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외국인 뇌사자 환자가 장기기증을 통해 3명에게 새로운 생명을 전하고 소중한 생을 마감했다.

따뜻한 소식을 전한 주인공은 울산에서 선주감독관으로 일하던 노르웨이의 쉘 아이빈(KJELL EIVIND BERGFALL·60)씨다.

과거 부정맥으로 치료를 받은 이력과 평소 고혈압 약을 복용 중이었으나 건강에 별다른 이상이 없이 생활해왔다.

하지만 쉘 아이빈씨는 지난 3월 16일 화장실에서 쓰러진 채로 가족들에게 발견돼 119를 통해 울산대학교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뒤늦은 발견으로 시간이 지체된 상황이었지만 울산대학교병원 의료진은 가까스로 심장을 살려내며 목숨은 건졌다. 쉘 아이빈씨는 끝내 의식은 되찾지 못해 뇌사판정을 받았다.

의료진으로부터 뇌사 소견을 들은 후 가족들은 고인의 뜻에 따라 주저 없이 울산대학교병원에 장기기증 의사를 밝혔다. 뇌사판정 후 바로 수술에 착수, 3개의 장기(신장 2·간 1)를 적출해 3명의 환자에게 이식했다.

2개의 신장은 울산대학교병원에 입원 중인 만성신부전 환자에게, 간은 타 병원의 간경변 환자에게 제2의 삶을 선물했다.

가족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장기기증자에게 지원되는 장례비 560여만원도 울산대학교병원에 입원 중인 가정형편이 어려운 환자의 치료비로 써달라며 사회사업실로 전달해 한 번 더 감동을 전했다.

쉘 아이빈씨의 딸은 "지난 2년간 한국에서 좋은 추억이 많아 보답을 하고 싶었다"며 "다른 분들이 새로운 생명을 얻을 수 있는 것에 대해 만족하며 아버지의 삶까지 건강히 살아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종수(신장내과) 울산대학교병원 장기이식센터장은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우리나라의 뇌사장기기증은 현저히 적다"면서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센터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장기이식 대기자 수가 2만4857명인 상태에서 실제 기증자는 2418명으로 턱없이 부족하고 해가 갈수록 장기이식 대기자와 기증자 불균형은 더 커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울산대학교병원 장기이식센터는 질병관리본부가 선정하는 '최우수 뇌사판정대상자 관리전문기관'으로서 뇌사자나 뇌사 추정자 발생 시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기증자 이송 및 관리하고 있다.

지난 12일 기준 간이식 139례, 신장이식 345례를 진행했다. 간-신장, 췌장-신장 동시이식 성공은 물론 이식 신장 재이식, 혈액형 부적합 이식 등 고난이도 이식을 선도적으로 시행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