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아이 ‘우리 아이’로 키워요”…엄마들 환호하는 육아 품앗이 | news | 2014-01-29 |
공동육아나눔터
“연년생 자녀를 두고 있는데 둘째는 공동육아나눔터의 품앗이 회원들이 키워준 거나 다름없어요. 공동육아나눔터 아니었으면 연년생 아이 둘을 키우기 힘들었을 거예요.” 강남구 공동육아나눔터에서 만난 한 회원의 말이다.
공동육아나눔터는 여성가족부와 건강가정지원센터가 손잡고 자녀 돌봄 품앗이 및 아동 양육에 대한 서로의 경험과 정보를 나누고 관련 교육도 받을 수 있는 네트워크 공간이다. 부모들이 서로의 자녀들을 함께 돌보고 가르치는 공동육아나눔터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육아에 대한 정보를 나누고, 고민도 상담하며, 아이의 사회성도 기를 수 있는 ‘육아 품앗이’의 매력 때문이다.
공동육아나눔터는 전국에 걸쳐 모두 27곳. 필자는 이 중 강남구 건강가정지원센터 내에 위치한 공동육아나눔터를 찾아가봤다. 추운 날씨였지만 유아들과 그 어머니들로 공동육아나눔터는 시끌벅적 활기에 넘쳤다. 공동육아나눔터를 이용한 지는 4년째로 접어들고 육아 품앗이 회원으로 2년 동안 활동 중이라는 박미혜 씨는 공동육아나눔터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이가 둘 있는데 아이들을 모두 데리고 외부 일을 본다는 게 매우 힘들거든요. 품앗이 덕에 도움을 많이 받고요. 아이들이 학습 품앗이를 하면서 따로 학원을 안 다녀도 유치원 끝나고 여러 분야를 배워볼 수 있으니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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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동육아나눔터에서는 품앗이 활동 장소 제공, 가족품앗이 활동 지원, 육아 관련 교육 지원 및 지역자원 네트워크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연회비 1만 원으로 장난감 및 도서 대여가 가능하며, 연 6회 나눔장터가 열린다. 공동육아나눔터는 미취학 및 초등 3학년까지 자녀를 둔 가정이면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
육아 품앗이는 공동육아나눔터에서 만난 부모들이 한 그룹이 되어 돌아가며 아이들을 공동으로 양육하는 제도이다. 부모들은 시간을 정해 번갈아가며 공동육아나눔터에서 그룹 내 아이들을 돌보게 된다.
시간 등의 제반 조건은 모두 그룹에서 자치적으로 협의해 이뤄지며 이에 따라 부모들은 아이들을 돌보는 품을 서로 주고받게 된다. 어린 자녀가 있는 엄마들은 사실상 외출조차 용이하지 않은데, 필요할 때마다 아이들을 맡길 수 있으니 매우 큰 도움이 아닐 수 없다. 강남구 공동육아나눔터에는 현재 6개의 육아품앗이 그룹이 있다.
공동육아나눔터에서는 엄마들끼리 돌아가며 학습 품앗이를 운영하는데 이 역시 품앗이 내의 협의에 따라 엄마들이 자신있는 분야를 맡아 1주일에 1회 아이들에게 수업을 하게 된다. 요리, 만들기, 노래, 미술, 수학, 독서 교육 등 수업의 내용도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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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습 품앗이에 참여한 한 어머니가 아이들에게 독서교육을 하고 있다. 학습 품앗이는 그룹 내 어머니들이 자율적으로 수업 과목을 결정한다. 가족 품앗이 활동이 원활히 이뤄지기 위해서는 엄마들의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엄마들은 얘기한다. |
“아이들이 자신의 엄마가 수업하는 걸 상당히 좋아해요. 어린이집에서는 느낄 수 없는 편안함과 친밀감 속에서 수업이 진행되니 위축감이 전혀 없이 수업도 더 즐거워하고요.” 학습 품앗이에 참여하고 있는 박미혜 씨가 엄마 수업의 이점에 대해 들려줬다.
육아 품앗이로 손자를 돌보고 있다는 박민옥 씨는 “아이가 학습 품앗이 날짜를 매우 기다려요. 어떤 수업을 할까 매우 궁금해 하고요. 할머니는 왜 안하냐고 채근도 하면서 이렇게 해봐라 방법까지 알려주더라고요.”라고 아이의 반응을 전하기도 했다.
학습 품앗이의 이점은 비단 아이들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부모들은 자신들의 학부 전공과목이나 관심 분야 과목들을 아이들에게 수업하게 되는데 수업을 통해 아이들이 좋아하면 자신감을 얻고 새로운 성취감 역시 느낀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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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들의 학습 품앗이 활동인 뜨개질 품앗이 모습. 어머니들은 품앗이 활동을 통해 자신의 재능을 펼칠 기회를 얻고, 생활의 활력을 더한다고 말한다. |
공동육아나눔터에서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학습 품앗이 외에 엄마들끼리의 학습 품앗이 활동도 활성화돼 있었다. 강남구 공동육아나눔터에서 현재 뜨개질, 일본어회화, 미술 등의 부모 대상 학습 품앗이 활동이 진행 중이다.
마침 공동육아나눔터에서 한창 뜨개질에 열중하고 있는 김경영 씨를 만날 수 있었다. 김 씨는 “따로 배우려면 배우는 곳까지 찾아가야 하고, 시간 내기도 어렵고 돈도 드는데 공동육아나눔터에 와서 배우게 되면 아이도 돌보면서 무료로 배울 수 있으니 일석이조에요.”라고 말했다.
공동육아나눔터를 찾으면 엄마들끼리의 자치 품앗이 활동 외에도 매달 새로운 월간 프로그램도 무료로 수강할 수 있다. 나눔터 차원에서 부모자녀 프로그램과 부모성장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하는 미술놀이, 신체놀이 등의 수업 외에 양육방법 교육이나 지역리더십 양성교육 등 부모대상 프로그램 등을 수강할 수 있다.
강남구 공동육아나눔터 담당자 오혜림 씨는 “저희 센터에선 지난해 그림책 심리학 수업이 매우 인기가 좋았어요. 또 여성리더십 교육, 친환경 놀이법 및 먹거리 제공법도 인기가 높았고요. 대체로 모든 수업이 인기가 좋아서 마감도 빠른 편이에요.”라며 센터 제공 프로그램의 높은 인기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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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강남구 공동육아나눔터에서 실시된 부모 성장프로그램인 그림책 심리학 수업의 모습. 어머니들은 이 수업을 통해 내 아이의 속마음을 살피고 아이와 소통하는 방법을 배웠다고 한다.(제공=강남구 공동육아나눔터) |
공동육아나눔터에서는 교육 외에 엄마들의 생생한 육아 체험을 직접 나눌 수 있다. 특히 초보엄마의 경우 책에서는 얻을 수 없는 육아 정보를 경험자들을 통해 얻게 된다. 김경영 씨는 “육아에 대한 고민을 다른 엄마들의 경험을 통해 배우면서 해결하고, 새로운 정보도 많이 얻게 됩니다.”라고 말했다.
박미혜 씨는 “초보 엄마들은 아무래도 육아 책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게 되는데, 사실 아이들의 행동양식이 다 달라서 책에만 의존하게 되면 아이도 스트레스를 받아요. 그런 점에서 유경험자들에게 듣는 생생한 육아법이 많이 도움이 됩니다”라고 덧붙였다.
공동육아나눔터를 직접 찾아보니 무엇보다 공동 육아 나눔을 통해 아이와 그 가족이 얻게되는 가장 큰 이점은 새로운 가족을 얻는 일로 보였다. 친형제가 아니어도 아이들은 서로를 형제처럼 대했고, 엄마들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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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들은 가족 품앗이 및 공동육아나눔터의 큰 이점으로 유대감을 꼽았다. 아이들은 사회성이 증진되고 외동인 아이도 이곳에서 친형제 못지않은 형제들을 얻었으며 어머니들 역시 새 가족을 얻었다고 입모아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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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강남구 공동육아나눔터 가족 품앗이 회원들의 송년회 모습. 이들은 오랫동안 함께 하며 또 하나의 가족이 되어가고 있었다. (제공=강남구 공동육아나눔터) |
6시에 끝나는 공동육아나눔터의 마감 시간, 이제 가자는 엄마들의 말에 가기 싫다고 우는 아이부터 계속 친구들과 어울려 헤어지기 아쉬워하는 아이들의 표정에서 끈끈한 유대감을 엿볼 수 있었다.
요즘엔 놀이터에 가도 아이들이 흔하지 않고, 또래와 함께 놀며 어울릴 시간은 더더욱 줄었으며 이웃사촌이라 말할 이웃도 찾아보기 어려운 세상이다. 그런데 공동육아나눔터에선 이미 과거 그 어느 시점에 사라졌음직한 그런 이웃 간의 정겨움이 살아있었다. 육아로 고민 중인 가족이라면 육아정보도 얻고 아이의 사회성도 길러주고, 엄마의 육아 스트레스까지 나눌 수 있는 공동육아나눔터를 한번 찾아보라고 권하고 싶다.
공감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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