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울산서…작년 이어 4번째

현대중공업 협력업체 노동자가 한부모 가정을 위해 써달라며 현금 100만원(사진)을 울산 동구 전하2동 주민센터에 기부했다. 그는 지난해 11월과 12월에도 각각 100만원의 온누리상품권과 현금을 익명으로 기부한 데 이어 올해도 지난 5월 어린이날을 앞둔 시점에 현금 100만원을 내놨다.

30대 후반으로 알려진 이 남성은 지난 20일 오전 주민센터 민원실을 방문해 1만원짜리 100장이 든 봉투를 사회복지 담당자인 김윤정 주무관(37·7급)에게 내밀었다. 돈은 빛이 바랬고, 일부 구겨진 것으로 미뤄 이 남성이 평소 조금씩 모아둔 것으로 보였다. 봉투 속에는 가로·세로 각각 5㎝의 작은 쪽지에 검은색 볼펜으로 쓴 메모지도 있었다.

메모지에는 “울산도 시끄럽고 대한민국도 시끄럽다”면서 “회사 걱정, 나라 걱정 때문에 즐겁고 행복해야 할 분이 소외되고 관심 받지 못해 다른 분들보다 슬펐던 날로 기억되지 않을지 걱정이다”라고 쓰여 있었다. 또 “이번 크리스마스만큼은 걱정을 잠시 접어두고 내 사랑하는 아들 딸이 행복해질 수 있도록, 즐거울 수 있도록 해달라”고 덧붙였다.

그의 신원을 알 수 있는 것은 메모지 끝에 쓰인 ‘현대중공업 하청업체 노동자’라는 것뿐이었다.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