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 <<연합뉴스 DB>>

길을 잃은 치매 노인이 경찰이 운영하는 SNS 덕분에 실종 1시간여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31일 강원 태백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30일 오후 2시 45분께 태백시 황지동 시외버스터미널 화장실에 한 노인이 1시간째 앉아있다는 시민 신고가 112를 통해 들어왔다.

터미널 인근에 거주하는 치매 노인 A(64·여)씨였다.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지만, A씨는 이름과 나이는 물론, 지척에 있는 집 위치도 기억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경찰은 즉시 A씨의 사진을 SNS 밴드 '치매 노인 사랑의 등대지기'에 올렸다.

치매 노인 사랑의 등대지기는 실종 치매 노인의 신원을 신속히 파악하고 귀가를 돕기 위한 각계 담당자들의 비공개 네트워크다.

지난 1월 황지지구대 직원들의 아이디어로 지구대 구역 내에서 운영하기 시작했고, 효과가 좋아 2월에는 태백 경찰서와 시청, 보건소, 사회 복지사 등 치매 노인 관련 업무 담당자 130여 명으로 참여자를 확대했다.

터미널에 출동한 경찰이 A씨의 사진을 밴드에 올린 지 10분 만에 A씨를 관리해온 관계자가 사진을 알아봤다.

인적사항을 확인한 경찰은 사회복지사에게 A씨를 안전하게 인계했다.

A씨는 보건소에서 기초 진료를 받으며 안정을 취한 뒤, 가족의 품으로 무사히 돌아갈 수 있었다.

A씨는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사는 홀몸 노인으로 이날 집 밖에 나왔다가 갑자기 치매 증상이 심해져 길을 잃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락을 받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 A씨 가족은 경찰에 전화해 감사의 인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처럼 '노인 사랑 등대지기'를 통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치매 노인이 벌써 7명.

개인정보침해 소지가 있어 신상에 대한 정보는 공유하거나 게시하지 않고, 실종자가 발생하면 즉시 내용을 전파, 인적 사항만 확인해 유선상으로 신속히 업무를 처리한다.

윤원욱 태백경찰서장은 "치매 노인 실종 시 위치추적 수색 등을 실시하고 있으나,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는데다 질환의 특성상 배회지 예측이 어려워 애를 먹었다"면서 "GPS 배회감지기를 보급해 실종 예방에 힘쓰는 한편, SNS를 더욱 활성화해 치매 환자의 조속한 안전 귀가를 돕겠다"라고 말했다. 

태백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