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놀토’ 활용 이들처럼만…‘사제동행 독서동아리’ | news | 2012-11-16 |
 #1 : |
22.jpg |
교과부 ‘사제동행 독서동아리 북나눔 축제’‥전국 750팀 참가 열기
“제가 좋아하는 책의 저자를 만났다는 것이 꿈만 같고, 책을 통해 기쁨과 행복감을 얻게 되었습니다.”
단풍철을 맞아 많은 사람들이 산으로 들로 놀이를 갈 시간, 그것도 토요 휴업일인 지난 달 27일, 수백 명의 학생들이 대여섯 명씩 조를 이뤄 교문을 들어섰다. 각자의 손에는 두 세권의 책을 소지한 것이 눈에 띄었다. 학생들을 반겨주기라도 하듯 이들이 들어서는 교문 위에는 큼지막하게 ‘책 든 손 귀하고 읽는 눈 빛난다.’라고 쓰인 현수막이 내걸려 있었다.
지난달 27일, 전국 사제동행 독서동아리 대상 북나눔 책축제 마지막 행사가 열린 부천 상동중학교의 풍경이다. ‘2012 북나눔 책축제’는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 주관하에 경남(진주 진명여중), 대전(대전 글꽃중), 경기(부천 상동중) 권역으로 나눠 10월 13일~27일 매주 토요일마다 진행한 사제동행 독서 동아리 축제이다. 이번 축제에는 전국 750여 개 사제동행 독서동아리들이 참가했으며, 권역별로 학생 300~500여 명이 참가해 학생들의 독서 열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
| 북나눔 축제가 진행되는 부천 상동중학교 교실 복도에는 동아리 학생들이 교환해 갈 도서들이 질서정연하게 진열돼 있다. |
 |
| 상호 교환을 위해 전시된 도서는 대부분 청소년들이 즐겨 읽고, 그들에게 유익함을 주는 책들로 가득했다. |
행사장 등록 부스 옆에는 참가 독서동아리 학생들이 기부한 책들이 수북히 쌓였다. 이번 북나눔 책축제에는 독서동아리 학생과 해당 지도교사뿐만아니라 청소년들에게 많이 읽히고 있는 책의 저자들이 초청돼 행사를 더욱 빛냈다. 행사 참가에 앞서 각 학교 동아리별 한 명의 작가와 만남을 신청했기 때문이다.
행사에 초청된 저자는 모두 11명. ‘하프라인’의 저자 김경해, ‘어른 공부’의 양순자, ‘내 삶의 여행에 도전장을 던져라’의 김인백, ‘365일 매일 쓰는 메모 습관’의 조병천, ‘나쿠펜다 AFRICA'의 오동석 씨 등으로, 이들 저자들은 전국의 독서동아리 학생들과 뜻깊은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이들은 성장소설, 자기계발, 책읽기 등 다양한 분야의 저자들로 재능기부 형식으로 자원 참석했다.
 |
| 사제동행 북나눔 책축제 마지막 날, 부천 상동중학교 교문에 내걸린 현수막 문구가 빛난다(좌상), 기증을 위해 학생들이 행사 당일 기부한 책들이 수북히 쌓여있다(우상), 김혜진 저자와 만남 학생들이 함께 했다(좌하), 만남 학생들이 김인백 저자 사인을 받고 있다(우하) |
특히 이번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저자와의 만남’은 참가 학생들에게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 5명의 저자가 분산 배치된 교실에서 저자 자신이 지은 책의 소재를 중심으로 참여 학생들과 자유로운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은 책을 읽고 궁금했던 점, 작가가 되기까지의 저자 개인에 관한 꿈과 비전에 대해 자유롭게 질문하고 답해주는 시간을 가지면서 저자의 속마음을 깊이 이해하게 됐고, 나아가 사제 간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책을 사랑하며 문학도의 길을 가려는 학생들의 진로에도 큰 보탬이 될 수 있는 얘기들이 오갔다.
 |
| 오동석 저자와의 만남에서 저자는 온몸을 다해 강의했고, 열강에 흠뻑 젖어든 학생들이 귀기울여 듣고 있다.(우), 저자와의 만남 후 동아리 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했다.(좌) |
이어 저자마다 제각각 제시한 스토리텔링 창작 미션을 수행하는 시간을 가졌다. 주어진 창작 미션에 따라 각 동아리별로 학생들은 머리를 맞대고 둘러앉았다. 함께 온 지도교사도 동아리 학생 틈에 앉아 미션 수행을 조언했다.
학생들은 가져온 스케치북에 미션에 따른 그림을 그리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하며, 스토리텔링 독서체험활동을 펼쳤다. 참가 학생들은 한 사람도 구경꾼이 아닌 주인의식을 갖고 창작 미션에 적극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
| 동아리회원들이 담당 교사와 함께 저자가 제시한 스토리텔링 창작 미션을 수행하는 데 열중하고 있다. |
‘시간을 파는 상점’의 저자 김선영 작가의 미션을 수행한, 인천 간석여중 3학년 원재연, 송진영 학생은 “시간은 달리는 사람이 얼마나 열심히 살아가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그런 사람에 의해 삶이 이뤄진다.”며 청소년기 시간의 중요성과 삶을 간단한 그림으로 나타내 설명했다.
이처럼 스토리텔링 창작 미션에 참가한 학생들은 조별로 나눠 주어진 미션을 짧은 시간 내에 서로 토의하고, 지혜를 모아 종이 위에 근사한 스토리로 표현해내는 작업을 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소속감을 더하고, 동아리간 우애를 다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
 |
| 인천 간석여중 ‘책을 품은 작은 거장’ 동아리 소속 원재연, 송진영 학생이 미션 수행 작품을 들어보이고 있다. |
특히 초청 저자 중 인기가 많았던 작가는 ‘시간을 파는 상점’의 김선영 씨. ‘제1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김선영 작가와의 만남 강의실은 일찍부터 자리가 동날 정도로 열기가 대단했다.
20여 년 세월 동안 가난하게만 살았다는 김 씨는 “중학교 다닐 때부터 소설 읽기에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 그것이 글을 쓰게 된 계기로 이어졌다.”며, “현재 작가로서 최고의 순간이기에 인생을 되돌리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달라져야 한다. 다르는 것이 목표”라 몇 번을 강조하며, 학생들에게 변화를 두려워 말 것을 당부했다.
 |
| ‘시간을 파는 상점’의 작가 김선영 씨와의 스토리텔링 만남의 장은 학생들로 꽉 찼다. 중학교 때 열심이었던 소설 읽기가 글을 쓰게 된 계기가 됐다. |
각 조별 스토리텔링 창작 미션 수행 작업이 끝나면 저자와 함께 각 동아리별로 창작한 스토리텔링 작품을 발표해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조원이 모두 앞으로 나가 각자 창작한 작품을 들고 차례차례 설명을 해나가는 순으로 진행됐다. 저자별 최우수 동아리에게는 해당 저자 사인책을 한 권씩 선물하기도 했다.
부천 상동중 임여준 군은 “창작 미션 활동을 통해 협동심을 기를 수 있어서 좋았고, 무엇보다 작가와의 만남을 통해 책 속의 이해하기 힘들었던 부분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됐다.”며, “작가와 같은 훌륭한 책도 써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
| 독서동아리 회원들이 조별로 모두 나와 창작 미션 수행 개인별 스토리텔링 발표회를 가졌다. |
대학 4학년 때 작가의 꿈을 가지게 됐다는 ‘오늘의 할 일 작업실’ 저자 김혜진 씨는 “처음 뽑힌 글이 600매였는데, 나중에 완성품이 나오기까지 고치고 또 고쳐 1,400매가 됐다. 완전히 처음부터 다시 쓰게 됐다.”며, “어떤 책도 초고에서 완성된 것은 없다. 최소한 일곱 번을 수정한다는 각오가 돼있어야 한다.”고 했다.
독서동아리 15명을 인솔해 온 부천여중 이윤정 교사는 “책이 좋아서 글쓰는 애들이 많다.”며, “이들 중에도 작가가 나오고, 또 후배들을 위해 재능기부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또 “학생들이 책을 기증해 도서관이 없는 또래 아이들이 책을읽을 수 있다는 데 대해 아이들이 기뻐하고 뿌듯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
| ‘오늘의 할 일 작업실’ 저자 김혜진 씨(우)가 문학도의 꿈을 가진 한 학생에게 조언해주고 있다. |
‘나의 고독한 두리안 나무’의 저자 박영란 씨는 “글을 쓴답시고 글방 주변만 맴돌다 오랜만에 밖에 나와 어린 학생들과 함께 하니 마음이 상쾌하다. 학들과의 만남과 대화 속에서 그들이 얻은 것도 많겠지만 나 역시 깨달은 것도 많다.”며, 함께 하기를 참 잘했단다.
행사를 기획한 교육과학기술부 나혜정 연구사는 “학교폭력 근절 및 주5일 수업제 연계 토요 프로그램 일환으로, 사제동행 독서동아리 750개를 지원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교사와 학생이 함께하는 독서동아리 독서활동을 통한 자기표현, 소통 및 공감능력 향상 등 효과적인 인성교육 실천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
| 사제동행 독서동아리 북나눔 바자회에서 학생들이 자신이 가지고 온 책과 전시된 책을 서로 교환하고 있다. |
‘사제동행 독서동아리’는 학교현장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하는 다양한 독서활동을 통해 소통과 공감, 자기표현 능력 함양 등 인성교육의 효과를 높이고, 동아리 활동을 통한 건전한 또래문화를 조성하고자 진행한 사업이다. 이를 위해 독서토론, 책쓰기, 독서 캠페인, 문화탐방, 작가와의 만남, 책축제 등 학생의 참여 및 자발성을 기반으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한편, 이번 행사를 통해 기부된 책은 1천여 권으로, 도서관 문화를 접하기 어려운 농산어촌 마을의 어린이들과 청소년을 위해 운영하는 이동식 책버스에 기증했다.
바라건대, 내년부터는 권역을 더욱 확대해 독서동아리뿐만 아니라 더 많은 책벌레들이 함께할 수 있는 독서체험활동 기회를 부여하고, 책읽기를 통한 행복한 나눔과 소통이 전국적으로 확대돼나갈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 독서의 계절, 이 가을에 주위에서 스마트폰 대신 책을 든 손을 더 많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공감코리아
 |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