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들 감사의 편지에 눈물을 글썽인 강동경희대병원 안선경 간호사./© News1

일신여상 학생 대표들 24일 강동경희대병원서 응원 편지 낭독

"부모님이 의료진이라는 이유만으로 그 자녀들이 따돌림을 당하는 어처구니없고 황당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니, 일부 시민들의 몰상식한 반응 속에 속으로 얼마나 서운하고 상처받았을까요. 이런 현실이 안타깝고 부끄럽기만 합니다."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 자녀들이 등교 거부를 당하는 안타까운 상황에 대해 여고생들이 일침을 가했다. 메르스로 고된 생활을 이어가는 강동경희대병원 의료진을 응원하는 편지 일부 내용이다.

24일 강동경희대병원에 따르면 서울시 송파구 송파동에 위치한 일신여자상업고등학교 백강규 교감과 학생 대표 등 4명이 오후 3시께 메르스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진을 생각하며 쓴 편지를 들고 병원을 찾았다.

메르스 감염 확산이 한 달째를 넘어가자 일신여자상업고등학교 학생회에서 '지친 의료진에게 힘을 북돋아 주고자'며 자발적으로 준비한 뜻깊은 행사다. 이날 낭독된 편지는 1학년 2반 학생인 안인영양이 작성했다.

이 학교 3학년 대표 이송이양이 편지를 대신 낭독했다. 이양은 낭독식에서 "메르스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 우리를 불안에 빠트렸다"며 "날이 가면 갈수록 더해져가는 불안감으로 순식간에 사회는 불신의 늪으로 빠져들었고, 해외 언론의 따가운 시선 또한 상처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메르스로부터 우리를 지키기 위해 헌신적으로 희생하는 분들의 따뜻한 이야기가 들렸다"며 "점차 다시 자리를 잡아가는 사회의 모습이 보여 안심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송이양은 "상황이 이렇게 호전된 것은 몸을 아까지 않고 우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간호사, 의사 선생님들 덕분인 것 같다"며 "반팔만 입고 있어도 땀이 나는 이 한여름에 두껍고 숨쉬기도 벅찬 방역복을 입고 (의료진이) 고생하고 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또 "식사 또한 라면이나 김밥으로 때우며 매일 18시간씩 메르스와의 전쟁을 치른다는 말을 듣고 맘(마음)이 안타까웠다"며 "정말 죄송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강동경희대병원 의료진에게 감사의 편지를 낭독하는 강동경희대병원 이송이양(사진 오른쪽)./© News1

의료진 자녀의 등교 거부 사태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양은 "이따금 감염될까 두렵지만 환자를 못 살리는 것이 더 무섭다는 기사 내용을 보면 든든하면서도 어쩔 땐 눈시울이 뜨겁게 붉어지고 가슴이 먹먹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진을 온 맘(마음)을 다해 응원하겠다"며 "일신여자상업고등학교 학생들도 메르스 예방수칙을 철저히 준비해 공포심에 휩쓸리지 않고 철저하고 차분하게 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낭독식 직후 김숙녕 강동경희대병원 간호본부장은 "이런 따뜻한 편지와 지역사회 응원은 메르스 퇴치를 하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편지 낭독식에 함께 참석한 안선경 간호사는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낭독식 직후 학생들이 작성한 100여통의 편지가 병원 측에 전달됐다.

한편 강동경희대병원 교직원을 응원하기 위해 강동구와 하남 지역 단체들이 응원 현수막을 병원 앞 길가에 게시했다. 제약사 동아오츠카도 이온음료와 비타민음료 1만개를 전달하며 교직원을 격려했다.

일신여자상업고등학교 학생이 작성한 메르스 의료진 응원 편지./©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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