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 며느리들 자국어로 속시원히 상담한다 | news | 2014-01-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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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온 지 아직 얼마 되지 않아 말이 서툴고 생활에 어려운 점이 많은데 이민자를 위한 상담사랑방이 생겨서 좋습니다.”
결혼이주여성들이 다국어로 상담할 수 있는 ‘다문화 가족 상담사랑방’ 누리집이 개설됐다.
개방, 공유, 소통, 협력을 중심으로 한 정부3.0의 일환으로 지난 12월 4일부터 농촌진흥청에서 제공하기 시작한 서비스이다.
이날 농림축산식품부, 농협중앙회, 다문화협동조합 등 관계자들과 다문화 가족이 함께 참석한 가운데 설명회도 병행했다.
사랑방에서는 농촌 결혼이주여성들이 어려움를 겪고 있는 언어를 비롯해 한국 생활에서 부딪히는 각종 애로점을 실시간 무료 상담해주고 있다. 사이트 개설 한 달이 지난 지금, 어떻게 운영되고 또 활용되고 있는지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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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소통 함께하는 문화’를 내걸고 개설된 다문화 가족 상담사랑방 누리집의 첫 화면이다. |
용어는 다시 농업, 가족생활, 농촌사회 분야로 나눴다. 반면 회화는 농업생활 회화와 일상생활 회화로 구분했다.
생활용어나 회화 모두 검색 시 5개 국어로 번역돼 제시된다. 즉, 용어마다 우리말 발음을 영어로 적고, 그 뜻에 맞게 영어, 일본어, 중국어, 베트남어, 캄보디아어로 표기했다.
또 그 용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용어에 대한 우리말 뜻풀이도 간단하게 실었다. 예를 들어 ‘돼지’의 경우 ‘다리와 꼬리가 짧고 주둥이가 삐죽하며, 잡식성으로 온순하며 건강하다.’와 같은 설명이 뒤따르는 식이다. 용어를 이어 문장을 만든 생활회화 분야 역시 5개국어로 번역해 등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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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농촌 생활용어는 범주별, 자음별, 핵심어별로 검색이 가능하도록 재구성했고 이해를 돕기 위해 사진이나 삽화를 넣었다. |
한국 생활 8년차에 접어든 베트남 출신 원티 뚜엣란(29) 씨는 “용어나 생활회화는 글로써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리로 듣는 것이 꼭 필요하다.”며 “동영상이 첨가됐으면 좋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결혼이주여성들이 가장 먼저 벽에 부딪히게 되는 것이 바로 언어이다. 대부분의 이주여성들이 한국어 배우기가 쉽지 않다고 말한다. 외국어에 타고난 자질이 있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노력의 결과다. 이에 다국어에 능통한 한 어르신을 만났다.
다문화 가족이 많이 거주하는 안산시 선부동에 거주하신다는 이종익(77) 씨는 월남전 때 통역으로 5년간 베트남에서 보냈다. 이후 젊은시절 외국어 통번역 일을 한 이 씨는 영어, 일어, 중국어, 베트남어, 러시아어, 몽골어, 홍콩어까지 두루 섭렵했다. 자신은 외국어를 위해 태어났다고 말할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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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출신으로 외국인 노동자 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원티 뚜엣란 씨는 “회화코너에 동영상도 함께 올려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
또 다문화 가정 여성의 경우 한국어를 배우려면 시장에 가는 것이 지름길이라 귀띔했다. 처음에는 잘 못 알아들어도 자꾸 사람과 부대끼고 듣다보면 당시는 몰라도 기억이 축적돼 때가 되면 귀가 확 트이고 말문도 트인다고 말했다.
가끔 조선족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중국어로 연설도 한다며 그들을 주눅들게 만들기도 한단다. 이 씨의 유창한 베트남어 실력에 원티 뚜엣란 씨도 놀랐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인 베트남어 강사의 발음이 서툴러 본국어와 많이 달라 잘 알아듣지 못할 경우가 더러 있었다는 것이다.
이 씨는 여든을 바라보는 연세이지만 다국어에 능통하니 다문화센터 등에서 이주여성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 강사를 해보고 싶다고도 했다. KBS1TV ‘강연100℃’ 프로그램에도 출연해, 수십 년 영어공부를 해도 제대로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우리 영어교육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외국어를 빠른 시간 내에 잘할 수 있는 비법을 얘기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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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은 외국어를 위해 태어났다는 이종익(77) 어르신. 영어, 중국어, 일어, 베트남어 등 다국어에 능통하다. 다문화센터 한국어강사를 해보고 싶으시단다. |
각 문항별 ‘전혀 그렇지 않다(1점)’에서부터 ‘매우 그렇다(5점)’까지 5점 만점으로 배분해 전체 합산하면 최고점이 100점이 된다.
점수 계산은 클릭 한 번으로 자동 합산되며, 총점과 함께 점수별 진단이 제시된다.
진단 결과 총점이 50점 이하의 경우 ‘미흡, 자립역량 향상관리 실천 지침을 각각 1~2항목씩 골라 실천’, 총점 51점~64점의 경우 ‘보통수준, 자립역량 향상관리 실천 지침을 각각 1~2항목씩 골라 실천’, 총점 65점 이상의 경우 ‘양호함, 자립역량 수준을 더욱 높이기 위해 향상 관리 지침을 실천’이라는 멘트가 화면에 뜬다.
농촌진흥청 농촌환경자원과 양순미 연구사는 “자립역량진단표를 통해 이민여성 스스로 자립의 역량을 가늠할 수 있도록 점검목록, 종합평가, 향상실천지침으로 구성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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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 국어로 지원되는 자립역량진단표를 통해 이주여성 개개인 스스로의 자립도를 점검해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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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 양순미 연구사가 다문화 가정 간담회장에 들러 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
외국어 번역 솔루션을 활용, 영어를 비롯해 베트남어, 캄보디아어와 한국어를 양방향으로 번역하는 기능을 갖췄다. 예를 들어 베트남 이민여성의 경우 한국어가 서툴다면 베트남어로 상담 내용을 질문할 수 있다.
또 그에 대한 답변도 베트남어로 번역돼 제공된다. 원티 뚜엣란 씨의 경우 6살과 4살 난 두 아이를 두었다.
첫째 여자아이는 영리하고 부모 말을 잘 듣는 대신 둘째 사내아이는 개구쟁이 말썽꾸러기다. 이에 정초 상담코너에 한국어로 자녀상담 문의을 올렸다. 베트남어로 쓰지 않은 것은 한국생활 8년차라 한국어를 잘하기 때문이다.
바로 다음날 ‘답변완료’라는 문구가 질문 제목 앞에 표시됐다.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어 자녀교육에 많은 도움이 됐다. 자주 이용을 해야겠다.”고 뚜엣란 씨는 말했다.
상담과 관련해 양순미 연구사(박사·다문화가정상담사1급)는 “다문화 가정에 대한 일반상담은 본인이 답변을 하고, 농업기술적 문제와 관련된 문제나 농사법 등은 관련 전문가에 의뢰해 답변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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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가족 상담사랑방 설명회 후 관계자들과 다문화 가족들이 함께 포즈를 취했다. |
한편, 다문화 가족 상담사랑방이 탄생하게 된 계기는 2012년 농촌진흥청에서 실시한 국민제안 과제 공모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때 채택된 시민 제안이 다시 안전행정부 본심사에서 정부포상 과제로 채택돼 드디어 빛을 보게 됐다.
더 거슬러 올라가 2007년부터 농촌진흥청에서는 농촌 다문화 가족의 성공적인 정착을 돕는 생활정보 안내 책자인 농촌생활 가이드를 국·영문판으로 발간했다. 이 책자는 농촌의 다문화 가족을 중심으로 배부돼 많은 도움을 줬다.
이에 더해 온라인 상담사랑방까지 개설됐다. 다문화 가족에겐 금상첨화다.
그러나 아직은 홍보가 덜돼 이용율은 낮은 편이다. 홍보가 잘돼 널리 알려진다면 다문화 가족에겐 여러 모로 유익할 것이다.
다문화 가족들이 그들을 지원하는 유익한 사회서비스나 시스템을 잘 모르고 있어서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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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민자여성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한 ‘농촌생활가이드’. 지난 2007년부터 국·영문판으로 발간돼 농촌의 다문화가족을 중심으로 배부됐다. |
이 사이트가 다문화 가족이나 이주여성들의 현장 교육용으로도 안성맞춤이라 적극 활용했으면 한다. 나아가 다문화 가족들의 생활여건을 향상하고, 정착을 지원하며, 지역사회 시스템과 연계하는 다양한 정보들을 가이드하는 데 널리 활용됐으면 한다.
* 다문화가족 상담사랑방 누리집 : http://www.naas.go.kr/rdamfcs
공감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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