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액으로 사랑실천"…'100가정 보듬기' 주목' | news | 2012-08-14 |
서울 서대문區 주민 자발적 복지사업…1년반만에 135가정 후원
서울 서대문구의 소액 기부사업 '100가정 보듬기'가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 복지사업의 모범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이 사업은 후원이 필요한 가정과 후원자를 구청이 발굴해 연결하는 역할을 맡고 나머지는 민간의 자발적인 기부로 이뤄지기 때문에 자치구의 예산 부담이 없고 지역민 간 유대를 유도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일방향적 복지사업과는 구분된다.
◇"동네 아저씨에게 장학금 선물 받았어요" = "저도 어릴 적에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어요. 용기 내서 열심히 공부하고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연락하세요."
올해 2월 한 전문대 뷰티아트학과 수시에 합격한 김모양은 후원자로 인연을 맺은 같은 지역의 한 기업가한테서 뜻밖의 선물을 받았다.
대학 입학을 축하하는 저녁 식사자리에서 후원자가 장학금 100만원을 선뜻 내놓은 것이다. 김양은 후원자로부터 매달 30만원 내외의 생활비 지원을 받았지만 장학금은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김양의 가정은 아버지가 고혈압과 당뇨로, 어머니는 지체 4급 장애로 일용직 근로마저 쉽지 않은 형편이다. 그래서 이들은 지난해 6월 '100가정 보듬기' 사업에 참여했고 지금의 후원자를 만나 매달 생활비를 지원받아왔다.
김양은 "꼭 세계적인 헤어디자이너가 돼 후원자의 은혜에 보답할 것"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혼자 초등학생 아들을 키우는 양모씨도 지난해 5월 이 사업을 통해 같은 동네에서 든든한 후원자를 만나게 됐다.
작은 기업체를 경영하는 후원자 김모씨는 가족과 함께 양모씨 부자와 가끔 식사와 담소를 나누며 1년 넘게 후원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김씨는 "혼자 아이를 키우는 아버님을 보니 가슴이 아프다. 아이가 잘 클 수 있도록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며 후원 이유를 밝혔다.
◇예산은 '제로'…돈보다 중요한 건 유대감 = 이 사업은 작년 1월 연희성당의 신부들이 지역의 한 1급 시각장애인 가족을 후원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다른 후원자들이 속속 나서면서 후원받는 대상이 작년 말에 100가정을 넘어섰다.
현재 135가정이 후원을 받고 있으며 후원금은 3억5천만원에 달한다.
이 사업은 기부금액이 상대적으로 소액이지만 정해진 기간 없이 후원 대상이 자립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구는 후원대상 가정과 후원자를 발굴하고 이들을 연결하는 역할만 담당한다.
무상보육, 무상급식 등 정부와 함께 재원을 투입하는 복지사업이 늘면서 예산확보에 비상이 걸린 자치구에 이 사업은 돈 부담없는 바람직한 복지 모델인 셈이다.
예산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역 주민 간 정서적 유대감이다.
일대일 후원 관계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후원자가 후원 가정을 자세히 알게 되고 이를 바탕으로 가족 같은 친밀감이 자연스레 형성된다고 구 측은 설명했다.
정상희 서대문구 복지정책과장은 13일 "이 사업은 무엇보다 이웃을 가족처럼 느끼게 한다는 점에서 다른 지역에서 찾기 어려운 지속 가능한 공동체 복지의 모범 사례"라며 "체계적인 사례관리도 병행해 전문성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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