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혈액 나누며 세상과 의형제 맺은 경찰 헌혈왕 | news | 2014-04-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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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훈훈하게 해주는 사람들’
헌혈왕 서도현 경사
“물질적으로 드릴 수 있는 게 많지 않으니 제가 가진 신체의 일부라도 나눠드리고 싶었습니다. 피를 나누는 사이 만큼 뜨거운 사이가 또 있을까요.”
울산 중부경찰서 병영지구대 서도현 경사(44)는 ‘헌혈왕’으로 통한다. 지금껏 353회의 헌혈 기록을 갖고 있는 그는 ‘지난해 68주년 경찰의 날’을 맞아 이색경찰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금까지 동료경찰들에게 250개의 헌혈증서를 나눠준 그다.
지난 8일 서 경사와 연락이 닿은 시각, 그는 밤 근무중이었다. 인터뷰는 근무가 끝나는 다음 날 아침 10시경 에 진행됐다. 새벽 근무로 피곤할 텐데도 그의 목소리는 활기차 보였다. 그는 일선경찰관으로서 한 달에 9번 정도는 이렇게 야간 근무를 하며 치안 순찰활동을 하고 있다. 피곤하지 않냐는 물음에 그는 “정기적인 헌혈이 오히려 건강관리에 도움이 되고 있다.”며 활짝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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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혈왕 서도현 경사. 지금까지 353회 헌혈 기록을 가지고 있다.(사진=서도현) |
그는 군 제대 후 처음으로 헌혈을 시작했다. 투석으로 고생하던 한 지인이 마침 희귀한 AB형 혈액을 구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헌혈을 시작했다. 그 지인은 결국 안타갑게도 유명을 달리했지만 그 일을 계기로 그는 본격적으로 헌혈에 매진하게 된다. 헌혈이 한 생명을 살릴 수도 있다는 것을 직접 체험했기에 결정한 행동이었다.
그 때부터 한 달에 두 번 헌혈을 생활화했다. 2000년 경찰이 돼서도 그의 헌혈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어졌다. 그는 울산 적십자 등록 헌혈 봉사회에 가입해 헌혈 홍보와 계몽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 같은 서 경사의 헌혈 활동은 울산 내에서는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의 수많은 헌혈증서와 표창이 이를 대변하고 있다. 그의 헌혈 사랑은 지역언론에도 자주 소개되는 단골 소재이다.
가족들의 반응은 어떨까. 해양경찰인 부인은 처음에는 걱정이 앞섰다며 솔직히 토로했다. 하지만 헌혈을 하면서 몸을 잘 관리하게 되고, 오히려 건강해지는 모습을 확인하면서 이제는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년생(9세,10세) 자녀들도 헌혈왕 아빠를 자랑스러워하는 눈치다. 그는 “우리 아이들도 커서 헌혈을 생활화했으면 좋겠다. 내가 본보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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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혈왕 서도현 경사는 지난해 ‘68주년 경찰의 날’을 맞아 이색경찰로 선정되기도 했다.(사진=서도현) |
그는 다만, 경찰관으로서 야간 근무를 해야 하는 작업환경은 헌혈에 다소 어려운 조건이라 말했다. 생각은 있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동료들에게 헌혈을 강권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계속되는 야간근무로 피로가 누적되고, 간수치가 높아지면 헌혈 타이밍과 조건을 맞추기 어렵다고 한다.
때문에 그는 주기적으로 헌혈할 수 있는 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금연은 물론 술도 왠만하면 자제하는 편이다. 헌혈에 따른 까다로운 조건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헌혈에도 이른바 정년이 있다. 65세까지 헌혈할 수 있지만 60세부터는 헌혈횟수를 제한하고 있다. 서 경사는 지금도 월 1회 이상 헌혈하고 있다.
한편, 서 경사는 헌혈 외에도 장기기증 운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2012년 시신 기증을 등록했다. 자신이 비록 경제적으로는 가진 게 없지만 몸으로 줄 수 있는 것은 다 주겠다는 의미이다. 이 또한 헌혈을 통해 얻은 그만의 나눔 철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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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도현 경사는 헌혈 외에도 2012년에는 장기기증을 등록하기도 했다. (사진=서도현) |
서 경사는 나이에 비해 경찰에 늦게 입문했다. 일가 친척 중 어르신이 자신의 적성과 가치관이 국민에게 봉사하는 경찰 직종과 잘 어울린다는 말에 뜻을 두게 됐다. 지금 생각해보면 친척 어르신의 권유가 잘 맞는 것 같다는 그는 헌혈왕에 등극함으로써 실제 그 뜻을 현실화하고 있는 셈이다.
그는 “경찰로서 가장 뿌듯한 건 역시 주요 수배 범죄자를 검거하고 피해자들로부터 고맙다는 말을 들을 때”라며 “시민들이 안정되고 평화로운 삶을 사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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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도현 경사는 헌혈운동에 공헌해 2005년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사진=서도현) |
서 경사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경찰관이지만 생명을 ‘나누는’ 일에 동참하면서 누구보다 국민 곁에 가까이 있는 경찰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피’를 나누는 경찰관이니 말이다. 서 경사의 뜨거운 헌혈과 기부 활동이 대한민국을 좀 더 훈훈하게 만드는 데 일조하길 기대해본다.
공감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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