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미리보기 토크콘서트’ 현장서 만난 자원 입대자들…“인생에 보탬 줄 열린 기회라 생각”

병역은 의무이자 권리다. 흔히 누구나 가는 군대, 한 번은 가야 하는 군대라고 하지만, 신세대 장병들은 군 생활도 주체적인 자기계발의 기회로 삼곤 한다. 때문에 과거와는 달리좀 더능동적으로 입대 준비를 하려는 청년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사회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군대만의 특성과 문화는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낸다. 특히 입대를 앞둔 이들에게 군대는 늘 미지의 세계다. 아무리 주변 선배나 동료들의 이야기를 귀동냥해도 도무지 갈피를 잡기 힘든 것.

예비 장정들을 위해 국방부가 17일, 용산 전쟁기념관에서‘입대 예정 청년들과 함께하는 군대 미리 보기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이런 예비 장정들을 위해 국방부가 ‘입대 예정 청년들과 함께하는 군대 미리 보기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이번 행사는 입대가 예정된 청년들에게 군대와 병영생활에 대한 바른 정보를 전달해 입대 전의 막연한 두려움을 없애고 보람찬 군 생활을 계획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기획됐다.

17일(토), 용산전쟁기념관 이병형홀. 호기심에 눈을 반짝이는 이들이 행사장을 빼곡히 채웠다. 사전 신청한 참여자들은 총 150명. 하지만 주변 지인과 현장에서 자리를 채운 이들을 포함해 200여 명이 훌쩍 넘는 이들이 몰렸다.  

아버지와 함께 현장을 찾은 자원입대자 윤찬혁 씨가 아버지 윤원식 씨와 함께 포즈를 취했다.

 
무엇보다 이날 참석한 입대 예정 청년 중에는 국외영주권자, 질병치유자 등 특별 초청된 병역 자진이행자 10명이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바꿔 말하면 ‘안 갈 수도’ 있었던 군대를 자원해서 가는 청년들인 것이다.

미국 영주권자로 8월 11일 입대를 앞두고 있는 윤찬혁(24·코넬대학교)씨는 “한국인으로서 당연한 국방의 의무를 지려고 입대를 결정했기에 후회는 없다.”며 활짝 웃었다. 곁에서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아버지 윤원식(55)씨는 주변의 만류나 후회가 없었냐는 질문에 “후회가 어디 있습니까.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라며 아들의 어깨를 두드린다. 

다양한 축하공연이 함께 해 박수를 받았다.

백승주 국방부 차관이 예비 입대자들을 위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행사는 공군 비보이팀의 화려한 춤사위로 문을 열었다. 군인만의 절도와 힘까지 더해진 압도적인 기량이다. 다소 굳어있던 입대 예정자들의 어깨가 들썩거리며 환호가 터져나왔다. 공군 비보이팀은 오전 일과를 마치고 손발을 맞춘다고 한다. 이처럼 군에서도 자신들의 특기와 적성을 살릴 수 있다는 이야기에 관객 표정이 밝아진다.

백승주 국방부 차관은 “국군이 된다는 것은 통일을 준비하고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주인공이 되는 것”이라며 “군 생활을 통해 꿈이 단단하게 영글어 역사와 인생의 승리자가 되도록 국가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영상인사를 전했다.

열띤 강의를 펼친 ‘진짜 사나이’ 서경석 씨.

 
이어진 특강에선 군 예능프로 ‘진짜 사나이’로 잘 알려진 서경석 씨가 출연했다. 그 역시 30의 늦은 나이에 입대했지만, 모범적인 군 생활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저녁까지 4박 5일간 유격훈련을 마치고 왔다는 그는 목이 쉬고 디스크까지 걸렸음에도 불구하고, 군 생활은 물론 인생에 보탬이 될 알토란 같은 이야기를 들려줘 큰 박수를 받았다.

“운동과 독서 이 두 가지는 여러분의 몸과 마음을 관리해주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입대 여부와 상관없이 꼭 필요합니다. 그리고 입대해선 자신에게 필요한 요소를 플러스하고, 중요치 않은 습관들은 마이너스 하십시오. 그렇게 자신만의 재미(interest)를 더하면 분명 인생에 도움이 되는 군 생활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토크콘서트에 참가한 현역 군인들. 얼굴까지 훈남이라 많은 주목을 받았다.

시종일관 웃음과 함께 한 토크콘서트 현장.

 
토크콘서트는 예비역 대령 이종용 국방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을 비롯해 박재범 병장, 이상천 상병, 이한빛 상병, 김동호 일병 등 현역 군인들이 함께했다. 입대 후 스스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 주변의 모범이 되는 병사들이다.

특히 이한빛 상병은 일과 시간 후 학습에 매진, MBC 드라마 PD에 응시해 1,800여 명 중 20명을 뽑는 필기 합격자에 들기도 한 재원이다. 또 입대 전 드라마 ‘넝쿨 째 굴러 온 당신’ 등에서 활약했던 김동호 일병은 서른 살의 늦은 나이에 입대했지만, 특급전사 명예를 획득한뒤 11사단 신병교육대에서 조교로 활동 중이다.

각자 능력은 물론 얼굴까지 훈훈한 병사들이 털어놓은 이야기에 모두의 눈과 귀가 집중됐다. 입대예정자들의 질문에 대한 명쾌한 설명은물론 입대 전 가장 궁금해하는 자대 배치와 보직 부여, 일과 및 내무생활 등의 알짜 정보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쏟아져 나왔다.

이날 토크콘서트에서는 예비 입대자들이 궁금해하는 알짜 정보가 많이 쏟아져나왔다.

 
무엇보다 단순 전달 차원에 그치는 게 아니라 현재 군 복무 중인 또래들이 털어놓는 이야기들이라서 호응이 더 컸다. 마지막 흥은 육군 성악단의 중후하고 신명난 공연이 돋웠다. 행사가 끝난 뒤 돌아가는 참석자들의 표정에는 그동안 갖고 있던 여러 궁금증이 풀린 듯한 개운함이 담겨있었다.

여자친구와 함께 참석한 예비입대자 김명민(21) 씨는 “서경석 씨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고 군 생활 대비는 물론 일상에 대해 돌아보게 됐다.”며 “비보이팀을 비롯해오늘 출연한 모든 분들이 입대 후에도정말 멋지게 생활하고 있는 것 같아 오히려 샘이 날 정도다. 군 입대를 서두르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다.”며 밝게 웃었다. 

군대를 통해 고국에 대해 알아가고 싶다는 조재국 씨.

 
어머니와 함께 자리를 지킨 조재국(21) 씨도 시종일관 큰 보탬이 되는 행사였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그 역시 군 입대를 위해 멀리 미국 아이오와에서 날아왔다. 어머니 신경옥 씨는 “한국말이 서툴러 걱정이 되지만, 군에서 그런 병사들을 위해 교육까지 시켜준다니 믿고 보낼 수 있겠다.”며 “부디 멋진 군인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솔직히 영주권이 있어서 군대를 안 갈까란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주변 분들의 말씀도 있고, 무엇이 제 인생에 중요하고 보탬이될까 생각해보니 답이 나오더군요. 군대는 제게 한국인으로서 고국에 대해 알아가는 또 하나의 열린 기회가 될 거라고 믿습니다.”

공감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