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외교관이 직접 들려주는 독도 이야기…“독도가 우리 땅인 근거 정확히 익혀둬야”

“평소 외교부가 이른바 ‘조용한 외교’만으로 독도를 대하고 있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강연을 통해 독도 수호를 위한 적극적이면서도 치밀한 외교적 노력이 수반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습니다.”

광복절을 사흘 앞둔 지난 12일, 국립외교원(서울 서초동 소재) 1층 대강당에서는 매우 의미있는 강연이 열렸다. 현직 외교관이 직접 들려주는 우리땅 독도를 주제로 한 강연이었다. 이날은 대학생 3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됐고, 앞서 8월 5일과 7일에는 각각 중학생과 고등학생 300여 명을 대상으로 강연이 이뤄졌다. 

외교부는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우리땅 독도 바로알기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출처=외교부 독도 홈페이지)

필자도 이 강연을 꼭 들어보고 싶어 일찌감치 참가신청서를 냈다. 우리의 아름다운 섬, 독도에 대해 과연 우리는 얼마나 많이 알고 있을까? 언제나 늘 그렇듯 이구동성으로 ‘독도는 당연히 우리 영토’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독도가 왜 대한민국의 영토라고 할 수 있습니까?”라는 질문에는 선뜻 대답을 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외교부는 이러한 세태을 감안해 대한민국의 청소년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독도 강좌를 지속적으로 개최해오고 있다. 막연히 우리 영토라는 사실만을 알고있는 것과 그 근거를 소상히 알고있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는 생각에서이다. 광복절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 독도에 대한 일본의 도발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엄중한 시기라서 그런지 이날 강좌에는 많은 대학생들이 몰렸다.

다소 더운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대학생들이 국립외교원 대강당에 모였다.

외교부는 우리 영토인 독도를 굳건히 수호하고, 관련 내용을 적극 전파하기 위해 독도 전용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외교부 독도 홈페이지(http://dokdo.mofa.go.kr/kor)에 접속하면 독도에 대한 우리의 입장과 독도의 일반 현황, 독도를 소개하는 동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들을 볼 수 있다.

정광용 외교부 영토해양과장의 축사를 시작으로 독도 강좌가 시작됐다. 정 과장은 “이번 강좌가 여러분에게 독도에 대한 지성과 감성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뜻 깊은 자리가 됐으면 한다.”며 주의깊게 들어줄 것을 당부했다.

축사가 끝난 뒤 독도에 대한 소개영상을 시청한 후, 외교부 영토해양과 홍정원 사무관의 본격적인 강연이 진행됐다. 홍 사무관은 역사적인 내용이 주를 이뤄 자칫 지루해질 수도 있었을 내용을 재치있는 언변으로 이끌어가며 강연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강연 도중 대학생들의 큰 웃음소리가 자주 들렸고 현장의 열띤 분위기를 담아내고자 하는 카메라 셔터소리가 끊임없이 들렸다.

홍정원 사무관이 열정적으로 강연을 이끌어가고 있다.

이번 강연은 독도에 대한 정부의 기본입장, 독도에 대한 지리적 인식과 역사적 근거, 독도를 수호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 순서로 큰 줄기를 이어갔다. 알다시피 독도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은 매우 단호하다. 독도는 역사적, 지리적, 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이므로 독도에 대한 영유권 분쟁은 존재하지 않으며 외교 교섭, 사법적 해결의 대상이 될 수 없음을 천명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 정부는 독도에 대해 확고한 영토주권을 행사하고 있으며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하고 엄중하게 대응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삼고 있다.

홍 사무관은 이번 강연에서 독도가 우리 영토라는 다양한 근거를 알려줬는데, 독도는 지리적으로 울릉도의 일부로 인식돼왔다는 점을 강조하며 ‘세종실록지리지’에 ‘우산(독도), 무릉(울릉도) 두 섬은 서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아 날씨가 맑으면 바라볼 수 있다.’고 기록돼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또 우리의 관찬문헌 곳곳에도 우리나라가 독도를 우리 영토로 인식하고 통치해온 역사적 사실이 담겨있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독도에 대한 기록은 ‘신증동국여지승람(1531년)’ , ‘동국문헌비고(1770년)’ , ‘만기요람(1808년)’ , ‘증보문헌비고(1908년)’ 등의 문헌에서도 독도에 대한 기록이 일관되게 이어지고 있다.

17세기 한일 양국 정부간 교섭과정을 통해 울릉도와 독도가 우리나라 영토임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이 교섭을 ‘울릉도쟁계’라고 하는데, 이 과정에서 에도막부는 1695년 12월 25일 돗토리번에 대한 조회를 통해 ‘울릉도(죽도)와 독도(송도) 모두 돗토리번에 속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1696년 1월 28일 일본인들의 울릉도 방면 도해(渡海)를 금지하도록 지시했다고 한다. 이런 교섭을 통해서도 울릉도와 독도가 우리나라 영토임을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

강연은 주로 빔프로젝터를 이용하여 진행됐다.

이후 대한제국은 1900년 ‘칙령 제 41호’에서 독도를 울도군(울릉도) 관할구역으로 명시하였고, 울도군수가 독도를 관할했다. 이 칙령 제 2조에서는 울도군의 관할구역을 ‘울릉전도 및 죽도, 석도(독도)’로 명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울도(울릉도)군수가 계속 영토주권을 행사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일본이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1905년 시마네현 고시 제40호를 통해 독도를 자국 영토로 편입하고자 했던 시도는 한국 주권 침탈과정의 일환이었으며, 우리의 독도 영유권을 침해한 불법행위이기에 국제법적으로 아무런 효력이 없다고 한다.

1943년 12월 발표된 카이로 선언에서는 ‘일본은 폭력과 탐욕에 의해 탈취한 모든 지역으로부터 축출되어야 한다.’고 기술하며 1945년 7월 발표된 포츠담 선언도 카이로 선언의 이행을 규정하고 있다. 1951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서도 독도가 우리나라의 영토임이 재확인됐다. 이러한 근거들을 통해 독도는 대한민국의 명백한 영토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강연이 끝나고 조별로 모여 단체사진을 찍었다.

독도에 대한 영토주권은 구체적으로 경찰이 주재해 독도를 경비하고, 우리 군이 독도 영해와 영공을 수호하고 있으며 각종 법령이 독도에 적용되고, 등대 등 여러 시설물을 설치·운영하고 있으며 우리 주민이 독도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잘 실현되고 있다.

홍 사무관은 “외교부는 독도를 지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독도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몇 달을 야근해야 했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어 독도가 분쟁지역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용한 외교와 적극적 외교를 적절하게 병행하고 있다는 사실 또한 강조했다.

대학생 조재연(위), 이영상(아래) 씨와의 인터뷰에서 독도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이날 강연에 참석한 조재연(서울시립대 국제관계학과) 씨는 “전공이 독도와 관련이 있어 이 강좌에 참여하게 됐다. 솔직히 이 강연을 듣기 전에는 정부의 독도 대응정책에 의아한 점이 많았는데, 이번 강좌를 통해 정부가 독도 도발에 잘 대응하고 있고 독도가 왜 우리 땅인지도 자세히 알 수 있었다.”며 “단지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사실만을 감성적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성적으로도 판단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대학생 이영상(외국 로스쿨 재학) 씨는 “사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로는 독도에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오늘 정말 다양하고 깊이있는 내용을 전해듣게 돼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며 “앞으로 독도에 대해 더 관심을 갖고, 저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조그만 것부터 실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도 동영상을 한 번 더 제대로 시청하는 것도 나름의 방법일 것 같다.”라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강연을 들은 대학생들이 다과를 먹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강연이 끝난 뒤에도 홍정원 사무관이 대학생들의 열띤 질문에 적극적으로 답해주었다.

강연이 끝난 뒤 다과를 나누는 담소 자리에서도 강연자인 홍정원 사무관과 대학생들의 대화는 끊이지 않았다. 그런 모습을 보며 필자는 ‘사람들의 이러한 열정이 바로 독도를 지켜내는 힘이 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울러 현재를 살아가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광복절 즈음이나 일본이 도발할 때에만 잠깐 독도에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닐, 치밀한 논리를 바탕으로 한 준비된 자세로 독도가 우리 땅임을 주장할 수 있어야겠다는 생각도 해보았다.

공감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