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최동원 선수 어머니 김정자 여사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무쇠팔 투수' 고 최동원 선수의 어머니인 김정자 여사(80)가 27일 부산 해운대구 반송종합사회복지관에서 봉사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시원공익재단은 지난 11년간 1천 시간 이상 봉사활동을 하며 지역사회에 모범을 보인 김 여사의 공로를 높이 평가해 김 여사를 시원명예사회봉사자상첫 수상자로 결정했다. 2015.10.27 pitbull@yna.co.kr

김정자 여사 "봉사는 모든 것을 아낌없는 나눠주는 것"

2004년부터 11년간 1천 시간 이상 봉사활동

"아들을 잃고 너무 고통스러울 때 부산시민들에게 따뜻한 관심과 사랑을 받았어요. 죽는 날까지 봉사하며 보답하고 싶어요."

27일 어르신 한글수업이 한창인 부산 해운대구 반송종합사회복지관 3층 프로그램실.

칠순을 훌쩍 넘긴 학생들이 팔순인 선생님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집중하고 있었다.

"어머님들, 천천히 다같이 따라 읽어봐요"라고 말하는 선생님은 '무쇠팔 투수' 고 최동원 선수의 어머니인 김정자 여사(80)다.

교사 출신인 그는 이곳에서 매주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에 3시간 동안 한글을 가르치는 선생님으로 활동하고 있다.

오전 수업을 마치면 점심을 간단히 먹고 수영구노인복지관에서 같은 역할을 한다.

서구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매주 월요일 하루종일 지적 자애인과 자폐증 아이들과 놀아주는 엄마 역할을 한다.

그는 복지관 3곳에서 선생님으로 활동하는데 평일에는 점심 먹을 시간이 빠듯할 정도로 바쁘다.

평범한 초등학교 교사와 한국 최고의 야구선수의 엄마였던 그는 1999년 45년간의 교직을 마무리하고 정년퇴직했다.

이후 시어머니와 남편을 떠나보내고 혼자 남게되자 "내가 가장 잘하는 것을 하며 여생을 보내자"는 생각으로 사회복지관의 문을 두드렸다.

고 최동원 선수 어머니 김정자 여사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무쇠팔 투수' 고 최동원 선수의 어머니인 김정자 여사(80)가 27일 부산 해운대구 반송종합사회복지관에서 한글 수업을 하고 있다. 시원공익재단은 지난 11년간 1천 시간 이상 봉사활동을 하며 지역사회에 모범을 보인 김 여사의 공로를 높이 평가해 김 여사를 시원명예사회봉사자상첫 수상자로 결정했다. 2015.10.27 pitbull@yna.co.kr
그게 인연이 돼 어르신들을 위한 한글교실 선생님이 됐다.

주말 이틀만 개인시간을 가질 정도로 봉사활동에 매달리는 데는 아들의 죽음이 큰 영향을 줬다.

2011년 9월 14일 대장암으로 아들을 먼저 보낸 이후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복지관 출근도 잠시 쉬어야 할 정도였다.

그러던 그에게 진심으로 안부를 묻고 걱정해주던 부산시민들의 관심과 사랑이 큰 힘이 됐다고 한다.

그 덕에 예전의 모습으로 다시 집을 나서게 됐고 지하철을 한 시간 넘게 타고 직접 걸어다니는 번거로움도 행복한 일상이 됐다.

주말 저녁에는 혼자 사직야구장 옆에 있는 아들의 동상을 찾아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며 새로운 일주일을 준비한다.

김 여사는 "봉사는 남을 돕는 게 아니라 자기가 갖고 있는 모든 것을 아낌없는 나눠주는 것"이라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내 모든 것을 바쳐 부산시민들에게 봉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의 소주업체인 대선주조가 설립한 시원공익재단은 이달 23일 대선주조 기장공장에서 열린 제10회 시원사회복지사상 시상식에서 김 여사에게 '시원명예사회봉사자상'을 수여했다.

시원사회복지사상은 사회복지사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한 것인데 시원명예사회봉사자상은 올해 처음 제정된 부문이다.

시원공익재단은 지난 11년간 1천 시간 이상 봉사활동을 하며 지역사회에 모범을 보인 김 여사의 공로를 높이 평가해 첫 수상자로 결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