60대 중국 여성)
다문화 가정의 남녀 모두 초혼인 경우는 34.7%(225명)를 차지했다. 남성 재혼-여성 초혼인 경우는 13.9%(90명), 남성 초혼-여성 재혼인 경우는 9.9%(64명), 남녀 모두 재혼인 경우는 29.6%(192명)로 집계됐다.
외국인 아내와 한국인 남편 사이에 친자가 있는 경우는 34.7%(225명)이었으며 한국인 남편에게 전혼 자녀가 있는 경우는 9.4%(61명), 외국인 아내에게 전혼 자녀가 있는 경우는 15.0%(97명)로 나타났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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