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겨울방학에 학원 대신 꼭 가봐야 할 두 곳 | news | 2014-01-21 |
인기 동물 캐릭터 실물 표본 전시 국립생물자원관…곤충·과학 체험 가능한 국립과천과학관
“만화 속에 나오는 뽀로로, 스폰지밥, 불가사리 등을 가까이서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학교에서는 할 수 없는 여러 가지 동식물 과학 체험을 직접 해볼 수 있어서 즐겁고 재미있었어요.”
겨울방학을 맞은 학생들이 좀 더 보람있게 보내는 방법은 없을까? 대다수 학생들은 평소와 학원으로, 또 과외장을 찾아 평소와 다름없는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이런 아이들에게 추천할 만한 두 곳이 있다. 만화 속 동물 친구를 만나고 차가운 겨울답지 않게 곤충과 함께하며, 과학 체험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먼저,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으로 가본다. 이곳에선 지난 달 27일부터 ‘만화 속 동물탐험 내가 누구게?’라는 주제로 특별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어린이들에게 친숙한 만화영화 ‘스폰지밥’, ‘뽀로로’, ‘마당을 나온 암탉’ 등 인기 동물 캐릭터의 실물 표본을 만화와 비교·전시하고 있다. 이 전시회는 5월 31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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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생물자원관의 웅장한 모습. 특별전시와 체험코너 참여 등을 포함한 전시 관람은 모두 무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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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화 속 동물탐험 내가 누구게?’ 전시장에서 한 어린이가 아빠와 함께 스폰지밥 코너를 둘러보고 있다. |
전시장으로 들어가봤다. 양계장을 탈출한 겁 없는 암탉과 철부지 청둥오리의 만남이 그려져 있다. 매일 알만 낳던 암탉이 양계장을 탈출해 자유를 만끽한다. 주인 없이 버려진 오리알을 발견하고는 알을 품게 되고, 드디어 알에서 깨어난 아기 오리는 암탉을 엄마로 여긴다.
족제비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한 늪으로 여정을 떠나는 암탉과 청둥오리는 험난한 대자연 속에서 더 자유롭게, 더 높이 날고싶은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아이들의 동물 사랑과 호기심을 유발하는 대목이다. 이처럼 만화영화에 등장하는 동물 캐릭터의 원래 모습과 특징을 소개하고 만화 이야기를 더해 흥지진진하다.
또 ‘내가 누굴까?’, ‘어디에 살까?’, ‘고향이 어딜까?’, ‘잘 지내고 있을까’ 등의 다양한 코너도 만들어 동물들의 정보를 담았다. ‘사라져가는 친구들, 그럼 우리는?‘ 코너에서는 포비와 빼꼼처럼 많은 동물 친구들이 잘 살지 못하는 이유를 생각해보고, 아이들이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얘기해보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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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당을 나온 암탉’ 코너 앞에 선 아이들은 유리 항아리 속에 든 암탉과 새끼 오리를 그 옆의 족제비가 혹시나 해치지 않을까 걱정하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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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개의 입에 무심코 손가락을 넣은 아이. 그러나 살아서 노려보는 듯한 눈을 보는 순간 너무나 무서워 놀란 표정을 짓고 있다. |
모든 전시는 동물에 대한 관심과 보호의식을 높이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또 이곳에서는 동물 사랑을 위해 육지동물 왕인 호랑이를 비롯해 바다동물 물개와 같은 다양한 동물의 표본을 전시해 동물을 관찰하고, 만져보고 함께 사진도 찍으며 동물사랑을 실천할 수 있도록 했다. 전시 동물은 모두 실제 표본이라서 살아있는 듯한 착각을 느낄 정도다. 사랑스러워 가까이 다가간 아이들이 동물의 용맹스런 모습을 보고 기겁을 하기도 했다.
자원관 내에서는 밥을 잘 먹지 않는 아이들을 위해 우리 밥상 챙기기 체험도 할 수 있도록 했다. 우리 음식으로 상을 차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반찬으로 밥상을 차려볼 수 있는 코너이다. 어린이들에게 밥먹기를 유도하고, 우리 음식의 우수성을 심어주기 위한 코너이기도 하다.
자원관 1층 휴게실 한편에는 작은 도서관도 운영하고 있다. 전시 체험관을 둘러본 뒤 휴식을 취하면서 어이들과 책을 볼 수 있는 아담한 공간이다. 단시간에 즐겁게 볼 수 있는 어린이 동화책이 많았다. 마침 목동에서 온 한 가족을 만날 수 있었다. “자원관이 집에서 그리 멀지 않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전시물과 체험코너가 있어 주말을 이용해왔다.”는 김도연(42) 씨는 “아이들이 평소 책읽기를 좋아하는데 마침 도서관이 있어 귀가 전 잠시 동화책을 읽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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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도연 씨 가족이 자원관 내 어린이도서관에서 전시관을 둘러본 뒤 짬을 내 책을 읽고 있다. |
다음으로 미래창조과학부 국립과천과학관으로 가본다.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와 오늘의 발달한 과학문명을 한곳에서 동시에 보고 느끼고 체험하며 교감할 수 있는 훌륭한 교육의 장이다. 그래서인지 몇 번을 가도 또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특히 방학을 맞아 부모와 함께 찾은 어린 학생들이 많아 전시장이나 체험장마다 긴 줄을 서서 대기하는 모습이었다.
멀리 수원에서 친구들과 함께 온 제진수(중2) 군은 “평소 과학을 좋아하는데 집근처에는 과학관이 없어 과천까지 왔다.”며 “과학 이론을 익히고 다양한 체험을 해볼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롭다. 여기서 익힌 체험을 토대로 앞으로 과학자의 꿈을 이뤄나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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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태준(용인 이동초 4년) 학생이 장수풍뎅이를 손등에 올려놓고 관찰하고 있다. |
현재 진행되고 있는 프로그램은 다양하다. 곤충생태관에서는 진디벌과 진딧물의 수상한 관계(1.9~1.18. 초등20명), 곤충 클레이 아트(1.12~2.23.초등20명), 동의보감 속 꽃무지(2.15~2.22. 초등20명), 천하장사 장수풍뎅이(1.23~2.8. 초등20명)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거나 예정돼 있다. 참가비는 재료비 포함해 5,000~10,000원이며, 과학관 누리집을 통한 인터넷 접수만 가능하다.
과학관 내 입장료만 내면 무료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태풍 및 지진 체험, 로봇 댄스공연, 내가 만든 자동차, 현미경 속 귀뚜라미, 몸무게를 6분의1로 줄인 상태에서의 월면 체험, 항공기 시뮬레이터, 행글라이더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하루 여러 회 운영하지만 많은 인원이 방문하기 때문에 줄을 잘 서야 몇 가지 체험이라도 더 할 수 있다.
옛날 의사소통 수단으로 이용한 봉수 체험도 어린이들에게 인기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봉수대는 횃불과 연기로 지방에서 임금이 머무는 한양까지 전달됐던 통신수단이다. 아이들이 버튼을 하나씩 누르자 왼쪽 봉수대에서부터 빨간 불빛이 피어올랐다. 다급한 상황에 이를수록 봉수대에서 피어오르는 불빛의 개수가 늘어났다. 어느새 다섯 개 모두 불을 밝혔다. 아군과 적군이 접전하는 상황이다. 봉수대는 현재도 서울 남산이나 수원 화성 등에 복원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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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수대 불밝히기 체험. 사진상의 3개의 불빛이 피어오르고 있는 것은 왜적이 해안에 가까이 오거나 적이 변경에 가까이 오고 있다는 신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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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촌에서 온 최범식(우·7) 군이 동생들과 함께 이구아나를 만져보며, 먹이주기 체험을 하고 있다. |
이구아나 먹이주기 체험도 긴 줄을 서야한다. 아이들에게 그만큼 인기있다는 방증이다. 사육사가 차례를 기다리는 아이들에게 먹이를 건네면 아이들은 이구아나 입에 먹이를 갖다댄다. 순간 입을 벌려 낼름 먹이를 입속으로 집어넣는다. 보고, 만지고, 먹이도 주고, 게다가 이구아나를 머리 위에 얼려놓고 사진도 찍을 수 있다. 다양한 체험을 통해 아이들은 그새 동물에 대한 진한 사랑을 느끼게 된다.
평촌에서 왔다는 최범식(7) 군은 두 동생과 함께 이구아나를 만지며 먹이도 주었다. 막내 여동생은 이구아나를 보며 처음엔 놀라는 표정이었지만 이내 친구가 됐다. 최 군은 “이구아나 등이 매우 미끌했는데 발톱은 좀 딱딱한 것 같았다.”며 “책에서만 보던 이구아나를 직접 만져보고 먹이도 주니 매우 좋았다.”고 말했다. 아버지 최영남(38) 씨는 “방학을 맞아 아이들과 과학관을 찾았는데, 평소 접하기 어려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어 즐거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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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발사체 나로호와 최초의 통신위성인 무궁화호가 하늘을 향해 곧 날아갈 듯 위용을 과시하며 나란히 서있다. |
한편, 과학관 본관 뒤뜰 넓은 터에 우뚝 선 나로호와 무궁화호의 자태가 가슴뭉클하게 느껴진다.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발사체 나로호, 실패와 연기를 거듭한 끝에 지난해 1월 30일 발사에 성공해 현재 우주궤도를 정상적으로 돌며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차가운 날씨에도 많은 관람객이 찾아 나로호를 바라다보며 지난해 우주를 향해 힘차게 솟아오르는 환희의 순간을 다시금 느끼고 회상하는 듯했다.
그런가 하면 과학관에서는 인류 최초로 달 표면 ‘고요의 바다’에 착륙하는 아폴로 11호와 주인공 닐 암스트롱의 모습도 실감나게 볼 수 있다. 닐 암스트롱이 달에 첫 발을 내딛는 순간의 실제 영상과 음성을 생생히 보고 들을 수 있도록 했다. 암스트롱은 6.15전쟁 당시 제트 조종사로 한국전에 참가한 적이 있어 친근감마저 느껴졌다.
과학관 서쪽 매표소 바로 뒤편에 자리한 전통도예체험공방의 도예체험교실도 만원이었다. 이곳에서는 핸드페인팅 체험과 전통물레 체험이 진행된다. 전자는 한번 구워진 초벌 기물 위에 도자기 펜으로 밑그림을 그리고 색칠하는 체험이고, 후자는 직접 스케치한 도자기 형태를 물레로 돌리며 만들어보는 체험이다. 정규반 프로그램으로 유아, 어린이, 성인 프로그램으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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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포에서 온 이윤아(좌·11) 학생과 동생 규민이(우·7)가 전통물레 체험으로 만든 도자기에 페인팅을 하고 있는 가운데 엄마가 곁에서 지켜보고 있다. 유난히 자세가 꼿꼿한 규민이의 꿈은 발레리나이다. |
공방 권지영 원장은 “도예체험은 아이들에게 호기심 자극 및 창의력 발달에 도움을 주고, 어른들에게는 흙을 통해 스트레스를 치유하는 효과를 가져다준다.”고 말했다. 더욱이 물레체험을 통해 “물레 속에 숨어있는 과학의 원리, 흙 속에 숨어 있는 과학을 발견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동생과 함께 어린이 프로그램에 참가한 이윤아(11) 양은 “학교에서는 이론만 배우고 실제 만들어보지는 못했는데, 직접 만들기 체험을 해보니 신기하고 재미있다.”고 말했다. 물레 체험으로 만든 도자기는 완성되기까지 한달이 소요되며 직접 방문하거나 택배를 통해 받을 수 있다.
방학 동안 볼거리 풍성하고 다양한 체험을 해볼 수 있는 생물자원관과 과천과학관을 찾아 알찬 시간을 보냈으면 한다. 특히 부모와 자녀가 함께 해 생물의 다양성을 체험하고, 과학의 중요성에 대해 서로 얘기나눌 수 있는 대화의 장이 됐으면 한다.
* 국립생물자원관 : www.nibr.go.kr (찾아가는 길-지하철 검암역 하차, 역 앞 셔틀버스 운행.10분 소요)
* 국립과천과학관 : www.sciencecenter.go.kr (찾아가는 길-지하철 대공원역 출구가 과학관 광장으로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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