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된다 투정 말고 자신의 마음부터 점검해보자” | news | 2014-06-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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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부, 구직자 ‘심리안정 지원 프로그램’ 운영…구직 스트레스 극복 및 자존감 회복
“재취업할 수 있을까? 너무 막막했어요. 매번 한 직장을 꾸준히 다니지 못했던 과거의 경험 탓이었지요. 그런데 상담을 받은 후부터는 마음도 한결 편해지고 제 적성이 뭔지 알게 됐어요. 얼마 전에는 포기하고 있던 대학 공부도 마칠 수 있었어요.”
지난해 심리상담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감을 되찾고 취업에 성공한 장준혁(40) 씨의 사연이다. 현재 교육청 파견으로 각 학교에서 학습 부진아 대상 학습코칭을 하고 있는 장 씨는 무언가에 도전하고자 할 때 늘 용기가 없고 자신감이 떨어졌다고 한다. 그런데 심리안정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서서히 자신감을 회복하게 됐고 취업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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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천고용센터 2층에 위치한 심리상담실. 5년째 상담을 이어오고 있다. |
고용노동부와 한국EAP협회에서는 이와 같이 스트레스로 구직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해 심리안정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심리안정 지원 프로그램이란 구직자가 실직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극복하고 심리적 안정을 되찾아 궁극적으로 구직 동기를 향상시켜 빠른 재취업에 이를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상담사 이선경 씨는 “장준혁 씨의 경우 심리검사 결과 자존감도 낮은 상태였고, 삶의 의지와 욕구도 매우 낮은 상태로 측정됐다. 그러나 총 6차례 상담을 진행하는 동안 점차 변화된 모습을 보여줬는데, 특히 장 씨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 무엇인지 깨닫는 순간 더 많은 열정을 보여줬다. 장 씨의 장점은 사람을 매우 긍휼하게 여기고 있다는 점인데, 이는 장 씨가 직업을 선택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줬다.”라고 말했다.
현재 구직 중인 필자도 상담을 한번 신청해봤다. 본격적인 프로그램 진행에 앞서 구직자와 상담사는 커피를 마시고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작지만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를 나눈다. 상담사는 ‘당신은 어릴 적 네잎클로버를 모은 적이 있나?’, ‘네잎클로버인 줄 알고 뽑았는데 세잎클로버였을 경우 기분이 어떤가?’, ‘당신이 생각하는 행복이란 무엇인가?’ 등의 질문을 건넨다. 상담사가 구직자에게 위와 같은 질문을 던지는 이유는 자존감이 우리의 직업 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되새기고자 하는 의미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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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리상담을 받는 한 시민의 모습. 모든 상담은 일대일 맞춤 형태로 진행된다. |
심리상담사 이선경 씨는 “심리안정지원 프로그램을 신청한 사람들 대부분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자존감이 낮은 상태”라며 ”우울하고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는 직업이 없고 수입이 없어서가 아닌 자존감이 부족해서이기 때문인데. 일상의 작은 소소한 것들이 행복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것을 모르고 크고 원대한 것만을 바라보려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자신의 능력이 목표에 미치지 못할 경우 자존감은 낮아지게 되는데,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것을 인정하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유형별 검사에 앞서 자존감의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면 사실상 문제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심리안정지원 프로그램은 일대일 맞춤 프로그램으로, 스트레스 측정 및 정서 상담, 행동유형, 성격유형 등의 각종 심리검사로 진행된다. 일단, 구직자 본인의 성격 유형을 파악하는 설문지를 작성한 후 스트레스를 받는 정도는 어느 정도인지 체크해본다. 설문지 작업이 끝나면 기계측정 HRV를(스트레스 측정) 통해 심박변이도에 따라 자율신경계의 균형도를 살펴보게 되는데, 스트레스로 인한 몸의 반응은 어떤지 정확한 수치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 상담사는 “보통 사람의 심박수는 60~80 정도로, 긴장도가 높은 사람들의 경우 120까지 올라간다. 이 같은 분들은 민감예민형으로 상담을 통한 치유가 우선이다. 자신이 왜 스트레스를 받는지 정확하게 인지하고 해결방법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상담을 진행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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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담 프로그램에 사용되는 스트레스, 성격유형지 |
필자도 테스트를 한번 해봤다. 일반인의 자율신경계 균형도와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였고, 민감예민형의 방어적 특성을 보인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렇듯 상담을 받고난 이들은 문제의 심각성에 따라 재활센터, 정신병원, 여성지원센터 등으로 의뢰되기도 한다.
“우리가 감기에 걸리면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고 약을 먹는 것처럼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도 전문가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우리 사회의 좋지 않은 인식 때문에 문제를 방치하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이는 결국 자신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 상담사의 설명이다.
한편, 상담과정에서는 취업 알선도 해주고 취업 준비 과정에서 쌓인 스트레스나 우울감, 대인관계에서의 갈등을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도록 해결책을 제시해주기도 한다. 부천고용센터 이장근(취업지원과 팀장) 씨는 “상담을 할 때 구직자가 어떤 장점을 갖고 있고,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곳에 상담을 받으러 오시는 분들은 경력단절여성, 결혼이민자, 노숙인, 일반인, 알콜중독자 등으로 매우 다양하다. 이들이 가진 장점을 발견하고 그에 적합한 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소개해주는 것이 저희들의 몫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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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천고용센터 이장근 팀장은 “구직자들 개인이 가진 장점을 발견하고 그에 적합한 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소개해주는 것이 저의 몫”이라고 설명했다. |
한국EAP협회 심명섭(EAP상담팀) 씨는 “지난해 26개 지역별 고용센터에서 상담받은 5,951명 중 486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스트레스 측정, 우울검사를 통해 사전, 사후 심리안정지수 변화를 조사한 결과 10% 이상 향상됐음이 확인됐고, 상담 지원 프로그램을 경험한 구직자들에게 설문조사를 한 결과 90% 이상이 만족감을 느꼈다고 응답했다.”고 말했다.
심리안정지원 프로그램이 독특한 점은 구직자 개인의 심리 상담에서 그치는 기존 상담 프로그램과는 달리 주변인들과의 관계성을 토대로 해결책을 찾는다는 점이다. 회사 안에서든 밖에서든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라면 가족들과의 관계부터 짚어보고 잘못된 것이 있다면 상담을 통해 치유하고 갈등을 극복해보자는 취지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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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리안정 지원 프로그램은 회사 내 사원들의 스트레스 상담 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각 구성원들에게까지 그 포괄 범위를 넓히고 있다. |
평생직장 시대가 지나고 새로운 직업을 찾아나서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요즘, 심리안정지원 프로그램은 구직자 본인에게도 의미있을 뿐 아니라 이들을 지켜보는 가족들도 덩달아 힐링하게 해주는 프로그램인 듯하다. 자신의 문제를 타인의 시각에서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본다는 것은 나를 향한 새로운 발견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것을 교훈삼아 새로운 인생을 설계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면 당신은 이미 취업에 성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심리안정지원 프로그램은 1인 최대 8회까지 받을 수 있으며, 무료로 진행된다. 사전 전화 예약 후 이용 가능하다. 구직자들 뿐 아니라 가족, 부부, 부모, 자녀 상담 또한 가능하므로 적극 활용해볼 만하다.
공감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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