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지 모은 돈 수년째 기부 70대…평생 남모르게 선행 | news | 2013-1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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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박스를 모아 근근히 생활하고 있는 70대 할머니가 폐지 모은돈 15만원을 수년째 기부하고 있다.
이 할머니는 이혼한 남편의 90이 넘은 시어머니까지 챙기며 어렵게 생활 하고 있지만 "자신은 입을 옷과 먹을 수 있는 쌀만 있으면 된다"며 수십년동안 남모르게 선행을 이어오고 있었다.
4일 광주 남구에 따르면 양림동에 거주하고 있는 지미진자(72) 할머니가 지난 2011년과 2012년 연말에 각각 10만원을 기부한데 이어 지난 2일 "불우이웃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1년동안 폐지를 주워 모은 돈 15만원을 기부했다.
지 할머니는 서울에서 자라 결혼까지 했지만 생활이 어려워 40여년전 자식 4명을 데리고 광주 양림동으로 이사왔다.
그러나 생활은 나아지지 않았고 남편과 이혼까지 하게됐다. 또 남편을 따라갔던 자식들이 어렵게 생활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지 할머니는 시어머니와 자식을 다시 데려왔지만 살길이 막막해 나이트클럽 등 술집에서 주방일을 하며 생계를 꾸려갔다.
과일 깎는 솜씨가 좋아 금새 주방장까지 돼 350여만원의 월급을 받았지만 지 할머니는 마음속 한켠은 늘 쓸쓸했다.
어릴 때 부터 간직했던 "자신보다 어려운 처지의 이웃을 돌보고 싶다"는 꿈을 이루지 못하고 사는 것 같아 쉬는날 무작정 전남 장성의 한 고아원을 찾았다.
지 할머니는 이곳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하룻동안 보낸 시간이 인연이 돼 80㎏ 쌀 3가마를 30여년동안 보냈다.
어느날 사과를 들지 못할 정도로 양쪽 어깨가 아파 주방일을 그만두게 됐지만 지 할머니의 선행은 이어졌다.
형편이 어려운 자녀들이 함께 살자고 했지만 의지하고 싶지 않은 지 할머니는 "골목골목 돌아다니다 보면 폐지뿐만 아니라 옷도 줍게 된다"며 "입을 수 있는 옷이 있고 먹을 수 있는 쌀만 있으면 즐겁다"고 말했다.
지 할머니는 현재 기초생활수급비 45만원을 받으며 10만원짜리 월세방에서 혼자 살고 있지만 선행을 멈추지 않았다.
독거노인이 숨지면 혼자서 장례를 치러주고 화장해 무등산자락에 뿌려준다. 또 기일에 맞춰 제사를 지내고 집에서 가까운 광주천변 청소도 도맡아 하고 있다. 전봇대와 벽에 광고물이 덕지덕지 붙어 있으면 도시미관을 해친다며 떼낸다.
지 할머니는 "3년전 쯤 일을 그만두는 바람에 통장에 돈이 24만원밖에 없었다. 장성의 고아원에 보내고 싶어 인출해 가라고 했는데 빼가지 않아 이유를 물었다"며 "돌아온 대답이 '할머니도 못입고 못먹고 사는데 도저히 인출을 할 수가 없었다'고 해서 눈물이 쏟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가진 것 하나 없지만 내 몸에 5만원이나 10만원이 있으면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은 변함이 없다"며 "나보다 더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돕는것이 행복하다"고 이야기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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