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 방과후 무료 수업 '열정'…부진아를 우등생으로 | news | 2013-10-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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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경 서울 등마초 교사
볼 수도, 들을 수도, 말할 수도 없었던 헬렌켈러가 설리번 선생님을 통해 세상과 소통했듯이 글자를 읽을 줄도, 색깔을 구분할 줄도 모르고, 하루 종일 한마디 말도 하지 않던 서울 강서구 등촌동 등마초교 1학년 이연수(가명·7) 군도 그랬다. 담임인 김혜경(여·50) 교사의 노력 덕분에 글자를 깨치고, 친구들과 함께 뛰놀며 장난을 치는 평범한 아이이자 시험 때마다 100점짜리가 수두룩한 우등생이 됐다. 일대일 지도 등 김 교사의 극진한 보살핌 끝에 이 군이 세상 속으로 나온 것이다.
23일 모든 수업이 끝난 오후 시간, 등마초교 1학년 5반 교실에서는 김 교사와 연수 그리고 다문화가정 학생 2명이 모여 무료 방과후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연수는 김 교사의 방과후 수업을 통해 한글을 익히면서 책을 읽고, 친구를 사귀며 세상과 소통하게 됐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온종일 맞벌이를 하는 부모 밑에서 제대로 배우지 못한 채 학교에 입학한 연수는 학교생활이 힘들어 입학 후에도 학교에 잘 나오지 않았다. 며칠씩 만에 나오는 학교에서도 하루 종일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한글도 모르고 읽기는커녕 학교에서 나눠주는 연필이나 색연필도 처음 만져보는 듯했다. 심지어 급식 시간에도 김치 외의 반찬은 먹는 것이 아닌 줄 알았다.
김 교사는 “올해로 교직 경력이 26년째지만 입학식에 몇 시간씩 지각을 하고, 입학 다음 날부터 무단결석을 하는 경우는 처음이라 연수의 부모님을 만나 상담을 했다”면서 “사정이 좋지 않아 부모님이 거의 하루 종일 밖에서 일을 하는 탓에 연수가 많은 것을 배우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일대일 지도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교사가 지도하기 전, 연수는 부모가 일을 나가면 하루 종일 혼자 있어야 하는 탓에 누구와도 이야기를 나눌 수 없었다. 혼자 지내다보니 영양이 골고루 들어간 반찬을 챙길 수도 없었다. 김치만이 먹을 수 있는 반찬인 줄 알았을 정도다. 하지만 김 교사는 급식시간마다 연수의 숟가락에 일일이 반찬을 올려주고, 매일 오후 4시 30분까지 글자와 숫자가 무엇인지, 빨간색 파란색 등 색깔의 차이가 무엇인지를 가르쳤다. 말을 거의 하지 않는 연수에게 동화책을 읽어주고, 내용을 정리해서 말하는 훈련도 시켰다. 연수 아버지가 출근시간 때문에 연수를 등교시간보다 훨씬 빠른 7시 50분에 학교에 데려다주는 것을 알게 된 뒤부터는 아예 7시 30분에 출근해 연수가 학교에 도착하면 독서 지도를 했다. 또 연수를 축구부에 참여시켜 친구들과 함께하는 놀이문화에 익숙해지도록 했다.
부모에게는 항상 연수를 칭찬해달라고 당부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학교에서 지급되는 준비물 외에 필요한 물품들은 김 교사가 준비해주고, 소풍비 등 여러 비용도 대신 내주면서 선생님이자 또 한 사람의 엄마처럼 챙겨주고 있다.
이런 김 교사의 극진한 노력으로 연수는 이제 받아쓰기 시험을 볼 때마다 100점을 받는 우등생으로 변했다. 특히 수학에 재능을 보여 7월, 10월 단원평가에서 100점을 받는 등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연수에게 냄새가 나고 말이 통하지 않는다며 무시하던 같은 반 친구들도 연수에게 다가가기 시작해 이제는 모두 친한 사이가 됐다.
김 교사는 “1학년은 기초학력 차이가 많이 나는 상태로 입학하기 때문에 2학년에 올라가기 전까지 그 차이를 없애주는 게 교사의 몫”이라면서 “학기 초 무기력한 얼굴로 앉아만 있던 연수가 자신감을 갖고 발표를 하고, 친구들과 웃으며 장난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정말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연수는 “선생님이 많은 것을 알려주셔서 똑똑해진 것 같다”면서 “의사가 되고 싶은 꿈을 꼭 이뤄서 선생님께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문화일보
볼 수도, 들을 수도, 말할 수도 없었던 헬렌켈러가 설리번 선생님을 통해 세상과 소통했듯이 글자를 읽을 줄도, 색깔을 구분할 줄도 모르고, 하루 종일 한마디 말도 하지 않던 서울 강서구 등촌동 등마초교 1학년 이연수(가명·7) 군도 그랬다. 담임인 김혜경(여·50) 교사의 노력 덕분에 글자를 깨치고, 친구들과 함께 뛰놀며 장난을 치는 평범한 아이이자 시험 때마다 100점짜리가 수두룩한 우등생이 됐다. 일대일 지도 등 김 교사의 극진한 보살핌 끝에 이 군이 세상 속으로 나온 것이다.
23일 모든 수업이 끝난 오후 시간, 등마초교 1학년 5반 교실에서는 김 교사와 연수 그리고 다문화가정 학생 2명이 모여 무료 방과후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연수는 김 교사의 방과후 수업을 통해 한글을 익히면서 책을 읽고, 친구를 사귀며 세상과 소통하게 됐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온종일 맞벌이를 하는 부모 밑에서 제대로 배우지 못한 채 학교에 입학한 연수는 학교생활이 힘들어 입학 후에도 학교에 잘 나오지 않았다. 며칠씩 만에 나오는 학교에서도 하루 종일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한글도 모르고 읽기는커녕 학교에서 나눠주는 연필이나 색연필도 처음 만져보는 듯했다. 심지어 급식 시간에도 김치 외의 반찬은 먹는 것이 아닌 줄 알았다.
김 교사는 “올해로 교직 경력이 26년째지만 입학식에 몇 시간씩 지각을 하고, 입학 다음 날부터 무단결석을 하는 경우는 처음이라 연수의 부모님을 만나 상담을 했다”면서 “사정이 좋지 않아 부모님이 거의 하루 종일 밖에서 일을 하는 탓에 연수가 많은 것을 배우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일대일 지도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교사가 지도하기 전, 연수는 부모가 일을 나가면 하루 종일 혼자 있어야 하는 탓에 누구와도 이야기를 나눌 수 없었다. 혼자 지내다보니 영양이 골고루 들어간 반찬을 챙길 수도 없었다. 김치만이 먹을 수 있는 반찬인 줄 알았을 정도다. 하지만 김 교사는 급식시간마다 연수의 숟가락에 일일이 반찬을 올려주고, 매일 오후 4시 30분까지 글자와 숫자가 무엇인지, 빨간색 파란색 등 색깔의 차이가 무엇인지를 가르쳤다. 말을 거의 하지 않는 연수에게 동화책을 읽어주고, 내용을 정리해서 말하는 훈련도 시켰다. 연수 아버지가 출근시간 때문에 연수를 등교시간보다 훨씬 빠른 7시 50분에 학교에 데려다주는 것을 알게 된 뒤부터는 아예 7시 30분에 출근해 연수가 학교에 도착하면 독서 지도를 했다. 또 연수를 축구부에 참여시켜 친구들과 함께하는 놀이문화에 익숙해지도록 했다.
부모에게는 항상 연수를 칭찬해달라고 당부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학교에서 지급되는 준비물 외에 필요한 물품들은 김 교사가 준비해주고, 소풍비 등 여러 비용도 대신 내주면서 선생님이자 또 한 사람의 엄마처럼 챙겨주고 있다.
이런 김 교사의 극진한 노력으로 연수는 이제 받아쓰기 시험을 볼 때마다 100점을 받는 우등생으로 변했다. 특히 수학에 재능을 보여 7월, 10월 단원평가에서 100점을 받는 등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연수에게 냄새가 나고 말이 통하지 않는다며 무시하던 같은 반 친구들도 연수에게 다가가기 시작해 이제는 모두 친한 사이가 됐다.
김 교사는 “1학년은 기초학력 차이가 많이 나는 상태로 입학하기 때문에 2학년에 올라가기 전까지 그 차이를 없애주는 게 교사의 몫”이라면서 “학기 초 무기력한 얼굴로 앉아만 있던 연수가 자신감을 갖고 발표를 하고, 친구들과 웃으며 장난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정말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연수는 “선생님이 많은 것을 알려주셔서 똑똑해진 것 같다”면서 “의사가 되고 싶은 꿈을 꼭 이뤄서 선생님께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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