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께 껴안고 책읽고 음악듣고…교사는 또 한명의 부모" | news | 2014-09-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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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세진 군산 나포초 교사
“아이들 인성교육에 무슨 왕도가 있겠습니까.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함께 어울려 껴안고 놀면서 같이 책 읽고 음악 듣고, 재능은 믿어주고 부족한 사랑은 채워주고…. 학교가 엄마 아빠의 역할을 해 주는 게 최고죠.”
지난 22일 찾아간 전북 군산시 나포면 나포초등학교 교정에는 막바지 방학기간이었지만 아이들 웃음소리가 가득했다. 지난 3월 이 학교로 부임해 온 송세진(38) 교사 때문이다.
전교생이 55명에 불과한 전형적인 농촌학교인 이 학교에서 3학년 학급담임을 맡고 있는 송 교사는 부임 첫 달부터 인성교육담당교사를 자청했다. 그러고는 곧바로 전교생 가정방문을 시작했다. 생활환경을 아는 것만큼 중요한 게 없었기 때문이다. 농사일이 바빠 7차례 방문 뒤에야 겨우 학부모를 만날 수 있었던 집도 있었다.
생활환경 파악과 가정 상담을 시작으로 송 교사는 ‘화목한 화·목 독서일’ ‘동요 부르기’ ‘다문화 가정의 다문화 음식 체험’ 등 아이들 상황에 맞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학생들에게 적용해 왔다. 또 학기중에는 말할 것도 없고 방학 중에도 아이들이 마음 놓고 학교에 나와서 놀 수 있도록 했다. 마땅히 갈 만한 곳도 없고 놀거리도 부족한 농촌 학교 현실에서 학교만 한 놀이터가 없기 때문이다. 학교 교정 빈터에 함께 상추, 오이를 심어 채소가 어떻게 자라는지도 직접 체험토록 했다. 야외활동으로 배려심을 키울 수 있기를 기대해서다.
“사실 단번에 좋아질 수는 없었죠. 한번은 엄마 없이 아빠와 생활하는 한 아이가 말수가 없어지고 얼굴에 상처가 나 있었어요. 한 학년 아래인 그 동생에게서도 비슷한 상처를 발견했지요. 차분하게 대화를 하면서 가정폭력을 알게 됐습니다. 일단 교장·교감 선생님과 협력해 아이 보호에 나서는 한편, 학부모는 지역 사회단체가 상담을 하는 등 치료에 나섰던 기억이 납니다. 그 부모 역시 사회에서 상처받은 사람이고 이 아이 또한 부모로부터 상처받는 처지여서 자칫 평생 삐뚤어진 인성이 자리 잡을 수도 있었죠. 요즘 그렇게 밝게 지낼 수 없습니다.”
송 교사는 “아이들과의 대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음’”이라며 “마음속에 큰 ‘구멍’이 생겨 버린 아이들에겐 따뜻하게 안아주고 아픔을 공감하며 같이 울어줄 존재, 믿고 의지할 존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 교사는 최근 사회적 논란을 불러온 군대폭력이나 학교폭력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어린 시절 잘못된 가정환경에서 자라며 형성된 아이들의 삐뚤어진 태도를 지목했다.
그는 “지난 2009년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어놓은 연쇄 살인범 ‘강호순 사건’ 발생 당시, 함께 근무했던 선배 교사 한 분이 강호순이 자신의 제자였다”며 “(강호순이) 어렸을 적, 좀 더 세심하고 포근하게 안아 줬더라면…”하며 자책하는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 당시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절절하게 깨닫게 됐다고 회고했다.
송 교사는 아이들의 품성은 하루아침에 형성되는 게 아니라는 생각에서 인근 중학교 교사는 물론 교회와 사회단체 회원들과도 연계해 인성교육에 나서고 있다. 송 교사는 아이들을 ‘땅에 심은 씨앗’으로, 교사는 ‘농부’로 비유했다.
농부가 메마른 땅에 씨앗을 심어 물과 영양분을 주며 싹을 틔우고 꽃과 열매를 맺게 도와주듯, 교사는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성품이 좋든 나쁘든 상관없이 아이들을 따뜻하게 품어주고 나름대로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전국적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는 ‘좋은 교사’의 멤버이며 올해로 교단생활 10년째인 송 교사는 자신만의 독특한 ‘동화나라’ 개념을 인성 교육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동심을 바탕으로 지은 이야기 동화(童話), 한솥밥을 먹으며 함께 생활하는 것을 비유한 동화(同火), 같이 화합한다는 동화(同和), 서로 다른 성질이나 양식, 사상이 같게 되거나 지식 따위를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드는 동화(同化)까지 아이들과 함께 한 가족처럼 한솥밥을 먹으며 함께 생활하는 순수하고 믿음 넘치는 학교를 만들겠습니다.”
“아이들 인성교육에 무슨 왕도가 있겠습니까.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함께 어울려 껴안고 놀면서 같이 책 읽고 음악 듣고, 재능은 믿어주고 부족한 사랑은 채워주고…. 학교가 엄마 아빠의 역할을 해 주는 게 최고죠.”
지난 22일 찾아간 전북 군산시 나포면 나포초등학교 교정에는 막바지 방학기간이었지만 아이들 웃음소리가 가득했다. 지난 3월 이 학교로 부임해 온 송세진(38) 교사 때문이다.
전교생이 55명에 불과한 전형적인 농촌학교인 이 학교에서 3학년 학급담임을 맡고 있는 송 교사는 부임 첫 달부터 인성교육담당교사를 자청했다. 그러고는 곧바로 전교생 가정방문을 시작했다. 생활환경을 아는 것만큼 중요한 게 없었기 때문이다. 농사일이 바빠 7차례 방문 뒤에야 겨우 학부모를 만날 수 있었던 집도 있었다.
생활환경 파악과 가정 상담을 시작으로 송 교사는 ‘화목한 화·목 독서일’ ‘동요 부르기’ ‘다문화 가정의 다문화 음식 체험’ 등 아이들 상황에 맞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학생들에게 적용해 왔다. 또 학기중에는 말할 것도 없고 방학 중에도 아이들이 마음 놓고 학교에 나와서 놀 수 있도록 했다. 마땅히 갈 만한 곳도 없고 놀거리도 부족한 농촌 학교 현실에서 학교만 한 놀이터가 없기 때문이다. 학교 교정 빈터에 함께 상추, 오이를 심어 채소가 어떻게 자라는지도 직접 체험토록 했다. 야외활동으로 배려심을 키울 수 있기를 기대해서다.
“사실 단번에 좋아질 수는 없었죠. 한번은 엄마 없이 아빠와 생활하는 한 아이가 말수가 없어지고 얼굴에 상처가 나 있었어요. 한 학년 아래인 그 동생에게서도 비슷한 상처를 발견했지요. 차분하게 대화를 하면서 가정폭력을 알게 됐습니다. 일단 교장·교감 선생님과 협력해 아이 보호에 나서는 한편, 학부모는 지역 사회단체가 상담을 하는 등 치료에 나섰던 기억이 납니다. 그 부모 역시 사회에서 상처받은 사람이고 이 아이 또한 부모로부터 상처받는 처지여서 자칫 평생 삐뚤어진 인성이 자리 잡을 수도 있었죠. 요즘 그렇게 밝게 지낼 수 없습니다.”
송 교사는 “아이들과의 대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음’”이라며 “마음속에 큰 ‘구멍’이 생겨 버린 아이들에겐 따뜻하게 안아주고 아픔을 공감하며 같이 울어줄 존재, 믿고 의지할 존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 교사는 최근 사회적 논란을 불러온 군대폭력이나 학교폭력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어린 시절 잘못된 가정환경에서 자라며 형성된 아이들의 삐뚤어진 태도를 지목했다.
그는 “지난 2009년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어놓은 연쇄 살인범 ‘강호순 사건’ 발생 당시, 함께 근무했던 선배 교사 한 분이 강호순이 자신의 제자였다”며 “(강호순이) 어렸을 적, 좀 더 세심하고 포근하게 안아 줬더라면…”하며 자책하는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 당시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절절하게 깨닫게 됐다고 회고했다.
송 교사는 아이들의 품성은 하루아침에 형성되는 게 아니라는 생각에서 인근 중학교 교사는 물론 교회와 사회단체 회원들과도 연계해 인성교육에 나서고 있다. 송 교사는 아이들을 ‘땅에 심은 씨앗’으로, 교사는 ‘농부’로 비유했다.
농부가 메마른 땅에 씨앗을 심어 물과 영양분을 주며 싹을 틔우고 꽃과 열매를 맺게 도와주듯, 교사는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성품이 좋든 나쁘든 상관없이 아이들을 따뜻하게 품어주고 나름대로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전국적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는 ‘좋은 교사’의 멤버이며 올해로 교단생활 10년째인 송 교사는 자신만의 독특한 ‘동화나라’ 개념을 인성 교육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동심을 바탕으로 지은 이야기 동화(童話), 한솥밥을 먹으며 함께 생활하는 것을 비유한 동화(同火), 같이 화합한다는 동화(同和), 서로 다른 성질이나 양식, 사상이 같게 되거나 지식 따위를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드는 동화(同化)까지 아이들과 함께 한 가족처럼 한솥밥을 먹으며 함께 생활하는 순수하고 믿음 넘치는 학교를 만들겠습니다.”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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