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른 담벼락이 발산하는 긍정 에너지…‘블루존 캠페인’ | news | 2014-01-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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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사각지대에 벽화 그려넣어 밝고 화사하게…학생들 직접 참여하며 애교심도 부쩍
한겨울인데도 동수원중학교 담벼락에는 나비 수백 마리가 날아다니고, 담벼락을 돌아 학교로 들어가면 운동장 측면 담에는 재미있는 캐릭터들이 웃음을 선사한다. ‘행복이란 주어진 상황 속에서 작은 의미를 찾아 가는 것’이라고 말해주면서.
교육부는 지난해 학교의 사각지대에 벽화를 그려넣어 낙후된 학교 환경을 개선하고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블루존 캠페인’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블루존 캠페인’은 밝은 느낌의 벽화를 통해 학생과 통행인에게 학교폭력 없는 안전한 학교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높이도록 는 캠페인이다.
이 캠페인이 특징적인 또 다른 이유는 벽화 디자인부터 채색 작업까지 학교 구성원들이 직접 참여한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학교폭력 예방과 더불어 같이 소통할 수 있는 계기를 갖게 된다.
지난해 11월에 시작한 이 캠페인은 현재 전국에서 세 개 학교가 시범학교로 지정돼 시행 중이다. 그 중 경기도에서 시범학교로 선정된 동수원중학교를 찾았다. 동수원중학교는 지난해 교내 동아리 ‘환경 푸름이단’을 발족해, 이를 중심으로 블루존 캠페인을 펼쳤다. 이에 ‘환경 푸름이단’ 학생들을 직접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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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수원중학교 ‘환경 푸름이단’ 학생들이 지난 11월 자신들이 직접 그린 블루존 앞에 자리했다. |
겨울에 진행된 블루존 캠페인은 매우 춥고 힘든 작업이었지만 학생들은 모두 즐거웠던 추억으로 당시를 회상했다. 임지현 학생(2학년)은 “친구들과 함께 벽화 그리는 작업은 재미있었어요. 모두 함께하는 즐거운 추억을 얻은 것 같아요. 저로 인해서 학교가 화사해지니 기분도 좋고요.”라며 소감을 밝혔다.
오다운 학생(2학년)은 “이전 담장 그림은 낡고 오래돼 흉물처럼 느껴졌는데 지금은 학교가 화사해져서 좋아요. 학교를 지나가던 행인들도 한 번씩 쳐다보고 가고 단체로 사진을 찍기도 하고요. 학교 이미지도 좋아진 것 같아 뿌듯해요.”라고 학교의 달라진 변화에 대해 말해줬다.
조유민 학생(2학년)도 “친구들이랑 더 친해지고 몰랐던 봉사자 언니, 오빠들과도 친해져서 즐거웠어요. 새로운 경험이었고요.”라고 말했다. 동수원중학교의 블루존 캠페인에는 경기대 학생들이 자원 봉사자로 함께 참여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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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들이 직접 그린 동수원 중학교 블루존의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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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들의 눈이 즐거워질 재미있는 캐릭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메시지 또한 전달하고 있다. |
겨울이라서 페인트도 얼고 고되기도 한 작업이었지만 참여 학생 대부분은 끝까지 전체 작업을 완수했다. 박유정 학생(2학년)은 “시작을 함께 했으니 끝까지 함께 하고 싶었어요. 제 손으로 꼭 끝까지 완수하고 싶었어요.”라며 당시의 감회를 밝혔다.
박유빈 학생(2학년)은 “벽화를 그리며 다른 반이었던 친구들과도 정말 많이 친해졌어요. 동생이 내년에 우리 학교에 입학 예정인데 동생도 꼭 저희 동아리에 참여하고 싶다고 해요. 제가 그린 벽화를 동생과 후배들이 함께 본다고 생각하니 정말 뿌듯해요.”라고 말했다.
불과 이틀여의 일이었지만 학생들은 함께 벽화를 그리며 물리적인 시간으로 셈할 수 없는 우정과 소통을 나눈 듯했다. 학생들 간의 소통만 늘어난 것이 아니다. 교사와 학생들 간의 소통도 더불어 크게 늘어났다.
김지희 학생(2학년)은 “미술 선생님과 정말 많이 친해졌어요. 교감 선생님은 저희에게 손수 라면도 끓여주시고 같이 벽화도 그리면서 가까워졌고요.”라며 선생님들과 친밀도가 높아진 것이 이번 캠페인으로 얻은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이에 다른 학생들도 연신 “맞아, 맞아.”라며 당시의 즐거웠던 추억을 회상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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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존 캠페인은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것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학생 간 소통, 학생과 교사 간 소통이 증대되는 긍정적인 효과 역시 창출되고 있다. (사진=동수원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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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푸름이단의 단장을 맡고 있는 3학년 박효정 학생도 “블루존 캠페인을 통해 선생님들과 대화가 많아졌어요. 수업 때 보던 엄하신 모습과는 달리 선생님들의 다정다감한 모습을 알게 돼 정말 좋았습니다.”라며 학생들의 말에 동감을 표시했다.
박 양은 또 “졸업하기 전에 제가 할 수 있는 일로 봉사도 하고 흔적도 남기게 돼 뿌듯해요. 이 캠페인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졸업 후에도 학교를 특별히 자주 올 생각을 못했을 텐데, 선생님들께서도 자주 오라고 하시고 저 역시도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이 더 커진 것 같아요.”라며 졸업 후에도 학교를 자주 찾을 것이란 말을 전했다.
학교를 밝고 화사하게 만들어 긍정적인 이미지를 창출하려는 블루존 캠페인은 소기의 목적보다 더 많은 긍정의 에너지를 만들어내고 있는 듯 보인다. 1차적으로 학교가 깔끔해지고 화사해진 것은 물론 학교 내의 소통이 증대되고 이야기거리가 늘었다. 여기에 애교심까지 보태지니 금상첨화다.
동수원중학교 블루존 캠페인 담당인 최규남 교사는 “소극적이고 의기소침했던 친구들도 있었는데 이 작업을 함께 하면서 적극적인 성격으로 변했어요. 부모님들까지도 동아리 활동을 계속 했으면 좋겠다고 하실 정도로요.”라며 블루존 캠페인을 통해 부수적으로 얻은 효과에 대해 설명해줬다.
최 교사는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활동을 통해 아이들의 인성을 함양해주자는 학교의 목표가 블루존 캠페인과 잘 맞아서 신청하게 됐는데, 이렇게 시범학교로 선정되고 또 아이들의 변화를 직접 눈으로 보게 되면서 블루존 캠페인의 긍정적인 효과를 옆에서 직접 느끼고 있다.”라고 말했다.
동수원중학교는 지난해 교육부의 블루존 캠페인을 통해 그린 벽화 외에도 내년 학교 내 또 다른 벽화 작업을 자체적으로 기획하고 있다. 이와 함께 환경 푸름이단은 향후 고아원이나 사회복지시설 등을 방문해 미화 작업 및 봉사활동에도 참여할 계획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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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수원중학교의 학교 외부 담장은 수원시 마을르네상스사업 지원을 통해 새로이 단장을 했고(이 작업에는 학생, 주민, 이웃학교 자원봉사 신청 학생들까지 다수가 참여했다), 학교 내부 벽은 블루존 캠페인을 단장했으며, 내년에는 자체적으로 나머지 담에 벽화를 조성할 계획을 갖고 있다. 벽화 작업 전(위)과 후(아래)의 사진 비교. |
캠페인은 일회성 행사일 수 있지만 학생들에게도 학교에도 캠페인은 단지 한 번의 행사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긍정의 에너지를 끌어내고 있었다. 한편, 블루존 캠페인은 2014년 6월까지 약 8개월 동안 총 20개 학교를 대상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학생들이 벽에 그린 건 단지 나비 그림이나 재미있는 캐릭터가 아니었다. 그것은 희망이며 소통이었고 추억이며 또한 미래였다. 20개의 학교에 블루존 캠페인이 시행된다면 내년엔 각 학교에 얼마나 더 많은 이야기와 긍정의 힘이 자리할지 생각만으로도 기대가 된다.
향후 20개 학교를 넘어서 더 많은 학교에 이와 같은 긍정의 에너지가 전해질 수 있길 바란다. 블루존 캠페인이 단지 6개월의 일회성 사업으로 그치지 않고, 전국의 학교로 확대될 때까지 지속하는 방안을 교육부 차원에서 고민해주길 희망해본다.
공감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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