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몰래 꽃 심고 사라지는 학생들 | news | 2014-07-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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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릴라 가드닝을 펼치는 건국대 학생들.[사진 제공＝건국대학교]
건국대 생명환경과학대학 앞마당 자투리땅에 알록달록 꽃송이가 올라왔다. 작년 5월 건국대학교 환경과학대 학생 5~6명이 시작한 게릴라 가드닝(Guerrilla Gardening) 사업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꽃이 있는 탓에 쓰레기나 꽁초를 버리려던 사람들도 한 번 더 주변을 둘러보게 되기 마련인지 이곳은 예전보다 깔끔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학생들은 행인들이 버린 각종 쓰레기로 가득한 2호선 건대입구역 2번 출구 앞 공터의 모습을 보고 처음 이 일을 시작하게 됐다. 쓰레기를 치우고 꽃을 심어보자는 데 의기투합한 환경과학대 학생들은 각자 1000~5000원씩 모아 꽃을 사고 각자 집에 있는 모종삽을 들고 거리로 나왔다. 지난 5월에는 학교 인근 주상복합 시설인 스타시티 차도 옆에 꽃을 심기도 했다. 유동인구가 많은 탓에 오전 7시께 모여야 했지만 백합, 해바라기, 글라디올러스 등을 심는 학생들의 표정은 밝기만 했다고 한다. 게릴라 가드닝에 참여한 김도경 씨는 20일 "더럽고 황폐해진 자투리땅을 변신시키고 싶어 뜻이 맞는 학우들과 함께 도심 공터 가꾸기를 계획했다"고 말하며 뿌듯한 기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말 그대로 '게릴라성'으로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 시간대에 나타나 공터를 가꾸고 사라지기 때문에 우리의 활동이 관심을 받지 않아도 좋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하지만 애써 심은 꽃밭을 망가뜨리지는 말았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실제 건대입구역 2번 출구 앞 꽃밭은 취객들이 버린 담배꽁초나 토사물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한다. 게릴라 가드닝이란 도심 속 방치된 자투리땅에 버려진 쓰레기를 치우고 꽃과 나무를 심어 가꾸는 사업으로 사회운동의 일종이다. 1970년 뉴욕에서 예술가 리즈 크리스티가 친구들과 함께 공터에 쓰레기를 치우고 꽃을 심는 활동을 벌인 데서 비롯됐다. 당시 이들이 스스로를 '그린 게릴라(Green Guerrillas)'라고 불렀던 데서 게릴라 가드닝이란 명칭이 유래했다. 최근엔 다른 학생들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참여 학생이 50명가량으로 급격히 불어났다는 건국대 게릴라 가드너들의 올해 목표는 캠퍼스 안팎의 자투리땅을 모두 찾아 꽃을 심는 것이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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