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누면 파이가 커진다…‘협동조합’에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 | news | 2013-04-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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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제 활성화 대안으로 떠올라…분업화로 리스크 줄이고 가치 투자에 중점
2012년 12월 1일, 협동조합 기본법이 시행됨에 따라 전국적으로 ‘협동조합’ 열풍이 불고 있다. 개정된 기본법에 따르면, 금융·보험업을 제외한 경제 전 영역에서 5인 이상의 발기인만 있으면 협동조합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협동조합은 재화 또는 용역의 구매·생산·판매·제공 등을 협동으로 영위함으로써 조합원의 권익을 향상하고 지역 사회에 공헌하고자 하는 사업조직을 말한다. 즉, 자영업자와 소규모 창업을 도와 다양하고 질 높은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목적이 있다.
일반기업과 협동조합은 이익을 어떻게 분배하느냐에 차이를 보인다. 일반기업은 남는 이익을 투자자에게 배당금으로 돌려주는 반면 협동조합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추가 고용이나 판매가격 인하, 근로조건 개선 등 구성원 전체의 이익을 위해 먼저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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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12월 1일, 협동조합 기본법이 시행됨에 따라 전국적으로 ‘협동조합’ 열풍이 불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월 20일, 전북도청 공연장에서 진행된 전북협동조합스쿨의 강연 모습. |
일자리와 복지에 초점을 맞춘 새 정부도 사회적·경제적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종합적인 정책수단으로서 협동조합 설립을 적극 지원하고 나섰다. 그런 가운데 지난해 전국 최초로 문을 연 전북 협동조합스쿨을 찾아 지역경제 활성화의 대안으로 떠오른 ‘협동조합’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전북도는 지난해부터 협동조합에 발 빠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역경제구조상 99.3%가 중소기업이지만 대기업의 시장잠식 등으로 갈수록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지역 자금이 수도권으로 유출되고 있는 실정을 고려한 것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협동조합은 사람중심의 공동체로서 참여자 모두에게 혜택을 분배하고, 시장경제의 폐해를 보완할 수 있는 지역경제 활성화 대안모델로 관심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농산물이나 축산 등 먹을거리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모든 사업 전반에 협동조합을 구축할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정보를 얻으려고 빠듯한 시간을 쪼개 달려왔습니다.”
지난 20일, 기자가 전북 협동조합스쿨을 찾았을 때는 협동조합 기본법과 더불어 세무·회계 관리법에 대한 강의가 한창이었다. 이곳에서 만난 장영미(44) 씨는 “젊은 시절부터 실내 건축업 현장에서 휴일도 반납한 채 일하고 있지만 가격경쟁에 밀려 영세자영업자들이 갈수록 설 자리를 잃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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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6일부터 시작된 협동조합스쿨은 매주 수요일마다 6주간 오후 1시 30분부터 5시 30분까지 전북도청 공연장에서 진행된다. 당초 100명을 모집했으나 매번 300명이 넘는 인원이 청강하려는 탓에 회의실에서 공연장으로 장소를 이동할 정도로 인기가 가히 폭발적이었다. |
그는 “아직은 ‘협동조합’이란 단어 자체가 생소하기 때문에 다른 실내 건축업자들과 협동조합을 만들게 된다면 어떻게 시작해야 되고, 금전적인 부분들은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매주 교육을 통해 하나씩 궁금증을 해소하고 있다.”며 “혼자서 모든 일을 도맡아 하기보다는 분업화해서 더불어 살아야 소상공인들이 살 수 있겠다는 개념이 명확해지니 협동조합의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졌다.”고 말했다.
1인 창업을 구상 중이었던 이 모(28)씨도 혼자서 모든 것을 책임지고 시작하려다 보니 자금과 경험부족으로 난항을 겪고 있고 있던 찰나에 협동조합에 눈을 돌렸다. 그는 “요즘 너도나도 ‘협동조합’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분업화를 통해 리스크를 줄여보겠다는 취지일 것”이라며 “사람들과 협동하면서 더불어 사는 삶이 조금은 느리게 가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먼 훗날 가치 있는 삶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지난해 전북협동조합스쿨 교육을 받은 선배들은 협동조합을 꾸려가기 위한 만반의 준비로 분주했다. 완주한우협동조합은 협동조합기본법 시행 첫날인 지난해 12월 3일, 전국에서 가장 먼저 설립신고서를 제출해 전국 1호 협동조합으로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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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12월 1일,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된 후 전국 1호로 협동조합 인정을 받은 완주한우협동조합. 완주한우협동조합(가운데 조영호 이사장)조합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전북도청) |
오래 전부터 한우 농가들과 손을 잡고 협동조합을 준비해온 조영호(53) 이사장은 “한우 농가를 운영한다고 하면 부농이라고들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며 “1년에 송아지를 사육하는 데 드는 비용이 150 만 원가량인데, 암송아지를 팔 때는 많이 받아봐야 70만 원이다. 그렇다고 유통에 있어 소비자 가격이 떨어지는 건 아니다. 중간 유통에 거품이 많기 때문에 가격은 그대로다.”라며 그간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런 중간유통에 문제를 느껴 한우농가들과 판매장 혁신을 논의해왔다는 그는 그 실현방안으로 협동조합에 관심을 두게 됐다. 그는 “지난해 2월, 판매장 승인은 받았지만 협동조합 조직을 어떻게 운영하고 관리해야하는지 고민이 많았다.”며 “전북협동조합스쿨을 통해 한우농가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협동조합의 필요성과 장점들을 어떻게 전달하고 의견을 조율해나가는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조 이사장은 협동조합 교육에서 배운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우선, 공익 사업부터 진행했다. 이를 위해 지난 설에는 한우 나눔 행사를 열어 어려움을 겪는 한우 농가들에게는 판로개척을 소비자들에게는 저렴한 가격에 소고기를 공급하기도 했다. 조합원들도 하나둘 동참해 현재 103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총 모인 금액만 벌써 6억 원을 훌쩍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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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농업인협동조합은 지난 1월 정읍시장 내에 문을 열었다. 김상례(57)대표를 중심으로 5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된 이곳은 정읍에서 생산된 농산물과 도시락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전북도청) |
1차 핵심 사업으로 한우농가들과 함께 유통관리 축소를 위한 판매장 건립에 힘쓰고 있다는 조 이사장은 “올해 하반기 완주군 고산시장 내에 협동조합 센터를 건립해 식육판매장과 식당을 함께 운영할 계획”이라며 “협동조합이 완공되면 유통단계가 3단계 정도 축소돼 소비자는 최대 40%는 저렴하게 구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역소농가들과 소비자 사이에 매개체 역할을 하기 위해 협동조합을 설립한 여성농업인협동조합이 지난 1월 정읍시장 내에 문을 열었다. 김상례(57) 대표를 중심으로 5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된 이곳은 정읍에서 생산된 농산물과 도시락을 판매하고 있다.
김 대표는 “대규모 농가들이 유통망을 주름 잡고 있는 상황에서 소규모 농가들이 설 곳을 마련하기 위해 협동조합을 설립하게 됐다.”며 “그는 “정읍의 로컬 푸드를 살려보겠다는 취지로 시작했다. 단순히 이익보다는 더불어 사는 삶이 무엇인지 분명한 목표가 있어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전국 7개 광역단체에 협동조합 현황 관리를 위한 종합정보시스템을 구축해 협동조합에 대한 교육과 홍보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의 공동사업을 지원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협동조합 시스템을 활용해 다양한 복지정책을 발굴해나간다는 계획이다.
공감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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