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 젖은 마포대교 위 벤치에 우산을 쓰고 앉아있는 한 여학생과 그 앞에 쪼그리고 앉아있는 여경의 모습이 담겨 있는 한 장의 사진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특히 여학생의 손을 잡고 고개를 들어 그의 얼굴을 바라보는 여경의 자세가 눈에 띈다.

지난 21일 마포경찰 페이스북에 ‘달빛 친구:사람을 살리는 사람들’이라는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이 올라왔다.

사연은 이러했다. 지난 19일 자살 신고를 받은 마포경찰서 배보영 순경은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마포대교 전망대 이곳저곳을 뛰어다닌 끝에 울고 있는 여고생을 발견했다. 

여고생은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한 상처로 자살을 시도하기 위해 마포대교를 찾은 것.

이 순간 배 순경은 경찰이 아닌 편한 ‘언니’가 되어 왕따로 괴로움 겪던 여고생을 보듬었다. 배 순경은 여고생 앞에 무릎을 굽히고 앉아 손을 꼭 잡고 얼굴을 바라보며 위로했다.

마포경찰은 “결국 배 순경의 따뜻한 응원과 격려로 여고생은 아무 탈 없이 부모님 품으로 돌아 갈 수 있었다”고 전했다.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